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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롭스키의 굴곡진 여정…챔프에서 밑바닥, 다시 컨텐더 되기까지

 

 
안드레이 알롭스키처럼 굴곡이 심한 선수생활을 한 선수도 드물다. UFC 챔피언 출신이지만 밑바닥까지 경험했다가 30대 중반에 다시 챔피언을 노리는 선수가 바로 알롭스키다. 심지어 UFC에서 알롭스키를 다시 보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일 시절도 있었다.

알롭스키의 전성기는 2005년이었다. UFC 51에서 알롭스키는 팀 실비아를 꺾고 헤비급 챔피언에 올라 1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그해 말 UFC 55에서는 폴 부엔텔로를 물리치고 정식 챔피언에 오르며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이후 팀 실비아와의 타이틀매치에서 내리 패하며 벨트를 빼앗겼지만 이후 마르시오 크루즈, 파브리시오 베우둠 등을 꺾으며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그리고 알롭스키는 2008년 스스로 UFC를 떠났다. UFC는 알롭스키와의 재계약을 원했지만 본인이 거부한 경우였다.

알롭스키가 새롭게 진출한 단체는 어플릭션이었다. 그때만 해도 어플릭션이 공격적으로 종합격투기 이벤트에 뛰어든 만큼 알롭스키의 선택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데뷔전에서 벤 로스웰을 꺾었고 이후 로이 넬슨마저 쓰러트리는 등 성적에 있어서도 순항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알롭스키는 2009년 1월 24일을 여전히 잊을 수 없다. 그 날은 어플릭션에서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와 싸운 날인데, 알롭스키는 경기를 순조롭게 잘 풀어가던 중 회심의 플라잉니킥을 시도하다가 공중에서 실신하는 치욕을 당했다.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자신의 든든한 울타리가 될 것만 같았던 어플릭션이 갑자기 문을 닫은 것이다. 다행히 이름값이 있었던 터라 어렵지 않게 스트라이크포스에 진출했지만 이번엔 성적 부진이 그를 괴롭게 했다. 브렛 로저스, 안토니오 실바,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에게 연이어 패하며 무려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약 10년 간의 파이터 인생 중 최대 시련이었다. 스트라이크포스에서 더 이상 뛰기 어려워졌고, 특히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 당시 알롭스키는 너무 우울한 나머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러시안 룰렛까지 했었다고 밝혔다. 계속 선수생활을 할 운명인지 판단하기 위해 룰렛에 자신을 맡긴 것이었다. 알롭스키는 UFC를 떠난 것을 후회하며 복귀를 원한다고 했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다시 글러브를 낀 채 샌드백을 치고 매트 위를 구르며 부활을 위한 피나는 훈련을 거듭했고, 결국 4연승의 결과물을 남겼다. 2013년 앤서니 존슨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다시 2연승을 올리고 UFC에 복귀할 수 있었다.

사실 옥타곤으로 돌아온 그에게 크게 기대를 거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유리턱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맷집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고, UFC 밖에서 강자에겐 모조리 패했던 알롭스키였다. 복귀전에서 브랜든 샤웁에게 승리했지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는 등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허나 이후 경기에서 알롭스키의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과거 자신에게 판정패를 안긴 안토니오 실바를 1라운드에 쓰러트리더니, 강자인 트래비스 브라운마저 5분이 되기 전 고꾸라트렸다. 과거의 라이벌 프랭크 미어 역시 알롭스키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복귀 후 4연승. 알롭스키는 순식간에 유력한 타이틀 도전 후보로 올라섰다. 과거 알롭스키에게 패한 바 있는 현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은 알롭스키와의 대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알롭스키는 오는 1월 3일 열리는 UFC 195에서 스티페 미오치치와 대결한다. 1위 케인 벨라스케즈가 곧 타이틀에 도전하고 2위인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는 9위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최근 KO패했다. 3위 미오치치와 4위 알롭스키의 승자가 타이틀샷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알롭스키가 UFC의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지 벌써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UFC와 종합격투기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 당시 알롭스키와 함께 활동했던 여러 파이터들이 시간이 흐르며 경쟁력을 잃어간 것을 고려하면 알롭스키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UFC에 복귀할 때와 달리 지금은 많은 이들이 알롭스키의 챔피언 등극을 기대하지만 정작 본인은 욕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챔피언이 되는 것도 좋지만, 과거에 챔피언에 올랐던 적이 있는 만큼 경제적인 부분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알롭스키의 최근 행보는 승수를 쌓은 뒤 타이틀샷을 받기 위해 경기를 치르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