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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흘 앞…UFN 서울의 네 가지 관전포인트

 


2011년 처음 언급된 뒤 약 4년 동안 언제 개최될 것이라는 무성한 소문만으로 팬들을 애타게 했던 UFC의 첫 한국 대회, UFC FIGHT NIGHT 서울이 드디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출전 선수 전원이 지정호텔에 입실했으며, 본격적인 파이트위크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UFN 서울은 지난 5월 필리핀과 9월 일본에 이어 2015년 아시아에서 열리는 세 번째 이벤트로 기록되며, 올해 UFC에 예정된 41회의 대회 중 37번째로 치러진다. 지역 대회이면서 한국에서의 첫 흥행인 만큼 주최사는 가용한 한국계 선수들을 모조리 끌어 모았다. 한국계 선수만 총 9명, 복무 중인 정찬성과 강경호 그리고 최근 경기를 치른 제임스 문타스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이번 대회의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메인이벤트는 벤 헨더슨 대 호르헤 마스비달, 코메인이벤트는 김동현 대 도미닉 워터스의 대결로 결정됐다.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부상 등을 이유로 애초 기획된 대진에서 변화가 있었으며, 메인카드 4경기와 언더카드 7경기로 구성됐다.
한국 선수들의 안방 성적은?
2008년 UFC에 한국인 최초로 입성한 김동현을 시작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인 파이터들의 입지는 해가 지날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현재 순수 한국인 UFC 파이터는 총 10명, 세계에서 UFC 파이터를 보유한 국가 순위를 봐도 미국, 브라질, 러시아, 영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 호주, 폴란드에 이어 10번째에 해당한다. 이런 밑받침이 있었기에 한국에서의 개최가 가능했을 것이다.
선수 숫자가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으나 활약은 눈에 띈다. 2013년 4명의 파이터가 5승 2패 1무효를 합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2개의 보너스가 나왔다. 또 2014년엔 7승 4패의 결과를 남겼다. 계약돼있는 대부분의 선수가 승리를 맛봤다는 점이 긍정적이며, 이들이 그해 거둬들인 보너스는 전부 6개나 된다. 보너스가 나온 승리는 단순한 1승과 비교되지 않는,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승률이 5할을 넘지 않고 많은 선수들이 퇴출된 일본과 확실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선수들이 홈에서 싸울 때 경쟁력이 상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다. 좋은 몸 상태로 큰 자신감을 가지고 싸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다. 지난 2011년 8월 브라질에서 열린 UFC 134에 출전한 브라질 선수들이 8경기의 국제전에서 7승 1패를 거둔 사실만 봐도 그렇다. 당시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는 "브라질 파이터가 브라질에서 싸우면 100배는 강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국에서의 UFC 대회를 그토록 갈망해온 한국 선수들이 어떤 성적을 남길지 기대된다.
2억원의 보너스, 어떻게 나눠질까?
보너스는 선수들에게 꿀 같은 것이다. 특히 신인 선수들에겐 대전료보다 몇 배나 많을 정도이니 욕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경기 내용이나 결과보다 보너스를 우선으로 여기는 선수들은 없겠지만,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하다. 매 대회마다 그랬듯, 이번 역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 두 명과 화끈한 승부를 벌인 두 선수에게 각각 5만 달러의 보너스가 돌아갈 전망이다.
보너스도 이미 맛을 본 사람이 타낼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 대회에는 보너스 수상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유독 눈에 띈다. 메인이벤트에 나서는 벤 헨더슨은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3회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1회에 선정된 경험이 있다. 경기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헨더슨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상태다. 상대인 마스비달 역시 두 번을 타냈을 정도로 매력 있는 경기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늘 화끈한 경기를 펼치는 추성훈 역시 보너스 사냥꾼이라 불릴 만하다. 추성훈은 2009년 데뷔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보너스를 타낸 이력을 자랑한다. 또 에릭 실바와 존 해서웨이를 격침시키며 2회 연속 보너스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김동현, 국내 선수로는 정찬성에 이어 한 대회에서 두 개의 보너스를 거머쥔 방태현도 언제든지 타낼 능력이 있는 선수에 해당한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언더카드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옥타곤 데뷔전에서 격렬한 난타전을 펼치며 보너스를 받아냈던 남의철이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경기가 가장 화끈할 것이라며 뜨거운 승부를 선언한 것. 상대인 데라토레 역시 정면 승부를 선호하는 만큼 둘의 대결은 창 대 창의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벤 헨더슨, 웰터급 성공 가능성 타진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의 벤 헨더슨이 죽음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UFC의 모든 체급을 통틀어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체급을 올린 터라 체격과 근력에서의 경쟁력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실 헨더슨은 최근 첫 웰터급 경기를 가진 바 있다. 지난 2월 UFN 60에서 브랜든 태치와 대결해 4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승리하며 웰터급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를 본격적인 웰터급 도전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시 경기가 웰터급으로 진행되긴 했으나 헨더슨 입장에선 라이트급 몸으로 웰터급 경기를 치른 셈이었다. 대회가 임박한 상태에서 타렉 사피딘과 맷 브라운의 메인이벤트가 무산, 구원투수로 긴급히 출격했는데, 그 대회 약 3주 전 도널드 세로니와 맞붙어 분패한 상황이었다. 체급을 올리기 위해선 시간을 갖고 조금씩 근육량을 늘려 근력을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 헨더슨에겐 그럴 여유가 전혀 없었다.
허나 이번의 경우는 다르다. 태치와의 경기 이후 주어진 9개월이라는 시간은 웰터급에 맞는 몸을 만들기에 부족하지 않다. 더군다나 마스비달이 태치와 비교해 경험이 많고, 보다 웰라운드 스타일을 지닌 타격가인 만큼 웰터급에서 헨더슨이 가진 경쟁력이 어느 정도 드러날 전망이다.
크로캅의 하차, 위기에서 기회로?
당초 UFN 서울의 핵심 인물은 크로캅이었다. 그가 출전하는 경기가 메인이벤트는 아니었지만, 크로캅은 현존하는 모든 해외 파이터를 통틀어 한국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초기 홍보가 잘 된 것에도 크로캅의 방한 영향이 컸고,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된 티켓 판매의 일등공신 역시 크로캅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크로캅이 금지약물 사용 가능성으로 일시적 선수 자격이 박탈, UFN 서울 출전이 무산된 것이다. 이벤트의 흥행을 주도할 인물이 빠진 셈이었다. 여기저기에서 한숨 소리가 들렸고, 입장권을 환불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이 기회일 수도 있다. 크로캅이 있을 경우 흥행 결과가 좋았다면 대부분의 공이 크로캅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즉 크로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크로캅이 빠진 상태에서도 평균 이상의 흥행이 기록된다면, 한국이 대형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대회 대진의 컨셉은 한국 대 세계며, 개최 장소가 한국인 만큼 사실상 한국계 선수들로 흥행이 결정된다고 봐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국계 선수만으로 성공적인 UFC 이벤트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