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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2패 함서희 "부담은 뒤로…신나는 싸움만 생각해"

 


약 3주 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에 출전하는 함서희는 요즘 들어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계약상의 마지막 경기, 계약해지 위기 얘기를 꺼내며 벼랑 끝에서 출전을 준비하는 마음이 어떠냐고 묻는 기자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있다.

여유 있게 경기를 준비할 입장은 아니다. 2014년 말 UFC에 데뷔한 함서희는 지금까지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대회에서 데뷔전 패배를 기분 좋게 만회했으나 지난 3월 벡 롤링스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뭔가를 크게 보여준 것 없는 신인이 1승 3패의 전적을 기록할 경우, 계약 해지의 위기에 처하는 것을 함서희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어떤 경기보다 부담이 될 만한 상황. 그러나 함서희는 그런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기보다 오히려 경기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갖고 출전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추구해온 즐거운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함서희는 "상황이 어떻든 내게 모든 싸움은 같다. 이번 경기도 이전과 다를 게 없다. 11년간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최우선 마인드는 항상 재미있고 신나는 경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승리 욕심이 많거나 결과에 크게 연연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승리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기겠다는 목표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 생각에 사로잡히고 싶지는 않다.

"패할 경우 퇴출이라는 단어를 안 떠올릴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을 생각하면 걱정되고 불안하지만, 그런 생각은 뒤로 제쳐뒀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즐겁게 싸울 수 있는지만 생각한다. 그게 우선이다"며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함서희가 말하는 재밌고 신나는 경기란 격렬한 스탠딩 공방을 의미한다. 킥복서 출신으로 종합격투기에서도 타격에 두각을 나타내는 함서희는 공격적인 정면승부를 선호한다. 항상 적극적이었고 상대의 공격에 뒤로 빼는 법이 없다.

이번 상대는 다니엘 테일러. 그녀 역시 그래플링보단 타격을 선호하는 만큼 킥과 펀치 위주의 타격전이 펼쳐질 여지도 충분하다. 더군다나 함서희 입장에선 상대가 신장이 작아 이전보다 적극적인 타격을 구사할 수 있다. 함서희는 지난 세 번의 경기에서 전부 자신보다 10cm 이상 큰 선수와 대결한 바 있다.

"저돌적인 성향을 잘 활용해 재밌는 경기를 만들려 하고 있다"는 함서희는 "KO로 이기든 지든 신나게 타격전을 해보고 싶고, 상대 역시 그렇게 나와 주길 원하고 있다"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물론 화끈한 경기를 펼친다고 해도 승리가 동반된다면 기쁨은 더 클 것이다. 지금으로선 특히 그렇다. 함서희는 이길 자신이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신장이 비슷한 타격가에겐 패한 적이 없다.

함서희는 "긴장하지 않고 집중만 잘 하면 이길 수 있는 상대다. 실력에서 내가 테일러에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레슬링 기술 사용시 힘이 좋지만 기술 수준이 높은 것 같진 않고 타격에선 내가 앞선다. 나만 잘하면 승산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