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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맥그리거 "다시 한 번 세상에 충격을"…역사상 '최대 이변' 자신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경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의 경량급 복서와 종합격투기 UFC의 챔피언이 복싱 경기를 갖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기상천외한 매치를 추구했던 과거 일본의 연말 대회 대진이 문득 생각난다. 그러나 그들도 이처럼 각 종목의 정점에 있는 두 선수를 붙이진 못했다.

주최사와의 방향과도 맞지 않았다. UFC는 지금까지 공동 프로모션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때마다 거절했다. 단독 개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각 종목의 슈퍼스타가 만들어 낼 사업적인 파급이 이 경기를 실현시켰지만, 매치메이킹 관점에서 심각하게 적절하지 못하다. 말이 되지 않는 경기다. 49전 무패를 기록한 최정상의 복서와 복싱 경력이 전무한 선수가 맞붙는다. '미스매치'라는 단어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

수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맥그리거의 타격이 탁월한 것은 충분히 증명됐지만, 그건 종합격투기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얘기다. 복싱은 종목 자체가 다른 전장이다. 맥그리거의 승률이 제로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한 기류가 느껴진다. 대결이 성사된 자체로 둘의 격차가 좁혀졌고, 서로를 도발하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은 말도 안 되는 미스매치보다 기대감 높은 하나의 빅매치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결정적인 것은 맥그리거의 스파링 영상이었다. 맥그리거의 복싱 훈련을 도운 전 세계챔피언 폴 말리그나기는 최근 맥그리거 측이 공개한 사진에 마음이 틀어져 훈련 캠프를 떠났다. 스파링에서 자신이 밀린 듯한 사진이었는데, 그것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맥그리거는 보디샷을 맞고 계집애처럼 울었다"는 뒷얘기도 꺼냈다. 맥그리거가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12일 공개된 영상은 세계 격투계와 복싱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풀영상은 아니었지만 스파링에서 말리그나기가 맥그리거의 펀치에 맞고 주저앉는 듯한 모습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맞고 넘어진 건지 밀린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었으나 적어도 맥그리거가 밀리는 그림은 전혀 아니었다.

맥그리거에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 있다. 종목이 다르다고, 상대가 강하다고 해서 지고 들어가는 일은 없다.

최고의 자신감은 경험에서 쌓인다. 강한 선수를 이길수록 스스로의 전력을 알게 되는 동시에 경쟁력에 대한 믿음 또한 생기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맥그리거의 자신감은 차고 넘친다. 세계 최강이었던 조제 알도를 13초 만에 꺾는 등 페더급의 내로라하는 여러 강호들을 무찔렀으며, 라이트급으로 올려서도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를 압살했다. 웰터급 경기에선 네이트 디아즈에게 패한 뒤 설욕했다. 살아있는 입만큼이나 실력도 좋다.

맥그리거는 이번 경기 역시 조제 알도와의 대결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행사에서 기자들을 향해 "메이웨더가 쓰러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든 기사를 작성하라. 그는 알도처럼 된다"며 "알도는 원 스테이지의 그였고,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큰소리쳤다.

또 "앞으로 걸어가 메이웨더에게 불꽃을 일으키겠다. 그도 나에게 다가오겠다고 말한다. 누가 먼저 백스텝을 밟는지 보자"며 "내가 세상에 얼마나 많이 충격을 안겼는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충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