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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UFC 진출은 15년 격투생활의 선물"

 

한국인 UFC 12호 파이터 김지연은 이제 갓 계약한 파릇파릇한 새내기다. 6월 17일 싱가포르 대회에서 옥타곤에서의 첫 경기를 갖는다.

그러나 UFC와 종합격투기를 넘어 격투스포츠로 범위를 넓힌다면, UFC에서 김지연보다 경험이 많은 여성 파이터도 흔치 않다. 종합격투기 외에 복싱과 입식타격에서도 활동했던 김지연은 올해 격투기 입문 15년차다.

김지연은 중학교 2학년 시절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체육관에 발을 들였다가 일찌감치 선수로 뛰어든 경우다. 데뷔는 종합격투기로 했으나 뛸 무대가 없어 복싱으로 전향했다가 동양챔피언에 올랐다. 복싱과 킥복싱 전적만 거의 40전에 이른다. 그리고 2011년 종합격투기로 돌아와 UFC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격투기가 매력적으로 느껴져 링에 올랐지만,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 한 국내 여성 격투계에서는 활동 자체가 쉽지 않았다. 상황이 좀 더 나아 보여 외도했었던 복싱도 큰 차이는 없었다. 종합격투기에서 커리어를 쌓아 UFC에 진출한 것보다 여성으로서 15년간 파이터의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 자체에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스스로도 그런 점이 대견하다. 김지연은 "항상 세계 최고의 무대를 꿈꿨지만,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다. 다 이겨내고 1차적 목표인 UFC에 진출해 너무 뿌듯하다. 언젠가 기회가 온다 생각하고 꾸준히 달려온 것에 대한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때론 좌절도 했다. 지금이야 상황이 나아졌지만, 경기 한번 갖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다른 선수보다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잘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 3월에는 계약이 성사되는 듯 하다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계약 무산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김지연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경기를 준비할 시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기다려온 순간이었기에 조금도 고민할 이유는 없었다.

이제부턴 증명의 단계다. 주어진 기회를 살려야 한다. 강한 상대들이 우글거리는 전장에서 혹독한 경쟁을 벌여 살아남는 게 기회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지연은 "UFC 진출만으로 많은 것을 얻었지만, 이 값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높이 올라가고 싶다. 중학교 때부터 15년째 격투기를 하고 있고 내년이면 나도 서른이다. 진짜 힘들게 왔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힘 있는 파이터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에서 김지연은 두 번째 여성 UFC 파이터에 해당한다. 앞서 활동한 함서희 역시 격투기라는 좁고 험난한 바닥에서 오랜 기간 고생한 끝에 옥타곤에 들어설 수 있었다. 쉽진 않았지만, 김지연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좋아하는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기는 것 같다. 나도 안 될 줄 알았는데 목표를 이룰 기회가 왔다. 힘들어도 몸 관리를 잘 하면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누가 뭐라고 말하든 자신이 하는 일을 믿고 정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지연의 데뷔전은 오는 17일 UFC FIGHT NIGHT 111에서 열린다. 이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홀리 홈 대 베치 코헤이아의 여성부 밴텀급매치, 스턴건 김동현과 곽관호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