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1년 3개월 만의 출전…임현규, 몸도 마음도 바뀌었다

 


'에이스' 임현규가 오랜만에 옥타곤에 들어선다. 오는 8월 2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02에 출전해 러시아 출신의 술탄 알리에프와 대결한다.

약 1년 3개월 만의 경기다. 지난해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UFN 66에 출전해 닐 매그니에게 패했던 임현규는 약 6개월 뒤인 11월 UFN 서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대회를 얼마 남기지 않고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출전이 무산된 바 있다.

2006년 2월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치른 임현규도 어느덧 프로 파이터로 활동한 지 만 10년이 넘었는데, 이번의 경우 어느 때보다 경기 터울이 길었다. 1년 1개월을 쉰 적은 있으나 1년 3개월간 경기를 가지지 않은 적은 데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임현규는 "이전에 경기를 준비할 때와 기분 상 달라진 것은 없다. 공백이 이정도로 길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기다려온 만큼 기대가 된다"고 경기를 약 열흘 앞둔 소감을 전했다.

쉬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UFC의 정책이 바뀐 부분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결혼을 하며 가정을 꾸렸다. 또 처음으로 정해진 소속팀 없이 경기를 준비 중이다. 이에 훈련하는 과정 역시 이전과 차이가 있다.

이번 복귀전을 준비하면서 임현규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새로운 마음가짐이다. 지금까지는 경기 전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가진 채 훈련했다면, 이번엔 부담을 비우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편하게 마음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임현규는 "이번의 경우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훈련이 잘 되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다 보면 좋은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한다. 또 지금까진 스파링에서조차 져선 안 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는데, 그런 것도 많이 털어냈다. 아무리 신체적인 준비가 잘 되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이전처럼 열심히 운동하되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생각과 마음의 변화에 잘 적응하며 경기를 순조롭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에는 부인의 역할이 컸다.

"내가 잘 되든, 못 되든 항상 내 편이 되어 응원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 마음이 편하고 안정된다. 부담 없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 결혼을 하면 가정 경제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하는데, 난 그런 것보다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다. 수입이 일정치 않아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음에도 그런 것까지 이해해주고, 오히려 이런 부분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며 내 맘을 잡아 준다"는 게 임현규의 말이다.

이전과 크게 달라진 또 하나는 바로 체중이다. 웰터급에서 유독 체격이 큰 임현규의 평소 체중은 무려 약 93kg, 16kg을 빼고 옥타곤에 올라야 했다. 감량 폭이 큼에도 불구하고 체중을 회복하고 정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에는 흔히 링거라고 부르는 IV(정맥주사)의 영향이 컸다.

그런데 UFC가 지난해 10월부터 계체 후 체내 수분회복을 위한 IV(정맥주사/링거액)를 맞는 것을 금지시켰다. 허가되지 않은 IV 사용이 적발될 경우 반도핑 정책 위반에 해당해 처벌을 받게 된다. 경기 때마다 많은 체중을 줄이는 임현규로선 평소 체중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지난 4월 태국 전지훈련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약 4kg의 체중을 줄였고, 약 2개월 전부터는 약 87kg을 유지하며 가벼운 몸에 적응해왔다. "이전보다 몸이 많이 가벼워진 것을 느낀다. 물론 파워가 조금 부족해진 단점이 있지만 전반적인 상태는 좋다"고 현재의 몸에 대해 설명했다. 또 경기에 대해서도 "거리를 잡고 보면서 풀어갈 것"이라며 달라진 스타일을 예고했다.

2013년 UFC에 데뷔한 임현규는 3승 2패의 성적을 남겼다. 마지막 경기는 씁쓸한 패배였다. 그리고 1년 3개월의 휴지기를 가진 뒤 복귀에 나선다. 경기를 약 열흘 앞둔 현재 임현규이 마음속엔 다시 시작한다는 다짐이 꿈틀거린다.

임현규는 "난 동현이 형이나 찬성이, 두호 같은 랭커도 아니고 유명한 선수도 아니다. 어딜 올라간 적도 없고 내려갈 곳도 없다. 이번이 데뷔전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올라간다는 생각만 하겠다. 이전엔 찾아온 기회를 못 잡았지만, 그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