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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UFC 월드 투어…팀매드의 역대급 도전

 


5명의 UFC 파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종합격투기 명문 집단 팀매드가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복무 중인 강경호를 제외한 4명의 파이터가 약 한달 뒤인 11월 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주에 한 명씩 경기를 갖는 것. 한 팀의 4주 연속 UFC 경기는 국내에 전례에 없었던 것으로, 팀매드는 이번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세계적인 팀으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팀의 맏형이자 국내 최초의 UFC 파이터라는 수식어가 붙는 '스턴건' 김동현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김동현은 11월 20일(현지 19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99의 메인이벤트에 나서 거너 넬슨과 격돌한다. 김동현이 그리는 타이틀전을 위해서는 연승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7일에는 함서희가, 12월 4일에는 '마에스트로' 김동현(B)이 출전한다. 함서희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N 101에서 다니엘 테일러와 맞붙고, 김동현(B)은 TUF 24 피날레에 출전해 브렌든 오레일리와 격돌한다. TUF 24 피날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둘 모두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벼랑 끝에 몰린 만큼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경기 결과가 생존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바로 그 다음 주에는 마지막 타자인 최두호가 출격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UFC 206에 출전해 컵 스완슨과 격돌한다. 상대는 랭킹 5위의 거물, 최두호로서는 단번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절호의 기회다. 컵 스완슨과 싸우게 해달라는 끈질긴 구애가 괜한 자신감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선수들의 중요한 경기가 한 달 사이에 집중되면서 책임감을 유달리 많이 느끼고, 바빠진 인물은 다름 아닌 지도자인 양성훈 감독이다. 지금까진 보통 UFC 선수 1~2명의 경기를 준비했지만, 이번엔 4명이다. 양 감독의 지도 능력이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주일 간격으로 경기가 잡히면서 양 감독은 의도치 않은 5주간의 월드 투어를 하게 됐다. 11월 10일 북아일랜드로 떠나 20일 김동현의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함서희의 경기를 위해 호주로 날아간다. 27일 함서희의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28일 아침이 밝으면 라스베이거스로 다시 이동해 현지에 먼저 도착해있는 김동현(B)과 최두호와 합류해 둘의 경기를 준비하고, 4일 김동현(B)의 경기 직후 최두호와 함께 캐나다로 이동한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꿈에 그리던 무대인데, 어쩌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씩 뛰게 됐다"며 "우리 팀은 세계적인 팀으로 성장 중이며, 수준 자체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있다. 지금까지 쌓은 경험이 큰 경쟁력이 되고 있다. 동양인이 UFC 챔피언이 될 수 없고, 동양의 팀이 최고의 팀이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하나씩 이뤄가며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설명한 대로 4명의 선수 모두 이겨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특별히 더 중요한 경기가 있을 수 없다. 감독 입장에선 다 같은 제자이기도 하다. 열 손 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선수 한 명, 한 명 인생에서 중요한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알아서 어느 정도까지 잘 성장한다. 그러나 거기에서 수준이 더 올라가면 그때부턴 지도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진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낀다. 지금 내가 그 시기인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정확한 포인트를 짚어야 하고 실수는 용납 안 된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4명의 선수들을 제대로 조련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신경 써야할 선수도 많지만, 경기 장소가 전부 달라 김동현의 경기를 위해 북아일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엔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없다.

양 감독도 이 부분이 가장 큰 애로점이다. 경기가 다가올수록 1대 1 맞춤훈련이 중요한데, 김동현 외에는 그것이 어렵다. 가장 늦게 나서는 최두호의 경우 경기 1개월 전부터 약 3주간은 양 감독과의 훈련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팀매드에 양 감독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지도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그는 미리 준비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 이전 경기보다 훈련 템포를 앞당겼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계속 하면서 가능한 한 자신의 자리 비움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끝으로 양 감독은 "내 하루 일과는 눈을 떠서 잘 때까지 선수들과 체육관에서 함께 하는 것이고, 그 외에는 경기를 하러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다. 집에선 잠만 자기에 해외에 오래 머무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며 "당연히 4명의 선수 모두 승리하길 바란다. 장담할 수 없지만 모두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