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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바뀐 임현규 "당황했지만 마음잡아…부상 원하는 선수 없어"

 


1년 3개월 만에 옥타곤에 오르는 임현규는 고된 트레이닝 캠프를 잘 마쳤다. 계획했던 대로 몸을 만들었고 상대의 스타일에 맞는 전략도 세웠다. 거기에 맞는 맞춤 훈련으로 움직임을 몸에 익혔다. 사실상의 모든 훈련을 끝낸 그날, 지난 8월 5일이었다. 하루를 쉰 뒤 7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임현규는 그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상대였던 술탄 알리에프가 부상으로 빠지고 마이크 페리라는 들어보지도 못한 선수가 투입된다는 것이었다. 흔히 사용하는 표현으로 멘탈이 붕괴될 지경이었다. 주최사의 제안을 거절하진 않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임현규는 빨리 흐트러진 마음을 잡았다. 상황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에 언제까지 탄식할 수는 없었다. 자신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해가 됐다. 데뷔전 당시 감량을 실패해 경기 자체가 무산됐었고, 지난해 UFN 서울 땐 대회를 2~3주 남긴 상태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그였다.

상대는 바뀌었지만 새롭게 동기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 애초 상대가 아닌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다. 새 상대가 된 마이크 페리와 알리에프의 스타일이 많이 다르지 않아 전략을 많이 수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다행이었다.(이하 임현규 인터뷰 전문)

이하 임현규 인터뷰 전문(현지시간으로 17일 22시에 진행).

2주 전 라스베이거스에 입성했다. 마무리 훈련은 잘 됐는가?
특별한 것은 없다. 시차적응에 중점을 두고, 경기 시간에 맞춰 운동을 하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경을 썼다. 감량은 어차피 하는 것이다.

감량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정말 좋다. 오늘 운동 후 저울에 오르니 79.8kg이더라. 원래 지금쯤 상당히 힘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체중이 잘 빠졌고 몸상태도 좋아 오늘은 음식을 조금 섭취했다. 내일 몰아서 짜낼 생각이다. 일찍부터 체중 관리를 하니 확실히 편하다.

실제 경기를 치를 때의 체중도 이전과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이전보단 적은 체중으로 옥타곤에 오를 듯하다. 대회 직전 체중을 줄여가는 주기는 이전과 비슷하지만 느낌은 다르다. 전에는 체중이 많이 나가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근육양이 많으면 근력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단기간에 많이 빼려고 욕심을 부렸다. 이번부턴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감량에 너무 지치지 않도록 평소 체중을 줄였는데, 아직까진 너무 좋다.

상대가 갑자기 바뀌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마음은 잘 잡았나?
사실 정말 많이 당황스러웠다. 지지난주 일요일이 출국이었는데, 모든 준비를 마친 금요일에 상대가 바뀐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빨리 마음을 잡았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감량을 실패해 상대까지 경기를 못 뛰게 했고, 지난해 UFN 서울 땐 대회를 2~3주 남긴 상태에서 빠졌다. 이에 원래 내 상대인 도미닉 스틸은 나를 대신해 들어간 김동현(B) 선수와 대결해야 했다.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선수는 없다. 술탄 알리에프도 분명 열심히 하다가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래도 부담은 될 것 같다. 상대는 전력 노출이 많이 되지 않았고 또 이번이 UFC 데뷔전이다.
2주 안에 서로를 파악하고 싸워야 하는 상황은 공평하다. 상대가 바뀌었다고 해서 애써 동기부여를 새롭게 할 것은 없다. 상대가 누구든 난 그냥 선수로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후회 없이 싸운 뒤 옥타곤을 내려오고 싶은 게 1차적인 목표다. 물론 질 생각은 없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다. 그게 2차 목표다.

짧은 기간 상대를 집중 분석했을 것 같다. 마이크 페리는 어떤 선수였나?
일단 신체가 굉장히 강한 선수 같다. 스스로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누구와 붙어도 쓰러트릴 자신이 있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경기 스타일은 스탠딩 타격이다. 항상 전진스텝으로 압박하고 근거리에서의 펀치가 좋다. 그라운드는 거의 안 하는 것 같다. 전진스텝이 많은데 상체 움직임이 적어 빈틈도 보인다.

술탄 알리에프가 부상당하기 전, 원거리에서 봐가면서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말했었다. 기본적인 전략은 변함없는가?
그렇다. 둘의 체격은 다르지만 타격 스타일은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알리에프는 타격 이후 그래플링을 노리는데 페리는 그런 게 없다. 그렇다고 해서 페리와의 대결이 더 수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메인카드 2경기에 배치됐다. 언더카드를 선호하는 당신에겐 좋은 소식이 아닐 것 같다.
상대가 바뀌기 전, 저번에 봤을 땐 언더카드 1경기였다. 그걸 보고 속으로 좋아했다. 경기를 빨리 끝내고 마음 편히 유명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팬의 입장에서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

경기를 3일 앞둔 현재 속으로 어떤 다짐을 많이 하는가?
지금은 생각을 비웠다. 물론 경기 생각을 전혀 안 할 수는 없지만, 쉴 때조차 경기 생각을 하면 스트레스가 심하다. 괴롭다. 그래서 이번엔 운동하는 시간만 집중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평소처럼 편히 쉰다. 효도르가 경기 전 이렇게 한다고 하더라. 운동하지 않는 시간엔 경기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