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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체급, 하지만 세로니에게 바뀐 것이 없다

 

도놀드 세로니는 말보다 행동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오랜 기간 라이트급의 강호로 활동해온 세로니는 이제 웰터급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웰터급 전향 이후 1년이 약간 넘었지만, 체급 전향 소식이 알려질 때만 하더라도 세로니의 한계가 완전히 드러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세로니는 이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기량에 대한 재평가를 강요하고 있다.
2015년 하파엘 도스 안조스에게 당한 1라운드 패배로 인해 세로니의 8연승과 타이틀전을 향한 전진 또한 급작스럽게 끝나버렸다. 세로니는 챔피언 도스 안조스에게만 두 차례 패했다. 1차전 판정 패배 이후 세로니는 8연승을 거뒀다. 이제 세로니는 라이트급 정도로 감량을 하지 않고도, 약간은 즐기면서 웰터급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랜 터전이었던 라이트급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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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세로니가 또 다른 ‘카우보이’ 알렉스 올리베이라를를 이겼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과거 미들급 타이틀 도전자로 활동한 바 있는 패트릭 코테를 오타와 대회에서 꺾자 일부 팬들이 세로니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2개월 후, 세로니는 UFC 202 대회에서 릭 스토리를 상대로 비디오 게임 철권에 나올법한 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2라운드 2분에 경기를 끝내버렸다. 웰터급에서 3연속 KO승을 거둔 것이다.
이제 세로니는 짧은 웰터급 외도를 통해 파이터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였다. WEC에서 활동하다 UFC 126 대회부터 UFC에서 활동해온, 활발한 출전과 흥미진진한 경기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온 세로니의 잠재력이 드디어 발휘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세로니는 작년 12월 토론토 UFC 206 대회에서 맷 브라운에게 3라운드 하이킥 KO를 거두며 웰터급의 1년을 마무리 지었다. 비록 양 선수의 대결은 엄청난 긴장감과 함께 치러졌지만 10분간 사투를 벌인 후 더 이상 양 선수 간의 분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양 선수는 3라운드를 시작할 때 옥타곤 중앙에서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3라운드 시작 후 45초, 세로니가 경기를 끝냈다. 웰터급 4연승에 성공함과 동시에 웰터급 랭킹 5위에 진입한 것이다. 1~2번 더 승리를 거두면 타이틀 도전권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Cerrone kicks Matt Brown during their welterweight bout at UFC 206

Donald Cerrone knocks out Matt Brown with a kick to the head in their welterweight bout during the UFC 206
세로니는 지난 화요일 2016년을 돌아보고 2017년 첫 출전 호르헤 마스비달과의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좋은 한 해를 보냈다. 멋진 한 해였다. 되도록 자주 경기를 하고싶다”라고 말했다.

세로니 정도의 랭킹에 올라있는 선수라면 다음 경기 출전 계약에 서명하고 적절한 복귀시기를 정하는데 많은 신경을 쏟기에 마련이다. 하지만 경기시기에 딱히 신경을 쏟지 않는 세로니는 UFC가 덴버 대회 개최를 확정짓자 지체없이 참가의사를 밝혔다.
세로니는 조부모와 함께 콜로라도 블룸필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직 격투기에 입문하기 전의 세로니가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항상 넓은 마음씨로 보듬어 주셨던 조부모님이셨다. 할아버지 닥터 세로니와 할머니 제리 세로니는 파이터 세로니의 가장 큰 팬이었다. 세로니의 UFC 데뷔전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는 세로니의 출전이 있을 때마다 항상 경기를 직접 관람하신다.

상대방의 모욕을 환영인사로 받아들였다고 프로파이터를 야단치는 마음씨 좋게 생긴 할머니를 찾아보라. 세로니의 할머니가 자신의 손자가 오타와 대회에서 코테를 상대하러 올라가기 이틀 전에 하신 일이다.
경기장소를 가리지 않는 세로니라도 할머니가 쉽게 오실 수 있는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세로니는 “이번 경기는 나에게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온다”라고 말한 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잠시 말을 멈췄다. “고향에서 싸운다. 할머니께서 내 경기를 보러 먼 길을 오시지 않아도 된다. 잠깐 운전해서 내려오시면 내가 싸우는 걸 볼 수 있다. 코치진들이 다른 방에서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출전을 결정한 세로니에게 있어서, 2017년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건 함께 옥타곤에서 춤을 출 수 있는 파트너였다. 마스비달로 인해 파트너를 찾는 과정이 쉬워졌다.

12월 초 제이크 엘렌버거와의 경기, 약간은 납득하기 힘든 방식으로 경기가 끝났지만 마스비달은 경기 중 전혀 충격을 입지 않았다. 마스비달은 세로니와의 경기를 성사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마이크를 붙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번 주 덴버 대회야말로 최적의 시기라고 주장해왔다.
독자들도 예상했듯이 세로니는 지체없이 이번 도전을 받아들였다. 라이트급에서 활동했던 2명 선수의 웰터급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세로니에겐 이렇게 도발을 당하며 ‘쫓기는’ 입장일 때 더욱 의욕이 솟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세로니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마스비달은 높은 이름값을 지닌 선수와 경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나를 불러낸 것이다. 하지만 소원을 빌 땐 조심해야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웰터급 상위 랭킹의 구도가 약간은 불안정한 현재, 세로니가 5연승을 거둔다면 타이틀 도전자 후보 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웰터급 모든 선수가 한 걸음 물러서 경우의 수를 심사숙고하며 최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그러한 기회를 손에 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세로니는 어떨까?
이번 토요일 승리를 거둘 경우, 다음 상대가 누가 될지 질문을 받은 세로니는 “줄을 세웠으면 좋겠다. 누구든 3월 대회에서 상대한다. 우들리-톰슨 대결이 언제였던가… 3월 4일인가? 나도 209 대회에 나가고 싶다. 해보자”라고 말했다.
새로운 체급, 하지만 세로니에게 바뀐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