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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미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프랭크 미어를 응원한 밤이었다. 파이터로 살아온 14년 동안 그는 좋은 사람이기도, 나쁜 사람이기도 했다.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이었다. 그러나 헤비급에서 최적의 은퇴 타이밍이 따로 없다는 걸 안다면, 미어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경기장의 불빛을 올려다보며 파이터 생활을 마감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치 않는 일이었다. 지난 2월 안토니오 실바 전이 그랬다.

두 차례 UFC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던 미어는 4연패 중이었다. 만 35세, 그는 커리어를 마감할 시기에 더 가까운 상태였지만 1년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건강을 되찾고 마음을 가다듬어 다시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그는 승리했다. 그것도 아주 인상적으로.

미어가 실바를 KO시키는 데는 10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았고, 헤비급 강자들과 다시 경쟁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새로 품었다. 또 다른 새 출발은 응원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미어는 "기분이 좋다"며 말문을 떼더니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위치에 내가 있는 것 같다. 난 아주 오랫동안 팬들이 지켜봐온 파이터다. 오르막길도 있었고, 내리막길도 있었다. 이제 거의 모든 팬들의 남자가 됐다. 이런 상황에, 그런 사람이 됐다는 게 좋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미어와 같은 상황에서 속도를 늦출지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파이터 생활을 마감할지 모른다. 그런데 미어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는 빠르게 다음 경기를 가지기로 했다. 샌디에이고에서 토드 더피와 맞대결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그에게 파이터로 계속 살아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난 건강하게 싸우는 것, 또는 가능한 한 건강하면서 경기력에 대한 바른 태도를 갖는 방법을 깨달았을 뿐이다." 그는 실바와 경기를 통해 그의 능력이 다했다는 의심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아주 여러 번 경기를 치러왔기 때문에, 내 훈련이 어떤 것이고 실제 경기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알고 있다. 실바와의 경기를 앞두고 내가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소화한 훈련이 어떻게 케이지 위에서 발휘될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난 내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었다."

이것은 UFC 헤비급에서 역대 최다승인 15승을 거둔, 그를 내세워 흥미로운 매치업을 짤 수 있는 헤비급에서 여전히 배고파하는 베테랑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거구들 사이에선 몇 번의 승리로 4연패의 기억을 지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이틀 경쟁 레이스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괄목할 만한 상대들과 겨뤄 연이어 두세 번 승리를 거두면, 챔피언 벨트를 향한 문을 노크할 수 있다는 것이 헤비급의 특징이다." 미어는 말했다. "그러니까 너무 떨어져서는 안 된다. UFC 헤비급에 10명의 파이터가 있다면 세계 최강의 헤비급이 10명이 함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2, 3연승이 쉽지 않다. 하지만 연승에 성공하면 타이틀 도전권을 얻을 수 있다. 도널드 세로니처럼 7연승, 8연승, 9연승할 필요가 없다."

미어는 연승을 위해 토드 더피를 만난다. 한때 헤비급에 가장 뜨거웠던 유망주였고, 아메리칸 탑팀의 뛰어난 파이터인 더피는 건강상의 이유로 한동안 활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2년의 공백을 깨고 지난해 12월 앤서니 해밀턴을 33초 만에 KO시킨 후, 그는 다시 경쟁 구도에 뛰어들었고 미어와 싸우고 싶다고 요구해 그것을 현실화시켰다. 이것은 미어 입장에서도 다른 경우와 달라 더 흥미로운 일이다.

"UFC에서 대진을 잡았다면 그건 상대의 선택이 아니다. 어쩌면 내가 희생양으로 떨어진 것일 수 있다." 미어는 더피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그가 날 요구했다. 인터뷰나 소셜미디어에서 날 자극하는 터무니없는 도발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훈련에 몰입하기 쉽게, 누군가를 당황시키고 싶게 만들어줬다. 훈련의 목적은 승리다. 하지만 완전히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당황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도, 내가 생각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서도 훈련을 하게 된다. 하나 말하고 싶은 건 '너보다 내가 훨씬 뛰어나다. 다른 클래스에 있다' 이거다. 경기에서 모두에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더피와 박빙의 경기를 펼치는 것도 내겐 치욕이다."

이것은 만 36세 파이터에게 조금 특별한 동기부여를 준다.

"좋은 자극이 됐다. 평소 훈련에 몰입하고 경기를 잘 치른다. 외부의 동기부여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피의 요구가 내게 힘을 북돋아줬다"고 미어는 인정했다.

미어는 더피를 '듣도 보도 못한 파이터'라고 가리키면서도 이번 경기와 인상적인 KO 아티스트를 신중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위협적인 파이터"라는 미어는 "이 친구를 얕잡아 보지 않는다. 사실, 난 그를 공격력은 막강하지만 깨지기 쉬운 '유리 대포'라고 생각한다. 그는 위험하고 폭발적이고, 좋은 운동선수다. 그리고 무거운 펀치를 던진다. 하지만 종합격투기에서 모든 기술이 그렇듯, 내가 상대가 어떤 공격을 펼칠지 알고 있다면 그건 바로 약점이 된다"고 밝혔다.

이것이 프랭크 미어가 원하는 모든 것이다. 구멍을 발견하고 그의 강점을 약점으로 만드는 것. 만약 그가 이번 경기에서 생각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팬들은 다시 한 번 일어나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난 밑바닥부터 노력을 계속해왔다. 상대를 때리기도, 맞기도 했다. 그리고 난 아직 여기 서있고 계속 전진하고 있다. 사람들이 나와 공감하는 건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항상 빛날 수는 없다. 하지만 난 여전히 꾸준하게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난 계속 증명할 것이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