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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어 "또 지면 라이벌 아냐"…존스 "여전히 내 시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다니엘 코미어와 존 존스는 오는 30일(한국시간) 2년 6개월 만에 옥타곤에서 다시 만나는데, 만약 계획대로 진행됐더라면 둘은 이미 2차전을 벌였어야 했다. 이번 UFC 214에서 실현된 둘의 맞대결은 주최사가 추진한 네 번째 경기에 해당한다.

1차전 이후 두 번의 경기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존 존스의 개인적인 문제와 코미어의 부상이 원인이었다.

2015년 1월 다니엘 코미어를 꺾고 8차 방어에 성공한 존스는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타이틀을 박탈당했고 무기한 출전이 정지되는 징계까지 받았다. 공석이 된 타이틀은 코미어가 차지했다. 앤서니 존슨과 타이틀 결정전을 벌여 승리했다.

허리에 벨트를 두른 코미어는 말을 아꼈다. 처음 챔피언에 올라 감격에 겨워 소감을 밝히는 선수들과 달리 그는 "존 존스를 기다리겠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옥타곤을 빠져나갔다. 존스를 이기기 전에는 진정한 챔피언이 아니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었다. 불과 4개월 전 존스와의 타이틀전에서 패했고, 존스가 경기력과 상관없이 타이틀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24일 열린 UFC 197에서 둘의 두 번째 맞대결이 추진됐다. 존스의 복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코미어의 몸에 문제가 생겼다. 대회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을 입은 코미어는 출전을 포기했다. 코미어의 빈자리는 오빈스 생프루가 채웠고, 존스와의 대결은 잠정타이틀매치로 치러졌다. 존스가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

세 번째 대결이 추진될 땐 판이 더 커졌다. 존스가 벨트를 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미어의 방어전이자 통합 타이틀매치이기도 했다. 둘의 경기는 당시 역사상 최고의 대회로 불리던 UFC 200의 메인이벤트를 꿰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또 터졌다. 불시 약물검사에서 존스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경기 3일 전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앤더슨 실바가 대체 투입돼 코미어와 대결했다. 물의를 일으킨 존스는 다시 1년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두 번의 무산이 있었으나 둘의 대결은 결국 다시 실현됐고 여전히 최고의 무게감을 지닌다. 경기를 사흘 앞두고 있는 현재까진 다행히 아무 탈이 없다. UFC 최고 라이벌의 재대결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 챔피언은 코미어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이 도전자 존스의 승리를 예상한다. 이미 한 차례 싸워 코미어를 누른 경험이 있고 과거 보여줬던 퍼포먼스가 워낙 대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평균 배당만 봐도 코미어+209, 존스 -258이다.

누구에게든 바로 앞에 닥친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지만, 이번 경기의 경우 두 선수 모두에게 특히 그렇다. 패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크고 패해서 잃을 것도 그만큼 많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코미어는 챔피언이지만 마음가짐은 도전자에 가깝다. 챔피언이라는 위치와 별도로 존스와의 관계에선 자신이 아래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또 진다면 역시 존스에겐 안 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2인자로 굳혀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그것을 뒤집어보고자 한다.

"이건 나를 위한 경쟁이다. 만약 내가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그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나를 두 번 이긴 유일한 녀석일 뿐이다. 저런 경쟁은 원하지 않는다. 알리와 프레이저의 경쟁은 매우 좋았다. 알리가 두 번을 이겼기 때문이다. 난 이겨야만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 차례 이긴 바 있는 존스 역시 이 경기가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금은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입장이다. 또 약 2년 6개월 동안 한 경기밖에 치르지 못했을 정도로 공백이 길었는데, 그 경기에서도 이전의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진다면 팬들은 더 이상 예전 극강의 존스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은 여전하다. "코미어가 가지고 있는 벨트는 상상 속의 벨트다. 그는 나를 이긴 적이 없다. 그는 평생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선수로 기억이 될 것"이라며 도발했다.

또 "지금껏 가장 힘들었던 상대는 알렉산더 구스타프손이었다. 코미어는 어렵지 않았다. 경기 자체는 거칠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충격은 마땅히 없었다"며 "나의 시대는 여전하며 이번 2차전 결과도 같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둘의 대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혼다 센터에서 열린다. 타이론 우들리-데미안 마이아의 웰터급매치, 크리스 사이보그-토냐 에빙거의 여성부 페더급 타이틀매치 등 메인카드 5경기가 빅매치로만 꾸려졌다. 언더카드는 스포티비에서 볼 수 있으나 메인카드는 유료 채널인 SPOTV ON 혹은 온라인 중계 서비스인 SPOTV NOW, UFC 파이트패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