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곤에서 뜨겁게 싸운 지 불과 2주 만에 다시 출전한다. 그런데 상대는 현재 라이트급의 뜨거운 감자 이슬람 마카체프다. 바비 그린은 용기 있는 선택을 했지만, 무모한 도전이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마카체프는 최근 라이트급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파이터다. 압도적인 레슬링을 앞세워 만나는 선수마다 족족 쓰러트린다. 그의 경기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과 승리를 거두는 능력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마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보듯 것 같다. 마카체프는 하빕과 마찬가지로 상대가 알고도 못 막는 경기를 구사한다. 전략도 이전 경기들과 같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레슬링으로 상대를 그라운드로 데려가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어떤 부분을 고려해도 그린이 이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둘 모두 상대가 바뀐 것은 마찬가지지만 2월 27일 출전을 목표로 준비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와의 차이가 크다.
그린이 얼마 전 경기를 치렀다는 것은, 몸 상태가 어느 정도 올라왔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갑작스러운 감량이 부담스럽다. 경기까지 주어진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기술이나 전략적인 훈련보다 체중 조절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73kg급 계약체중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많은 체중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파이팅 스타일의 상성도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린은 타격가다. 물론 최근 경기에서 좋은 테이크다운 방어를 선보이기도 했으나 이번 상대는 레벨이 다르다. 뼛속까지 레슬러인 마카체프다. 그라운드로 한 번 끌려가면 경기는 급속도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린이 출전을 결정한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일단 이런 상황이 아니고서는 현재로선 상위랭커와 맞붙을 방법이 없다. 4위와 맞붙는다는 것은 곧 이기기만 하면 단숨에 5위권으로 수직상승 할 수 있는 기회임을 의미한다.
로또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이기기만 하면 대어를 낚고 대박을 터트린다. 설령 패한다고 해도 그를 비난할 사람은 없다. 상대의 랭킹이나 전력, 경기 전 상황을 고려하면 승리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패할 경우 커리어에 1패가 추가되겠지만, 체급에서의 경쟁에서 잃을 건 없다. 또 보통의 경기보다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고 본인을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는 그린에게 첫 UFC 메인이벤트다.
애초 초대받은 손님은 아니었지만 할 말은 한다. 그린은 "승리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마카체프는 챔피언 감이다. 그러나 MMA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팔아야 하고, 대중들은 최고의 제품을 산다"며 "그의 경기는 지루하다. 피니시를 해도 지루한 것은 마찬가지다. 난 즐거움과 흥분을 추구한다. 그의 경기는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고 신경도 안 쓴다. 재미없고 보면 잠이 온다"고 큰소리쳤다.
또 그는 "내 의도, 목표, 추구하는 것.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타이틀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기회가 오든 안 오든 상관없다. 이런 날 존경한다면 멋진 일이다. 내 일은 계속 돈을 벌고 활동하는 것"이라며 경쟁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