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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경기 취소의 아쉬움, 돈으로 채워지지 않아"

 


'마에스트로' 김동현은 티보 구티와의 대결에 모든 것을 걸었다. 1승 2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계약상 마지막 경기, 이겨야 옥타곤에 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훈련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경기가 치러지는 뉴질랜드에 도착해 계체까지 통과했다. 자고 일어나 싸울 일만 남았다.

그러나 김동현은 경기 전날 밤 잠들기 직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상대의 건강 이상으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김동현은 "전날 밤 전략에 대해 최종적으로 대화하고 누워 이불을 덮으려는 순간 UFC 관계자가 문을 두드렸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영어는 못하지만 'CANCEL' 같은 단어가 귀에 들어왔고 관계자의 표정이나 말투, 제스처만 봐도 경기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 경기만 바라보고 3개월을 집중해온 만큼 실감이 나지 않았다.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맘은 인정하기 어려웠다. 내일 상대의 건강이 다시 좋아질 수 있고 다른 상대가 투입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다음 날, 그러니까 대회 당일 아침을 먹고 나서야 취소됐다는 것을 확실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했다.

주최사는 김동현이 모든 준비를 끝냈고 상대의 건강 이상으로 경기가 불가피하게 무산된 만큼 가능한 한 대우를 했다. 김동현에게 대전료와 승리 수당까지 지급했다. 일각에선 경기를 치르지 않았음에도 이겼을 때의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김동현은 허탈하기만 하다. 경기 취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주최사가 신경써준 건 고맙지만 선수가 돈만을 위해서 싸우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싸워서 나를 증명해야 하고 가치를 올려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놀거나 주위 구경을 다니고 싶기는커녕,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이건 돈으로 채울 수 있는 게 아니다"는 게 김동현의 말이다.

현재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매일 체육관을 찾는다. 언론에 밝히지는 못했으나 사실 김동현은 부상 때문에 준비를 충분히 못했다고 털어놨다. 경기가 취소되면서 몸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은 셈이다.

"허리가 좋지 않아 경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누워있었고, 재활을 하면서 컨디션만 조절했다. 이런 준비도 하나의 도전이자 시험대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완전히 회복해서 잘 싸우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현은 9월 경기를 원하며, 가급적이면 그 무대가 일본대회이길 바란다. 상대는 이번에 맞붙지 못한 티보 구티가 되든, 다른 선수가 되든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