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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롭스키, 38번째 출전

UFC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는 라이트급의 짐 밀러다. 그는 2008년 UFC 89에서 데뷔해 현재까지 39경기를 소화했다. 올해 40경기를 뛴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밀러만큼은 아니지만 안드레이 알롭스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현재까지 37경기를 소화해 도널드 세로니와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이번 주말 UFC Vegas 53에서 출전이 예정돼있는 만큼 다음 주가 되면 38경기로 단독 2위가 될 전망이다.

알롭스키는 누구보다 롤러코스터 행보가 두드러진 선수다. 패배가 연패로, 승리가 연승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현재는 적지 않은 나이로 커리어의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그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거는 사람도 예전만큼 많지 않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최근 5년간의 전적은 7승 5패 1무효. 챔피언 등극을 위해 경쟁하는 패기 넘치는 쟁쟁한 파이터들과의 격차가 조금 느껴진다. 지금은 누가 봐도 그는 파이터 인생에서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알롭스키 같은 선수도 없다. 그의 전적을 보고 있노라면 신비함마저 밀려올 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지금 부진하더라도 결코 비난을 받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누가 뭐래도 그는 한 명의 전설이다.

알롭스키는 무려 22년 전 UFC에 데뷔했다. 2000년 11월 18일이 그가 UFC에서 첫 경기를 치른 날이다. 22년 전 옥타곤에서 경쟁하던 파이터가 지금도 같은 공간에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무엇보다 그냥 UFC 파이터도 아니고 챔피언까지 올랐던 그였다. 알롭스키는 2005년 UFC 챔피언에 올라 1차 방어를 완수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지금까지의 모든 프로 경기를 UFC에서 치른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이런 행보를 걷지 못했다. 그와 동시대에 옥타곤을 누비던 선수들은 이미 대부분 은퇴했고, 극히 일부는 중소 단체에서 연명하고 있다.

알롭스키는 적어도 헤비급에서 적지 않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UFC 헤비급 역사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그가 쌓은 22승 역시 헤비급 최다승이자 모든 체급을 통틀어서도 2위에 해당한다. 또 88.4%라는 훌륭한 테이크다운 방어율을 자랑한다. 이 부문 헤비급 1위다.

알롭스키는 지난해부터 3연승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인데, 그런 기반을 잘 닦아놓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알롭스키는 이번 주말 38번째 UFC 공식 경기에 나선다. UFC Vegas 53에서 제이크 콜리어와 대결한다. 

콜리어는 2014년 UFC에 입성해 패배와 승리를 반복하며 5승 5패를 기록 중이다. 2015년 서울 대회에서 한국의 양동이와 맞붙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후 그는 라이트헤비급을 거쳐 헤비급까지 체급을 올렸다. 헤비급에선 지안 빌란테와 체이스 셔먼을 이긴 바 있다.

한편 알롭스키는 커리어를 끝내기 전 UFC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파이터들에게 설욕을 다짐한다. 그는 지난해 자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 알리스타 오브레임, 프란시스 은가누와 다시 붙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