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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100부터 200까지의 7년③] 약물근절 정책과 뉴욕 진출

 


계속되는 약물 사용에 초강수

UFC가 하나의 스포츠로 점차 인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가장 발목을 잡은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선수들의 약물 사용이다. 어떤 종목보다 복합적인 신체 능력을 요하는 만큼 많은 선수들이 약물의 유혹에 시달렸고, 양성반응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유명한 선수는 물론 신인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믿었던 선수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말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물론 약물검사는 꾸준히 진행해왔지만 근절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보다 못한 UFC는 결국 칼을 빼들었다. 많은 지출을 감수하고 USADA(미국반도핑기구)에 약물 검사 및 관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일임하기로 했다. 이것은 곧 비즈니스와 완벽히 구분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USADA는 지난해 7월부터 UFC 소속 선수들의 약물 검사를 시행 중이며, 사용이 적발된 선수의 징계까지 직접 결정한다. UFC의 반도핑 정책을 위반한 선수가 나타나면 UFC에 알리고, UFC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전문 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만큼 매우 엄격해졌다. USADA는 경기 당일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경기에 관계없이 선수가 훈련하는 체육관 등에 불시 방문해 혈액 및 소변 샘플을 직접 받아간다. 365일 언제 어디서든 검사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렇게 해야 시간 계산으로 체내의 약물을 빼내 검사를 피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적발될 경우 2년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지며 두 번째 발각될 시에는 징계 수위가 두 배로 늘어난다. 이전보다 수위가 훨씬 높아졌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불시 검사에 예상치 못했던 선수들이 걸려들고 있고, 결과 발표에 앞서 자백하는 선수들도 눈에 띈다. 미르코 크로캅, 글레이슨 티바우가 정책을 위반해 2년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최근에는 료토 마치다와 채드 멘데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선수들 사이에서 약물사용의 사각지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은 이전에 비해 양약 처방이나 보충제 하나를 복용할 때도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또 UFC는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인한 건강상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의 체중 관리에 관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계체량을 비공개로 먼저 진행하기도 한다. 경기 전날 빨리 계체를 통과하고 회복하라는 배려 차원이다. 또 운동, 회복, 치료, 영양 등의 노하우를 제공하는 스포츠 전문 훈련 업체 EXOS와 파트너십을 체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부상방지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리복과의 계약으로 달라진 선수 후원

경기복장에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조건으로 업체와 계약해 발생하는 수익이 지금까지의 선수 후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12일 열린 UFC 189 부로 UFC 파이터들의 후원 개념은 완전히 바뀌었다.

주최사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과 독점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선수들의 경우 매 경기마다 리복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게 된다.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후원금이 발생한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단 지금까지 허용됐던 개인 스폰서 노출은 금지된다. 경기 당일 옥타곤 위에서는 물론 미디어 컨퍼런스, 계체 행사 등에서 다른 브랜드의 의류를 착용하거나 홍보할 수 없다. 쉽게 말해 UFC 공식 행사의 스포츠 브랜드는 리복만 존재하는 셈이 된다.

후원금은 경기를 치른 횟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챔피언과 타이틀 도전자에겐 별도의 금액이 책정됐다. UFC 외에 쥬파(ZUFFA) 산하에 있었던 스트라이크포스, WEC에서 쌓은 전적도 인정된다.

후원금은 5경기씩 구분돼 배정됐다. 1~5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후원금은 같고 6경기·11경기·16경기부터 후원금이 상향된다. 세부적인 금액은 '1~5경기 2천 5백달러, 6~10경기 5천달러, 11~15경기 1만달러, 16~20경기 1만 5천달러, 21경기 이상 2만달러, 타이틀 도전자 3만달러, 챔피언 4만달러'로 결정됐다.

리복 후원에 대해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동전 하나까지도 선수들에게 돌아간다"며 "예전처럼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계약한 스폰서들로부터 제대로 수익을 정산 받지 못해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2009년 UFC 100부터 다가오는 UFC 200에 이르기까지 7년간 UFC를 후원한 업체로는 버드라이트와 할리데이비슨이 있다. EA스포츠, 리복, 메트로PCS, 몬스터 등이 이후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8년간의 노력 결실, 뉴욕 진출

2016년 3월 23일. 이 날은 UFC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날이 된다. 뉴욕 주 의회에서 종합격투기 대회를 합법화 하는 법안이 양당의 다수 지지를 받고 통과된 것이다. 그리고 4월 15일 앤드류 쿠우모 뉴욕 주지사는 종합격투기 합법화 법안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이것으로 뉴욕 개최라는 UFC의 오랜 숙제는 풀렸다.

하나의 주에 진출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고 반문할 이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UFC 측은 뉴욕 입성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확신한다. 2007년 12월부터 종합격투기의 합법화를 위해 앞장서서 약 8년간 달려온 UFC 로렌스 엡스타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엡스타인은 "뉴욕은 우리에게 멋진 시장이다. 뉴욕에서 얼마나 많은 PPV 매출이 발생하고 시청률이 나오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뉴욕은 UFC에게 특별한 두 개의 요소가 있다. 하나는 버클리 센터나 매디슨 스퀘어 가든 같은 시설이고 다른 하나는 뉴욕의 글로벌적인 면에 있다. 미디어 시장의 중심이면서 트렌드의 발상지인 곳에서 성대하게 대회를 운영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맨하탄 외에도 많은 도시에 거주하는 팬들이 가까이에서 옥타곤을 보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로체스터와 버팔로 등 뉴욕 북부 및 서부에도 열광적인 팬이 많다. 또 국경도 가까워 캐나다 팬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이 기회에 흥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징적인 의미 외에 실질적인 수익과 연관되는 사업적인 큰 효과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굵직한 여러 스폰서를 획득한 UFC지만 뉴욕과 같은 중요한 시장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에 악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법안 통과로 오명을 없애는 동시에 기존의 스폰서십을 강화하고 신규 스폰서십의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엡스타인의 생각이다.

UFC만 기뻐할 일이 아니다. 뉴욕에서의 격투기 합법화는 UFC가 나서서 해결했지만, 분명한 것은 뉴욕에서의 대회는 모든 단체에 해당되는 것이다. UFC는 이 기회에 격투스포츠가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격투기를 하나의 중요한 스포츠로 올리는 것이 UFC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