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두 악동' 맥그리거와 디아즈, 첫 만남서 치열한 신경전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UFC는 발 부상을 입은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대신해 네이트 디아즈가 출전하여 코너 맥그리거와 대결한다고 발표했다. 대회가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짧은 시간에 메인이벤트를 홍보해야 하는 만큼 UFC는 긴급히 기자회견을 열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로피니아주 토랜스에 위치한 UFC 오피셜짐에서 진행된 UFC 196 기자회견. 여기에서 두 악동이 처음으로 맞섰다.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의해 상대로 나타난 네이트 디아즈, 둘은 이번 대회에서 웰터급매치를 갖는다.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입장에선 첫 웰터급 경기다.

마치 오랫동안 앙숙으로 지낸 두 선수가 만난 것만 같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회견이라기보다 두 선수가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받는 자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둘은 UFC의 대표적인 악동이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디아즈는 말끝마다 욕설을 섞고 가운데 손가락을 서슴없이 올리는 전형적인 악동이다. 계체량에서 상대와 눈싸움을 벌일 때나 케이지 안에서 대결이 진행될 때도 그런 과한 언행은 멈추지 않는다. 그런 심리전에 말려들어 경기를 망치는 선수도 종종 볼 수 있다.

반면 맥그리거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그 역시 수위 높은 단어를 구사하지만 디아즈처럼 대놓고 말끝마나 욕설을 내뱉진 않는다. 논리 정연하고 핵심을 파고드는 말로 상대를 자연스럽게 깔아뭉개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인정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능력이 있다. 악동 기질이 다분하지만 다른 악동과 달리 엘리트 느낌이 풍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그런 서로의 특징이 잘 나타났다. 맥그리거가 수려한 말솜씨로 디아즈를 자극하면, 디아즈는 대화 내용의 본질에서 벗어난 심한 욕설로 일관하곤 했다.

그러나 디아즈의 무성의한 도발에 맥그리거가 크게 반응하기도 했다. "모든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한다. 너도 쓰고 있다"는 디아즈의 말에 맥그리거는 "무슨 소리냐. 네 동료인 제이크 쉴즈와 길버트 멜렌데즈가 약물을 사용하다 걸리지 않았나. 넌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난 안 쓴다"며 발끈했다.

지난해 7월 채드 멘데스를 꺾고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오른 맥그리거는 조제 알도와의 통합 타이틀전에서 13초 KO승을 거둔 바 있다. 경기 전 "느낌이 온다. 1라운드 KO승이 보인다"는 그의 말이 그대로 적중됐다. 예언가처럼 말이다.

이번에도 그는 1라운드 승리를 전망했다. "디아즈를 존경하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심이다. 이 스포츠에는 겁쟁이가 많지만 디아즈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한다. 허나 이건 비즈니스다. 디아즈를 1라운드에 쓰러트릴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괜한 자신감은 아니었다. 맥그리거는 디아즈의 단점을 그대로 설명하며 승리를 자신했다. "디아즈의 스텝은 반복적이라 뻔히 보이고 또 너무 느리기까지 하다. 느린 동작이 화를 부를 것이다. 몸은 약하고 준비도 덜 됐다. 치열한 경기를 감당하기 어려울 듯 싶다"고 꼬집었다.

상대를 존중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맥그리거의 말은 도발에 가까웠다. 하지만 디아즈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좋다. 내가 죽이든지 아니면 너에게 죽든지 하겠다. 그런 게 바로 내 경기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둘의 경기가 펼쳐지는 UFC 196은 오는 3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다. 코메인이벤트에서는 홀리 홈 대 미샤 테이트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매치가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