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미들급에서 경쟁하는 박준용은 보통의 선수들과 조금 마인드를 가졌다. 많은 선수들이 화끈한 경기 내용과 강렬한 피니시를 강조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레슬링, 그라운드에서 전방위적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이겼을 때 자신이 배운 것을 완벽하게 활용해서 이겼다는 만족감과 실력이 성장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경기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갔을 때 최상의 결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타격, 레슬링, 그라운드를 고루 활용해 30:25 심판전원일치로 이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또 "기회가 오면 피니시가 좋지만 아직은 15분을 다 채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선수도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이 뛰어난 조르주 생피에르,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카마루 우스만 같은 레슬러 유형의 파이터들이다.
한편 박준용은 이번 주말 UFC FIGHT NIGHT 196에서 그레고리 로드리게스와 맞붙는다. 박준용은 상대가 신예인 것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오히려 지금까지 UFC에서 맞붙은 선수 중 가장 강하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하 박준용 인터뷰 일문일답.
- 3연승을 통해 UFC에서 경쟁할 만한 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상대는 옥타곤에서 1경기를 치른 신예다. 아쉽게 생각하진 않나?
신예이긴 하지만 아쉽진 않다. 로드리게스는 내가 지금까지 UFC에서 싸운 선수 중 MMA를 가장 잘 이해하고 완성도가 높은 선수다. 난 랭킹 같은 거 상관없다. 그냥 센 선수면 만족한다.
- 상대의 어떤 점이 위협적인가?
우선 기본적으로 한쪽에 치우쳐져있지 않다. 상대를 분석할 때 먼저 복싱을 보는데, 기본기가 매우 좋다. 근거리에서의 간결함과 임팩트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복싱 스탠스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인사이드 태클, 그라운드에서의 움직임까지 MMA 이해도가 높다.
- 상대는 UFC에서 한 번을 싸웠다. 본인의 경험을 비춰볼 때 어떻게 싸우는 게 좋을 것 같나?
상대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풀어가야 할 것 같다.
- 가장 많이 싸운 한국인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성실함?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운동능력이야 개인의 차이고, 멘탈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운동을 계속 좋아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 이 목표만 보면 정상 등극보다 생존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도 든다. 그런 목표가 경기 스타틸에 영향을 미치는가?
스타일은 성격에서 나오는 것 같다. 안전성을 지향하고 차분하게 싸우려는 편이다. 얼음같이 차갑게, 불같이 뜨겁게 싸우는 스타일 중 나에겐 전자가 잘 맞는다.
- 의도한 대로 모든 게 잘 풀렸을 때 어떤 결과로 이기는 게 가장 이상적인가?
타격, 레슬링, 그라운드를 고루 활용해 30:25 심판전원일치로 이기는 게 좋을 것 같다.
- 이제는 피니시를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되면 경기를 빨리 끝내는 게 좋은데, 아직까진 15분을 다 채우고 싶다.
- 예전부터 보면 피니시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피니시보단 MMA의 모든 영역을 오가며 경기를 지배하는 것에 의지를 나타내곤 했다. 그 이유가 뭔가?
그래야지 실력이 많이 느는 것 같다. 물론 피니시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모든 영역에서 다 압도한다면, 재대결을 한다 해도 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고 닮고 싶은 선수가 조르주 생피에르,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카마루 우스만 같은 선수들이다.
- 계속 타격가를 만나는 것 같다. 이전 경기 때와 전략적인 변화가 있나?
로드리게스는 나보다 장신이고 기본기가 좋으며 펀치 파워도 좋다. 간결하게 끊어지는 임팩트도 좋고. 그래서 타격이든 레슬링이든, 거리와 타이밍을 잡는 움직임을 많이 준비했다.
- 로드웍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부터 그렇게 꾸준히 뛰었는가?
평소에는 못해도 5~6km를 매일 뛰고, 경기가 잡히면 8~10km를 뛴다. 아침에 일어나 뛰는 것은 6살 때부터 아버지가 길러준 습관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계속 그렇게 하다 보니 하루 일과가 됐다.
- 코치들은 당신의 심폐지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훈련의 결과도 있겠지만 타고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나?
타고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열심히 하다보면 된다. 또 체력운동은 힘들면 포기하기 쉬운 만큼 정신력이 영향을 미친다. MMA에선 힘을 어떻게 5분간 잘 분배해서 쓰느냐가 중요하다.
- 당신이 파이터로 성장한 능력은 타고난 부분과 노력해서 이룬 것 중 어느 쪽에 가까운가?
어렸을 때부터 아침부터 하루 종일 운동을 꾸준히 했다. 물론 그땐 수영을 했지만 그게 습관이 됐고,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 성실함의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운동의 욕심이 많은 편이다.
- 메인이벤트에서 맞붙는 파울로 코스타와 마빈 베토리 중 누가 이길 것 같나?
코스타가 판정으로 이기지 않을까 싶다. 2~3년 안에 그들과 경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