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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새내기' 곽관호 "데뷔전 엉망…첫 승에 목숨 건다"

 


단체와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데뷔 무대가 중요하지만, UFC의 첫 경기만큼 승리가 간절한 경우도 없다. 이미 가치를 크게 올린 유명 선수가 아니라면, 어떤 누구라도 UFC 데뷔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시작점에서의 승리와 패배는 천지차이다.

UFC는 신인들에게 관대한 편이 아니다. 2연패를 기록할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이제 갓 계약한 신인이 데뷔전에서 패했다면 계약 유지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 가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여건에서도 크게 될 선수는 살아남는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다.

한국인 중 11번째로 UFC와 계약한 곽관호 역시 데뷔전에서 승리를 내줬다. 지난해 11월 열린 UFC FIGHT NIGHT 99에서 브렛 존스를 상대로 판정패했다. 2013년 프로 데뷔 이래 9연승을 질주하다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했다. 경기의 중요도가 남다른 터라 패배 치고는 쓰리다.

데뷔로부터 2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패배만 생각하면 아쉽고 또 아쉽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앞을 본다. 패배 속에서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 곽관호가 그렇다. 경기가 잡히지 않은 추운 겨울, 선수로서 비수기지만 전력 보강에 애쓰고 있다.

곽관호는 "패배가 달진 않았다. 배울 점은 있었으나 패한 경기라 영상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경기 중 나타난 단점을 찾기 위해 억지로라도 계속 돌려보며 부족했던 레슬링과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또 자신 있는 타격을 어떻게 더 살릴지 고민 중이다"며 "좋은 무대에 걸맞은 수준을 갖춰야 한다. 기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리려 노력중이다"고 했다.

UFC가 어떤 무대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고, UFC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밑에서 시작하는 만큼 이 정도는 넘어서야 했으며 자신도 있었다. 그것이 결코 자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첫 경쟁은 예상했던 것보다 만만치 않았다. 곽관호는 몇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경기가 말렸다. 자신 있어 하던 스탠딩에서도 고전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상대의 테이크다운은 예상보다 강했고, 곽관호의 대처는 유독 잘 되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방심도 했다. "비슷한 스타일의 상대를 경험했기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좀 안일했던 것 같다. 또 존스는 케이지 쪽에서 상대를 넘기는 데에 확실히 강점이 있었다. 익숙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나를 불편하게 했다"는 게 곽관호의 말이다.

곽관호는 데뷔전을 망쳤다고 생각한다. "존스 같은 그래플러일수록 거리싸움을 잘 해야 하고 킥캐치를 주의해야 하는데, 초반에 넘어가면서 흥분을 했다. 스탠딩 기회가 왔을 때 끝내려는 마음이 앞서 타격까지 꼬였다. 상대가 강하기보다 내가 못했다. 모든 게 엉망이었다. 이렇게 못한 경기는 처음이다. 100점 만점에 10점도 주고 싶지 않다"고 돌아봤다.

또 "도와준 분들에게 미안했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말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지만 뒤는 없다. 다음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 2017년 목표 역시 UFC 첫 승이다. 이에 팀원들과 운동에 대한 상의를 많이 하고 정찬성 같은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는 동시에 기본기 위주로 기술을 다듬고 있다고 했다. 본인의 바람은 올해 세 경기를 뛰는 것이다.

곽관호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했었는데, 좋은 결과로 빨리 그런 생각을 없애고 싶다. UFC에서 선수생활을 오래 하길 원한다. 그러려면 일단 다음 경기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지키지 못할 허튼말은 하지 않겠다. 한국인 파이터로서 창피하지 않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인 UFC 파이터는 현재 곽관호 외에 9명이 더 있다. 곽관호는 9명의 선배를 "같은 한국인 파이터이자 회사 동료들이다"며 "이런 분들과 한 단체에 소속돼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동료들을 창피하게 해선 안 된다. 아직까지 나만 승리가 없으니 빨리 올라가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