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9년 전 오늘' 정찬성, 역사상 최초 트위스터 승

정확히 9년 전인 2011년 3월 27일.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UFC의 새 역사를 썼다. 

WEC에서 경쟁하다가 UFC로 둥지를 옮긴 그는 레오나르드 가르시아와의 대결에서 지금까지 누구도 선보이지 못했던 트위스터를 성공시키며 다시 한 번 크게 주목을 받았다. 

트위스터는 상대의 한쪽 다리를 자신의 두 다리로 묶어둔 상태에서 두상을 횡방향으로 당겨 척추를 비트는 관절기다. 척추에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어 주짓수 대회에서는 금지 기술로 지정돼있다.

2라운드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백마운트를 잡아낸 정찬성은 20초가 남았을 때부터 트위스터 셋업에 들어갔다. 한쪽 다리의 훅을 풀어 가르시아의 한쪽 다리를 묶고 상체를 옆으로 틀었다. 당시 가르시아는 무슨 기술인지 모른 채 이대로 라운드가 끝나길 기다렸다. 하지만 갑자기 척추가 뒤틀리는 고통에 탭을 칠 수밖에 없었다.

 

정찬성 본인 입장에선 여러모로 의미가 큰 승리였다. 희귀한 서브미션 기술을 성공시킨 것 외에도 여러모로 가치가 높았다.

우선 미국 진출 첫 승리였다. 그는 첫 미국 무대였던 2010년 4월 WEC 48에서 레오나르드 가르시아와 세기의 난타전을 벌여 '코리안 좀비'를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논란이 남는 판정으로 승리를 얻어내진 못했다.

두 번째 경기에선 생애 처음으로 KO패를 경험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냉정하게 싸우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UFC에 입성한 것은 좋지만, 2패라는 부담을 안고 옥타곤에 데뷔해야 했다. 당시만 해도 그는 이렇게 또 지면 퇴출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바꾸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가르시아와의 2차전은 애초 예정된 것이 아니었다. 가르시아의 원래 상대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정찬성이 대체자로 들어간 경우였다. UFC 데뷔전, 대체투입, 2차전 등 부담 요소가 많았던 그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200% 발휘한 것이다. 억울한 패배에 대한 설욕도 이보다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해냈다.

정찬성은 경기 직후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를 수상했으며, 그해 말 올해의 서브미션에 선정되는 경사까지 누렸다.

그 승리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정찬성은 이후 마크 호미닉, 더스틴 포이리에와의 대결에서도 세계 팬들의 찬사를 받는 훌륭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페더급 컨텐더로 부상했고, 3연승 뒤 2013년 8월 한국인 최초로 UFC 타이틀에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