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2018년 2월 UFC 221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롭 윌킨슨을 상대로 뛰어난 타격 실력을 과시하며 2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승리 직후 그는 케이지 곳곳에 수컷 개가 소변을 보는 세리모니로 눈길을 끌었다. '이제 옥타곤은 내 구역이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약 2개월 뒤 있었던 두 번째 경기에서 혼쭐이 났다. 그 경기에서 아데산야는 2:1 판정으로 겨우 이겼다. 그때의 상대가 이번 주말 3차 방어전 상대인 마빈 베토리다.
당시 경기는 UFC에서 2승 1패 1무를 기록하던 베토리의 다섯 번째 옥타곤 출전이었다. 그는 전진스텝을 밟으며 아데산야를 꾸준히 압박했고, 아데산야는 로킥과 잽, 카운터로 대응하며 경기가 팽팽하게 전개됐다.
1, 2라운드에 클린치에서 테이크다운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던 베토리는 3라운드 들어 두 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끝냈으나 아쉽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두 번이나 써밍(눈 찌르기 반칙)을 당한 터라 억울한 부분도 있었다.
판정이 발표되자 베토리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옥타곤을 빠져나갔다. 만약 아데산야가 그때 베토리에게 졌으면, 그가 지금 위치에 없었을 수도 있었다.
아데산야는 데릭 브런슨, 앤더슨 실바, 켈빈 가스텔럼 등을 넘은 뒤 로버트 휘태커마저 무너트리며 미들급 정상에 우뚝 섰고, 이후 요엘 로메로와 파울로 코스타마저 물리치고 2차 방어까지 성공한 상태다. 최근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해 패했으나 미들급에선 여전히 패배 없이 굳건하다.
베토리는 2019년 첫 경기에서 세자르 페레이라를 꺾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더니 5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경기에선 잭 허만슨과 케빈 홀랜드를 물리쳤다. 화려하진 않지만 우직하고 정석적인 파이팅이 빛을 보는 중이다.
그는 MMA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북부의 작은 마을 출신으로 운동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이탈리아 MMA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으며, 이젠 MMA에서 정점을 찍으려 한다.
베토리는 과거 "UFC는 내 삶의 가장 큰 기회다. 조금의 후회, 조금이라도 놓치는 것도 싫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엔 MMA에서 크게 된 선수가 없다. 여기에서 성공하고 싶다. 사람들이 틀렸단 것을 증명하고 싶다. 또 이탈리아에선 종합격투기 파이터를 길거리 싸움꾼으로 생각한다. 그들이 틀렸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한 바 있다.
2차전은 1차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1치전이 신인들의 평범한 대결이었다면, 2차전은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타이틀전이다. 둘 모두 성장한 결과 가장 높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아데산야는 베토리를 다시 한 번 꺾으면서 자신이 더 뛰어난 파이터라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3차 방어를 완수하려 하고, 베토리는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아데산야를 넘고 UFC 챔피언의 꿈을 이루겠다는 마음에 부풀어있다. 이제 그 날이 사흘 밖에 남지 않았다.
한편 UFC 261은 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힐라 리버 아레나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데이브손 피게레도 대 브랜든 모레노의 플라이급 타이틀전, 레온 에드워즈 대 네이트 디아즈의 웰터급 경기도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