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경량급 역사상 최고의 빅매치, 이틀 뒤 UFC 194의 메인이벤트인 페더급 통합타이틀매치에서 격돌하는 챔피언 조제 알도와 잠정챔피언 코너 맥그리거가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있었던 UFC 194의 기자회견에서 맞선 알도와 맥그리거는 서로 뜨거운 눈빛을 교환했다.
아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맞서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던 선수였지만, 이날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적당한 기세싸움을 한 뒤 등을 돌렸다. 맥그리거가 다리를 벌리며 범상치 않은 행동을 하는가 싶었으나 거기까지였다.
지난 3월, 5개국 10개 도시를 거치는 미디어 투어 당시만 해도 두 선수가 만나기만 하면 입과 몸을 동원한 싸움이 난무했다. 특히 차엘 소넨을 잇는 트래시토커이자 악동 기질이 있는 맥그리거는 챔피언 벨트를 빼앗고 알도의 사진을 찢어 밟는 등의 도발을 서슴으며 신경전을 걸었다.
두 선수가 달라진 태도를 취한 것은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대회 직전 상대를 과하게 도발하고 흥분하는 것은 경기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냉정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마인드컨트롤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알도는 "난 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있고 맥그리거가 무슨 말로 짓거리든 난 동요하지 않는다"고 덤덤히 말하며 "스탠딩 타격전이든 그래플링 양상이든 그를 끝장낼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자신이 언더독인 베팅 상황에 대해서는 "누가 계산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돈을 벌고 싶다면 나의 승리에 걸어라"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맥그리거 역시 마음을 가라앉힌 모습이었다. "정신은 집중된 상태고 마음은 고요하다. 난 준비가 끝났으며 이 자리에 있어 행복하다"며 "사람들은 내 커리어를 과소평가하는데 알도는 좋은 상대다. P4P 1위인 챔피언을 꺾는다면 내가 말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4분 안에 끝날 것 같다. 알도가 무너지는 게 보인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한국시간으로 내일 오전에는 이번 대회의 공식 계체량이 열린다. 기자회견장에서 차분했던 둘이었지만, 계체량 행사는 또 다르다. 계체량에서의 눈싸움을 진짜 대결의 시작으로 간주하는 파이터들이 많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신경전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둘의 이번 경기는 UFC에 페더급이 도입된 이래 최초의 통합타이틀전으로 치러진다. WEC 챔피언이던 상황에서 단체가 UFC로 완전히 흡수되며 UFC의 페더급 벨트를 받은 알도는 그동안 타이틀을 7차례나 방어해냈다. WEC 시절까지 포함하면 타이틀전만 10경기 연속 치러 전부 승리했다. 총 전적은 25승 1패며, 데뷔 초기였던 2005년 이후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UFC에 입성한 맥그리거는 지난해 더스틴 포이리에를 꺾으며 눈길을 끌더니 이어 데니스 시버를 쓰러트리고 타이틀 도전권을 따냈다. 특히 그가 짧은 시간에 스타 반열에 오른 것은 화려한 말솜씨와 아일랜드에서의 높은 인기도 한몫 했다. 지난 7월에는 부상으로 빠진 알도를 대신해 출전한 채드 멘데스를 꺾고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