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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산야 사활 걸었다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UFC를 대표하는 챔피언 중 하나였다. 2012년 프로 MMA에 데뷔한 그는 2018년 11승 무패의 전적으로 UFC에 입성했고 옥타곤에서도 연승을 이어가며 거침없이 성장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9년 잠정 챔피언을 거쳐 마침내 정식 챔피언에 등극하는 꿈을 이뤘다. 그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지난해 7월 5차 방어에 성공했다. 

아데산야가 이 위치까지 올라서기까지 좌절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자신만만했고 누구를 만나도 이길 것 같은 아우라를 내뿜었다. 물론 2021년 한 차례 패한 적이 있긴 하나 그건 라이트헤비급 타이틀매치였기 때문에 그의 커리어와 기세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랬던 그에게 갑자기 위기감이 엄습했다. 과거 킥복싱 무대에서 경쟁하던 알렉스 페레이라가 UFC에 입성하더니 마침내 자신의 목젓을 겨누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둘은 과거 글로리라는 킥복싱 대회에서 두 차례 맞붙은 경험이 있으며, 두 번 모두 페레이라가 승리했다. 1차전은 판정, 2차전은 KO로 희비가 엇갈렸다.

UFC에서 이뤄낸 커리어만 보면 아데산야가 절대적으로 앞서지만 둘의 대결에서는 그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아무리 멘탈이 강한 선수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두 번의 패배를 안긴 상대와 다시 맞선다면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패배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으며, 더군다나 2차전에선 완전히 실신 KO패한 만큼 트라우마를 지워내기가 어렵다.

언제나 여유가 넘치던 아데산야는 페레이라가 다음 도전자로 확정되자 다소 감정적이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상대가 누구든 여유가 있었던 평소 모습과를 분명 달랐다. 패했던 경험이 그의 마음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했다.

페레이라는 아데산야와의 대결이 확정되자 "그는 내가 UFC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다. 이제 UFC는 내 집이다. 그의 시대는 끝났다. 이 경기는 단지 육체적인 것만이 아니다. 무언가 다른 힘이 작용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경기에서 그것을 증명했다. 체스게임 같은 아데산야의 노련한 운영에 쉽진 않았지만 결국 5라운드에 기회를 잡아 TKO승을 거두고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UFC에서 불과 4경기 만에 정상을 밟는 순간이었다.

무서울 게 없었던 아데산야는 좌절할 만했다. 그에겐 페레이라가 인생 최대의 숙적이자 방해꾼으로 느껴질 만했다. 페레이라만 없었으면 이런 좌절은 없었을 텐데, 그가 하필 UFC로 온 게 원망스러울 수 있을 만했다. 

아데산야느 패하자마자 바로 재대결을 다짐했다. 그리고 그는 다가오는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에게 이번 경기는 선수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다. 만약 진다면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게 되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챔피언 복귀나 벨트보다 무조건 페레이라를 꺾는 것만 바라본다.

그는 “이제껏 누군가와의 싸움에 특별히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녀석은 다르다. 내 스스로에게 암시를 한다. 벨트든 뭐든 다 필요 없다. 그냥 이녀석 만큼은 박살내야 한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사람들이 뭐라 말하든 개의치 않는다. 패배를 전부 만회할 생각도 없다. 이번 한 번만 깨부수면 된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한편 페레이라 대 아데산야의 재대결은 오는 4월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UFC 287의 메인이벤트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