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4년 만에 다시 타이틀로…오브레임의 추락과 부활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챔피언, K-1 월드 그랑프리 챔피언 등 메이저 타이틀을 세 개나 보유한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UFC 입성은 화려했다. 한국시간으로 2011년 12월 31일, UFC 141에서 오브레임은 전 UFC 헤비급 챔피언이자 톱컨텐더인 브록 레스너를 무참히 짓밟았다.

당시 오브레임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레스너를 꺾으며 2007년부터 11연승을 기록했는데, 11승을 전부 넉아웃 및 서브미션으로 장식했고, 이중 9승을 1라운드에 결정지었다. 레스너 역시 오브레임의 막강 화력에 1라운드를 넘기지 못한 채 침몰했다. 거침이 없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UFC 정복도 곧 가능할 것만 같았다.

타 단체에서의 실적을 인정받아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시작한 오브레임은 레스너를 꺾으며 단번에 타이틀 도전권을 손에 넣었다. 당시 챔피언은 주니어 도스 산토스. 케인 벨라스케즈를 꺾고 새로운 챔피언이 된 도스 산토스의 1차 방어 상대가 오브레임이었다.

둘의 대결은 발표되자마자 세계 최강 헤비급 타격가를 가리는 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복싱의 산토스와 킥복싱의 오브레임이 벌이는 대결은 당시 UFC가 실현 가능한 최고의 빅매치로 손색이 없었다. 둘의 대결이 열리는 무대는 2013년 5월 26일 열릴 UFC 146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약 50일 앞두고 사고가 발생했다. 네바다주체육위원회(NSAC)가 예고 없이 진행한 약물검사에 오브레임이 걸려든 것이다. 그해 4월 4일 네바다주체육위원회는 오브레임이 테스토스테론의 기준치를 넘겼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오브레임은 "스테로이드 사용 목적이 부상을 치료 하는데 있었다는 것을 주체육위원회에게 알릴 것이다. 금지약물 사용은 내 의지와 무관하며 무작위 검사를 통해 깨끗한 파이터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나는 타이틀전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며 결백함을 주장했지만, 최종적으로 돌아온 것은 9개월 출전 정지라는 징계였다. 그렇게 타이틀 도전 기회도 날아가 버렸다. 프랭크 미어가 오브레임을 대신해 출전했다.

오브레임은 약물 스캔들로 인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한 해를 경기 없이 보낸 뒤 2013년 2월 복귀전을 가졌다. 상대는 안토니오 실바. UFC 두 번째 경기가 원래 예정된 타이틀전은 아니지만, 실바를 이기면 충분히 타이틀 도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수많은 팬들과 전문가들 역시 오브레임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2라운드까지 우세했으나 3라운드 들어 실바의 연타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충격이라고 밖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이변이 아니었다. 부진의 시작이었다. 다음 경기에선 트래비스 브라운에게 4분 만에 KO되고 말았다. 얼마 전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던 폭발력은 온데 간데 없었다. 좋은 기량을 갖췄음에도 뒷심이 부족해 승리를 내준다는 의미의 별명, '5분의 힘' 시절로 돌아갔다고 비아냥거리는 이들이 생겨났다.

프랭크 미어를 꺾으며 다행히 3연패는 면했지만, 부진의 행보는 끝난 게 아니었다. 이번엔 벤 로스웰의 펀치에 약 2분 만에 고꾸라졌다. 이젠 패배가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다. 물론 미어에게 승리할 때 역시 이전의 기량에는 모자랐다. 2011년의 오브레임이었다면 미어 정도는 1라운드에 끝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모두가 오브레임의 거품이 빠졌다고 했다. 약물 양성반응으로 인한 징계 이후 스테로이드를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자 경쟁력이 바닥을 드러냈다고 입을 모았다. 정황을 보자면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기도 했다. 오브레임은 점차 그렇게 추락했다. 당연히 타이틀 도전은 이미 먼 얘기가 돼버렸다.

그러나 비 온 뒤 땅이 굳는 법.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베타랑 오브레임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섰다. 욕심을 비우고 이기는 것에 집중했다. 상대를 압도적으로 때려눕히는 막강 화력은 보기 어려워졌지만, 포인트에서 앞서나가는 안정된 운영으로 다시 승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스테판 스트루브와 로이 넬슨에 이어 지난해 말 원래 자신과 헤비급 타이틀을 놓고 맞붙을 예정이었던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제압하며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지난 5월 안드레이 알롭스키를 눕히며 드디어 타이틀 도전권을 손에 넣었다.

오브레임은 오는 11일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UFC 203의 메인이벤트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도전한다. 원래 타이틀에 도전하기로 했던 날은 2013년 5월 26일, 이 날을 기점으로 타이틀에 도전하기까지 약 4년 4개월이 걸렸다. 긴 시간 동안 돌고 돌며 최악의 순간을 맞으면서 더 단단해진 오브레임, 만약 챔피언이 된다면 그의 파이터 인생에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