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과 그래플링으로 구분되는 파이터들의 스타일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현대 종합격투기에서는 완전한 타격가도, 완전한 그래플러도 없다. 타격가도 그래플링에 능숙하고, 그래플러도 타격에 장점을 나타내는 시대다. 단지 조금 더 능숙하고 조금 더 선호하는 영역에 따라 타격가와 그래플러로 나뉠 뿐이다.
그러나 1996년 종합격투기에 데뷔, 1990·2000·2010·2020년대까지 경쟁하면서 승리까지 거둔 최초의 파이터, 베테랑 알렉세이 올리닉은 여전히 그래플링에 치중된 스타일로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다. 다소 올드한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가 가진 한방 서브미션의 경쟁력은 내로라하는 파이터들이 모인 UFC에서도 통한다.
총 전적에서 입이 떡 벌어진다. 12전의 UFC 전적을 포함해 통산 73전(59승 13패 1무)을 기록 중이다. UFC에 소속된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다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무려 25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고, 선수 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서 누구나 이런 전적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세부 전적에 있다. 그래플러인 그는 대부분의 승리를 서브미션으로 결정지었다. 지난 1월 모리스 그린에게 거둔 암바는 그의 46번째 서브미션승이었다. 서브미션승이 웬만한 선수의 총 전적보다 훨씬 많다.
올리닉을 상징하는 기술은 에제키엘 초크다. 그는 희귀 서브미션으로 분류되는 이 기술로 무려 14승을 거둬들였다. UFC에서도 역사상 최초의 에제키엘 초크를 시연했고, 그것으로 2승을 따냈다. 과거 중소단체에서 활동하던 2007년에는 에제키엘 초크로 4연승을 거둔 경험도 있다.
서브미션은 피니시를 시키는 데에 타격보다 오래 걸린다는 편견을 깬 파이터이기도 하다. 46승의 서브미션승 중 39승을 1라운드에 장식했다. 또 KO승까지 더하면 1라운드에 결정지은 승리는 46승으로 늘어난다. 판정은 단 5승 밖에 없다. 지난 베우둠과의 경기가 UFC에서 거둔 첫 판정승이었다.
이겼다 하면 거의 피니시다 보니 보너스 수상에도 두각을 나타낸다. 재러드 로숄트, 빅터 페스타, 주니어 알비니, 마크 헌트, 모리스 그린을 상대로 이겼을 때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를 수상했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없다.
한편 올리닉은 오는 9일 UFC FIGHT NIGHT 174에서 데릭 루이스를 상대로 통산 74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1977년생으로 현재 43세인 그는 지난 경기에서 파브리시오 베우둠에세 승리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