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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마크 헌트 "한계라고? 아직도 내가 세계 최강"

 


2010년 옥타곤 데뷔전을 치를 당시 마크 헌트는 벼랑 끝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였다. K-1 챔피언 출신으로 종합격투기에 순조롭게 적응하나 싶었지만 5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던 그였다. 정상적으론 UFC 계약이 불가능했다. 경기 계약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소속 단체가 UFC에 인수된 덕(?)에 남은 경기를 옥타곤에서 소화하는 특이한 경우였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를 악물었다. 헌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처음으로 미국 전지훈련을 가서 부족한 그래플링을 보완했고, -120kg의 헤비급 몸에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까지 했다. 지금껏 스탠딩 타격과 거대한 체구만을 앞세워 싸웠던 헌트로선 생존을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었다.

다행히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데뷔전에선 패했지만 내리 4승을 쌓고 2년 만에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누구나 인정하는 강자의 위치였다. 그러나 헌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더 전진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 멈춰서있다. 강자인 주니어 도스 산토스, 파브리시오 베우둠, 스티페 미오치치와의 대결에서 전부 KO패하며 주춤한 것이다. 선수로서의 경쟁력이 한계를 드러낸 것만 같은 결과에 헌트를 향한 기대감은 크게 줄었다.

'헌트도 여기까지다'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맷집왕 로이 넬슨을 쓰러트릴 정도로 주먹 화력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타이틀을 따낼 정도의 능력치는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허나 헌트 본인은 인정하지도 않을뿐더러 '헛소리'라며 가볍게 무시해버린다.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든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의 말을 신경 썼다면 파이터가 돼있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헛소리를 하곤 한다. 나는 그들이 하는 말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나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곤 한다. 소파에 앉아서 끊임없이 떠들어댄다."

1874년생 헌트의 나이는 41세. 불혹을 넘겼다. 이쯤 되면 남은 선수 생활을 결과에 관계없이 즐기거나 적당히 전적관리를 해서 예쁘게 마무리를 하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로서 그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다. 타이틀을 넘보고 있는 20대 신성의 마음과 다를 게 없다. 아직까지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파브리시오 베우둠 등 헤비급에는 나에게 패배를 안긴 선수가 몇 명 되는데, 그들 모두와 다시 싸우길 원한다. 특히 스티페 미오치치와 다시 붙고 싶다. 최종 목표는 내가 있는 체급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파이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챔피언 벨트를 원한다. 그것이 내가 아직 여기에 있는 이유다."

정상급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헌트지만, 최근 경기에서 안토니오 실바를 쓰러트리며 한 숨을 돌린 상태다. 그리고 그는 며칠 뒤 호주에서 프랭크 미어를 상대한다. 헤비급 9위와 10위의 대결이다. 둘 모두 전력이 충분히 드러난 터라, 패하는 선수가 입게 될 타격은 너무나 크다. 반면 승리할 경우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다. 헌트 역시 "TOP 5에 들 수 있는 기회"임을 강조하며 그것이 이번 경기의 의미라고 했다.

UFC 헤비급 상위권에는 유독 베테랑들이 많다. 챔피언 베우둠을 비롯해 오브레임, 알롭스키, 바넷, 헌트, 미어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그 중 헌트는 가장 나이가 많다. 그러나 그는 K-1 월드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던 15년 전과 비교해도 오히려 지금이 경쟁력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실 지금이 더 낫다. 싸움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경험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과거엔 젊음이 있지만 경험이 없었고, 이젠 나이가 들어 젊음을 잃은 대신 경험이란 것을 얻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지만 지금이 수월한 것 같다."

그럼 언제까지 경쟁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헌트는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은퇴를 선언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그리고 그는 기대심을 갖게 하는 임팩트 넘치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미오치치에게 패한 뒤 거취에 대해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나는 돌아왔고 아직 내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돌아왔으니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나는 아직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선수들과 대결하고 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