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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자' 도널드 세로니가 울고 웃었던 순간들

 


도널드 세로니는 UFC에서 활동한 시간에 비해 누구보다 많은 경기를 치렀다. 부상을 잘 당하지 않고 대진에서 누가 이탈했다는 소식만 들으면, 대타를 자청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경기를 많이 뛰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생계형 파이터다.

7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세로니는 총 25번이나 옥타곤에 들어섰다. 휴식을 짧게 갖고 대체 출전을 하는 모습만 보면 출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같지만, 성적 또한 좋다. 19승 6패를 기록했다.

얼핏 보면 무난한 성적 같기도 하지만, 그 속엔 매력으로 가득하다. 세로니는 어떤 선수와 만나든 빼는 법이 없고, 모든 경기에서 보너스를 노리다 보니 경기가 재미없을 수 없다. 이기든 지든, 일단 흥미를 보장하는 선수가 바로 세로니다.

가장 화려했던 피니시: 對 릭 스토리(UFC 202, 2016.08.20)
마치 철권이라는 게임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세로니는 릭 스토리와의 대결에서 환상적인 콤비네이션 기술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1라운드 상대의 그래플링에서 벗어난 뒤 조금씩 타격이 풀리던 세로니는 2라운드 들어 승기를 잡아가다 왼손 안면-오른손 보디-왼손 안면-오른발 안면으로 이어지는 4연타를 성공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스토리의 커리어에서 첫 KO패였다. 퍼포먼스 보너스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말이 되지 않을 정도. UFC 역사에서도 꼽힐 만한 현란한 피니시였다.

가장 화끈했던 경기: 對 네이트 디아즈(UFC 141, 2011.12.31)
세로니 입장에선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이 경기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고의 명승부였다. 상남자 세로니와 좀비 네이트 디아즈의 만남은 예상 이상의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세로니는 초반부터 디아즈의 좀비 복싱에 걸려들며 많은 충격을 입었지만, 그래플링 전환은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스탠딩에서 해법을 찾았다. 디아즈에게 오히려 충격을 입히기도 했다. 경기를 역전시키기엔 부족했으나 그의 자존심과 근성은 엄지를 추켜세우기에 충분했고, 끝까지 뜨거운 승부를 이어갔다.

가장 빨리 끝낸 경기: 對 멜빈 길라드(UFC 150, 2012.08.12)
멜빈 길라드라는 강호를 쓰러트리는 데에 1분 16초면 충분했다. 세로니는 하이킥에 상대가 비틀거리자 펀치로 경기를 끝냈다. 그런데 그것이 이 경기의 전부는 아니다. 이 짧은 시간에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경기 초반 세로니는 길라드의 강공에 다운을 당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그리고 위기를 모면하나 싶은 순간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런 경기 내용 덕에 불과 1라운드 1분 16초 만에 경기가 끝나고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됐다. 물론 세로니는 넉아웃 오브 더 나이트까지 거머쥐었다.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세로니는 기뻐하지 않았다. 길라드는 얼마 전까지 자신과 한솥밥을 먹던 동료였기 때문이다.

운영이 가장 빛났던 경기: 對 에디 알바레즈(UFC 178, 2014.09.28)
다른 경기들처럼 KO나 서브미션으로 끝낸 경기는 아니지만, 정상급 파이터를 타격으로 경기를 지배했다는 점에 가치가 남다르다. UFC 밖의 라이트급 최강자로 불린 에디 알바레즈는 옥타곤 데뷔전에서 세로니를 만나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세로니는 긴 신체조건을 활용해 적당한 거리를 잡고 펀치와 킥으로 알바레즈를 두들겼다. 알바레즈의 근거리 타격전과 레슬링은 통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로킥과 보디에 충격이 누적된 끝에 알바레즈는 고개를 숙였다.

가장 처참했던 경기: 對 하파엘 도스 안요스 2(UFC on FOX 17, 2015.12.20)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는 세로니의 천적이다. 세로니는 옥타곤에서 도스 안요스와 두 번 만나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특히 2차전 패배의 충격이 컸다. 당시 세로니가 파죽지세 8연승을 질주하고 있었던 만큼 이길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많았으나 세로니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고꾸라졌다. 경기 초반 도스 안요스의 니킥에 충격을 허용한 뒤 무차별 공격을 받다가 승리를 내줬을 뿐이다. 불과 1분 6초 만의 일이었다. 현재 두 선수는 웰터급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