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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없이 UFC에 있을 이유 없어"…곽관호, 러셀 돈戰에 사활

 


UFC는 정글과 같다. 계약 후 한 번의 경기에서 패했을 뿐인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단체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혹자는 가혹하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될 선수는 살아남는다.

한국인 UFC 11호 곽관호가 지금 그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데뷔전에 나섰던 곽관호는 브렛 존스에게 판정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번 패하고 받는 압박감 치고는 상당하다. 곽관호로선 일단 다음 경기에서 이겨야 한 숨을 돌릴 수 있다.

UFC 두 번째 상대는 러셀 돈으로 확정됐다. 6월 17일 열리는 UFC 싱가포르 대회에서 곽관호는 돈을 상대로 첫 승을 다시 노린다.

1승이 절실한 곽관호는 사활을 걸었다. 스스로를 낭떠러지로 내몰았다. "여기서 내 스스로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UFC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절대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가 최고 상태의 곽관호를 만들어내고 있다(이하 일문일답).

- 지난 경기 후 레슬링과 체력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했었는데, 그동안의 훈련에 성과가 있었는가?
"경기를 해 봐야 알겠지만 레슬링, 주짓수, 체력이 좋아지고 있고 타격은 보완하는 중이다. 사실 난 크게 못 느끼는데, 스파링을 하는 상대들은 다들 좋아졌다는 말을 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 이제 갓 데뷔했지만, UFC란 곳이 신인들에게 관대하지 않다. 1패한 입장에서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가?
"데뷔전 때도 열심히 했지만, 이번에는 준비 기간이 충분한 만큼 보다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다. 패할 경우 계약해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훈련하는데 압박이 조금은 있다. 그래서 좀 예민하기도 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인 것 같다."

- 얼마 전 출전 소감을 보니 싱가포르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더라. 경기하기에 어떨 것 같나?
"나라가 덥다고 경기장 내부가 더운 것은 아니다. 적응에는 문제 없을 것 같다. 특히 시차가 거의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싱가포르에 여행을 너무 가고 싶었다. 깨끗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이번에 멋지게 이겨 인지도를 올리고, 싱가포르로 여행을 가고 싶다."

- 상대가 러셀 돈으로 정해졌다. 알고 있었던 상대였나?
"그렇다. 그가 UFC에 갔을 때부터 알았다. 그 선수 역시 PXC 출신이라 이름을 들어봤고, 지난해 필리핀에서 카일 아구온과의 PXC 타이틀매치를 준비할 때 그가 2013년 카일 아구온과 경기하는 영상을 봤다. 하와이에서 유명한 선수로 알고 있다."

- 당신이 파악한 돈의 스타일이나 전력은 어떤가?
"까다롭다. 투박한 타격을 길게 내뻗는 스타일이고 그래플링도 끈적끈적하다. 동체급에서 힘도 좋은 편인 것 같다. 조심해야할 부분이 제법 많다."

- 데뷔전 상대였던 브렛 존스보단 덜 까다롭지 않을까?
"돈의 복싱 자체가 뛰어난 편은 아닌데, 싸움을 걸면 까다로울 것 같다. 존스와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좀 더 싸움을 거는 존스라고 할까. 대신 타격에서 커버가 열리고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단점이 있다. 물론 테이크다운 능력도 존스만큼 강하지 않을 것 같다."

- 상대가 4연패 중이다. 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대와 맞붙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그런 부분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다 같은 상대일 뿐이다. 연승을 하든, 연패를 하든, 무대가 UFC가 아니든 모든 선수들은 목숨을 거는 각오로 경기에 임한다. 내가 볼 때 돈은 운이 없었던 편이다. 연패의 시작이 된 유리 알칸타라와의 대결에선 판정으로 이겼다고 생각한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대체 투입돼 페더급 강자와 싸웠다. 그런 부분 때문에 그의 4연패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연패를 했다고 약한 것이 아니다."

- 전적에서 7패 중 4패를 서브미션으로 당한 것이 눈에 띈다. 돈의 그라운드는 어떻게 봤는가?
"패배가 있긴 하지만 내가 볼 땐 그라운드가 장점이다. 그런 패배를 통해서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알칸타라와의 대결에서 특히 그라운드의 강점이 잘 나타났다. 내 장점인 타격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다. 이번엔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판정이든 KO든 이기는 게 중요하다. 작전을 잘 세워야 할 것 같다."

- 훈련은 주로 누구와 하는가?
"이민구, 장원준 등 실력 좋은 페더급 선수들과 많이 하고 밴텀급 신인들도 도움이 된다. 또 가끔 정찬성 형이 오셔서 스파링을 잡아주고 경기 분석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 파트너의 아쉬움은 전혀 없다."

- 어떤 면에서 돈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이번에는 이런 말을 가급적 안 하고 싶다. 선수는 경기로 말한다고 하지 않나? 지금이 그런 마음이다. 데뷔전 때 내뱉은 말을 지키지 못해 너무 죄송했다. 팬들에게 욕을 먹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거짓말쟁이가 된 것이니까. 잘 싸워보겠다는 말 밖에 못 하겠다."

- 어떤 부분이 가장 동기부여가 되는가?
"지난 경기에서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던 만큼 사활을 걸어야 한다. 승리뿐 아니라 기술적인 성장이 없으면 앞으로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 코리안탑팀에서 날 만들어줬고 TFC에서 밀었기 때문에 운 좋게 UFC에 빨리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내 스스로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UFC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마음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말하기가 조심스러워 뭐라고 자신 있게 내뱉지 못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지난 경기보다 좋은 모습,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