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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곤에 닥친 우먼파워…호주대회, UFC새역사 쓸까

 


 
오는 15일(한국시간) 열리는 UFC의 193번째 정규 이벤트는 보통의 일반적인 대회와는 확실히 비교가 된다. 정규대회의 경우 UFC FIGHT NIGHT(이하 UFN) 시리즈와 달리 대부분 미국에서 열리고 간혹 해외에서 열린다 해도 남미와 북미를 벗어나지 않는 게 최근의 추세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가 열리는 장소는 다름 아닌 오세아니아의 호주다.

호주는 UFC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표적인 해외 시장 중 하나다. 2010년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케인 벨라스케즈의 대결을 메인이벤트로 내세웠던 UFC 110을 시작으로 매년 1회 이상의 이벤트를 개최해왔다. 지금 시기에, 약 5년 만에 호주에서 정규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이번 대회가 큰 프로젝트임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옥타곤이 설치되는 장소가 실내경기장이나 이벤트센터가 아닌 축구와 풋볼을 비롯한 각종 야외 스포츠가 진행되는 대규모 종합경기장이다. UFC 193의 장소로 낙점된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5만개가 넘는 좌석을 갖추고 있으며, UFC의 경우 플로어까지 관중석으로 활용하는 만큼 실제 수용 인원은 이보다 많을 전망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대규모 이벤트의 흥행을 책임질 핵심 선수가 다름 아닌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UFC에 여성부 두 체급이 신설돼 성장 중이라곤 하지만 이렇게 큰 이벤트의 흥행 선봉에 여성부 경기가 배치됐다는 현실에 대단함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회는 여성 파이터의 가능성을 사뭇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UFC 193은 여성부 더블 타이틀매치가 대회의 메인·코메인이벤트를 장식한다.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는 홀리 홈을 상대로 7차 방어에 나서고, 스트로급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은 발레리 레투르노를 맞아 2차 방어를 타진한다. 이미 지난 2월 여성부 경기가 메인·코메인이벤트를 차지한 역사적인 이벤트가 열렸었지만, 이번의 경우 두 경기가 전부 타이틀전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각별하다.

지난 경기에서 90만개의 PPV 판매에 결정적 공을 세우며 UFC의 새로운 흥행스타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론다 로우지의 어깨가 무겁다. 당초 로우지는 내년 초 예정된 UFC 195에 출격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대회에서 방어전에 임할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가 부상을 입자 구원투수로 등장한 경우다.

6회의 타이틀 방어전을 압도적인 기량으로 성공해낸 로우지지만 이번 상대인 홈은 지금까지 상대해보지 못한 유형의 파이터다. 종합격투기에 데뷔하기 전 최고의 여성 복서로 유명했던 그녀는 메이저기구인 WBC, WBA 타이틀 석권을 포함해 세 체급에서 무려 16번의 타이틀 방어를 성공해낸 바 있다. 종합격투기에서도 9승 무패로 순항 중이며, 지난해 UFC 입성 이후 라퀠 페닝턴과 미리온 르노를 꺾고 타이틀 도전권을 거머쥐었다. 신장과 리치 등의 체격 조건은 로우지를 능가한다.

현재는 두 선수 모두 종합격투가로 활동 중이지만, 근원으로 돌아가면 유도 대 복싱의 대결로 이종의 성향을 띄고 있다. 로우지는 미국의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이것이 미국 여자 유도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전형적인 타격가와 그래플러의 대결로, 상대가 강한 영역에서 얼마나 준비가 됐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코메인이벤트에서 2차 방어전을 갖는 예드제칙은 로우지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려 하고 있다. 예드제칙의 등장은 매우 놀라웠다. 여성부 스트로급 챔피언은 카를라 에스파르자였고, 한동안 그녀의 독주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예드제칙은 예상을 초과하는 경기력으로 에스파르자를 압도적으로 제압,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지난 6월 있었던 1차 방어전에서는 제시카 페네를 격침시키기도 했다. 탄탄한 방어형 그래플링과 여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타격으로 스트로급의 절대적인 존재를 노리고 있다.

UFC는 1993년 출범 이래 22년 동안 총 337회의 이벤트를 개최했고, 그 중 최대 관중은 2011년 UFC 174에서 기록된 55,724명이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로저스 센터에서 열렸던 당시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조르주 생피에르 대 제이크 쉴즈의 대결로, 생피에르의 압도적인 인지도에 힘입어 5만명이 넘는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로우지의 호주 출격이 확정됐을 당시 UFC 관중동원기록이 깨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경기장의 조건은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좌석 수는 정확히 53,359개. 허나 넓은 플로어의 공간을 고려하면 6만석 전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파이터인 로우지에 의해 UFC의 역사가 새롭게 쓰일 수도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는 여성 타이틀전 아래에서 흥행을 단단히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매치도 준비돼있다. 마크 헌트 대 안토니오 실바의 2차전. 둘은 약 2년 전인 2013년 말 호주 대회에서 대 혈투를 벌인 끝에 무승부를 기록, 2차전을 기약한 바 있다. 둘의 1차전은 2013년 UFC 최고의 명승부로 회자된다. 마크 헌트는 뉴질랜드 태생이지만 과거 호주에서 킥복싱을 수련했고 현재도 시드니에 거주할 정도로, 호주는 완벽한 그의 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