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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난 내가 세계에서 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는 메인카드 선수들에게 이목이 집중돼있지만 경기 후 나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날 수 있는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던 최두호가 경기 전 뱉은 말을 완벽히 지켜냈다.
지난 28일 열린 UFC FIGHT NIGHT 서울에서 최두호는 페더급의 떠오르는 타격가 샘 시실리아를 1라운드 1분 33초 만에 잠재웠다. 최두호의 경기력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22명의 선수 중 단연 돋보였으며, 경기가 끝난 현재 최두호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묻는 UFC 공식홈페이지의 설문조사에서 최두호는 김동현과 벤 헨더슨을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의 많은 팬들도 최두호의 경기력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반기고 있다. 대회 전후로 상황이 가장 많이 바뀐 선수가 바로 최두호다.
경기 후 최두호는 UFC 한국 공식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1라운드 KO승을 자신했었는데 신기할 만큼 생각한 대로 잘 풀렸다.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길 자신은 변함없었다. 보기엔 어땠을지 몰라도 정타로 느껴진 펀치는 없었고 살짝이라도 흔들린 적조차 없었다"며 경기를 뒤돌아봤다.
완벽한 승리였고 충분히 기뻐 날뛸 만했다. 경기 후 포효하는 모습이 이번 대회의 누구보다 가장 어울릴 만한 경기를 펼친 최두호였다. 그러나 최두호는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자 일어서더니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고개를 숙였다. 분명 일반적인 퍼포먼스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모습은 오히려 포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아우라를 내뿜었다.
최두호는 "두 번째 경기에 나서는 입장임을 감안하면 시실리아가 절대 약한 상대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 상대를 이겼다고 기쁘지 않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다"며 "긴장이 전혀 안 됐고 마치 축제에 참여하는 기분이었다. 정말 나에게 쏟아진 그런 함성은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는데, 경기 직후에는 정말 연달아 5명과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응원이 엄청난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케니 플로리안과의 인터뷰 중 "내년에는 톱10에 꼭 들어가고 싶고, 그 전에 옛날부터 존경하던 카와지리 타츠야와 아시아 최고의 자리를 놓고 싸워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카와지리가 여기에 반응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카와지리가 자신의 SNS에 "최두호와는 붙지 않겠다. 그는 체중을 못 맞추고 자주 다치는 부상 상습자다. 그런 선수와는 겨루고 싶지 않다. 우리는 싸워서 돈을 버는 파이터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 4년 전 자신의 동료인 이시다 미츠히로가 계체에 실패해 패널티를 받고 나선 최두호와 맞섰다가 패한 것을 두고 한 말로, 카와지리는 그때를 거론하며 "솔직히 평생 엮이기 싫다"며 강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최두호는 심각한 허리 부상으로 움직이기조차 힘들어 경기를 포기했었다. 불참 의사를 전했기에 당연히 경기가 취소된 줄로 알고 있었지만, 말 못할 사정으로 대회 며칠 전 울며 겨자 먹기로 출전 강행으로 선회해야 했다. 미트 한 번 치지 못하는 등 훈련을 전혀 못했고, 짧은 기간 조금씩 움직이며 감량을 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시다 미츠히로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최두호 선수 인생에서 몸과 마음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된다.
최두호 역시 카와지리의 말이 달갑게 느껴질리 없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를 풀어 놓으면 나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UFC에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존중하는 아시아 선수로, 존경한다고까지 하면서 붙고 싶다고 했는데, 한다는 말이 고작 그 정도인 선수라면 내가 싫다. UFC에서 대결 제안을 해도 거부할 것 같다. 그런 선수와는 붙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따낸 최두호는 부상을 전혀 입지 않았고, 빠른 출전을 바라보고 있다. "봄이 오기 전 경기를 갖고 싶고 이왕이면 장소가 아시아였으면 좋겠다. 내가 아직 흥행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자주 경기를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제부턴 톱10 진출을 놓고 보다 강한 선수를 맞닥뜨리는 것이 불가피하며, UFC에서 인상적인 두 번의 승리로 그를 향하는 시선은 훨씬 많아졌다.
최두호는 "이번에 보여준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난 오늘 다르고 내일이 다르다.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스스로를 냉정히 보기 어렵다지만, 적어도 내가 세계에 통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정말 자신이 있고 보여줄 게 많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며 최고의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최두호는 보너스 금액의 사용 용도에 대해 "난 앞으로 매 경기 보너스를 받을 예정이다. 하나하나 모아서 가능한 빨리 집을 사겠다. 내 경기 스타일은 항상 보너스를 노릴 만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의 경기가 만약 UFC에서 펼쳐졌다면 전부 보너스를 받을 만했다"며 보너스 사냥꾼이 될 것임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