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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현 "목표는 생존…한국서 위기 벗어나겠다"

 


1승 2패. 신인이 조금씩 적응해가는 무난한 성적에 해당하지만, 그 단체가 UFC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냉정한 운영을 고수하는 UFC는 경기의 매력이 없거나 성적이 부진한 선수에게 자비란 없다. 2연패는 곧 퇴출이 검토되는 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에겐 사실상 계약이 끊기는 성적으로 여겨진다. 축구에서 월드컵이 경험을 쌓는 무대가 아닌 증명하는 전장이라면, 격투기에선 UFC가 그렇다.
한국인 UFC 7호 파이터 방태현은 지난해 초 옥타곤에 데뷔해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데뷔전에서 패한 뒤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지만 또 패하고 말았다. 냉정히 보면 그 역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다가오는 경기를 사실상 생존을 결정짓는 일전으로 봐야 할 전망이다. 방태현은 28일 열리는 UFC FIGHT NIGHT 서울에서 레오 쿤츠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방태현 스스로도 자신의 위치를 모를 리 없다. UFC 한국 공식홈페이지(kr.ufc.com)와의 인터뷰에서 방태현은 "나도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진짜 이번에는 잘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다"며 "그렇다고 너무 부담을 갖고 싶진 않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싶다. 일찍부터 감량을 준비했고 컨디션도 괜찮은 편이다"고 말문을 뗐다.
옥타곤에서 치른 세 경기에서 방태현은 이길 때와 질 때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다. 데뷔전에서는 그동안 보여준 한방 위주의 모습과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경기가 돼버리며 무기력하게 판정패했고, 가장 최근에는 제대로 보여준 것 없이 존 턱에게 1라운드 서브미션패를 당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는 카잔 존슨을 KO시키고 두 개의 보너스를 거머쥔 바 있다.
복서 출신의 방태현은 국내 라이트급 최고의 하드펀처로, 시원한 한방 KO승이 가장 방태현다운 경기다. 그러나 그 외의 공격이나 운영에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레슬링을 활용한 공격적인 그래플링으로 경기를 지배한다거나 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근래 들어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여의치 않아 경기 중 원래 스타일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여러모로 부족했던 점이 많았던 것 같다. 사실 난 킥 공격이나 방어가 잘 되지 않는 체형으로 믿을 게 주먹뿐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상대들이 내 스타일을 파악하고 나오면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나이가 먹으면서 예전만큼 펀치가 민첩하지 못하고 반사 신경도 떨어진 것 같다. 혈기도 예전 같지 않다. 전체적으로 날카로움이 무뎌진 느낌이다. 그럴수록 노련미나 운영 능력 등을 갖추며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부진한 이유를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데뷔전의 경우 컨디션이나 정신상태, 기량 등 모든 게 부족했던 것 같다. 스타일은 바꿔야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찾지 못했고 낯선 환경이 적응되지 않았다. 최근 붙었던 존 턱의 경우 그가 나보다 집중력 있게 잘 했던 것 같다"고 돌아본 뒤 "핑계를 대자면 더운 지역은 나와 정말 안 맞는 것 같다. 실내는 너무 춥고 밖은 너무 덥고. 또 음식도 잘 맞지 않는다. 그런 곳에서 며칠간 감량을 하다 보면 전투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캐나다에서 이겼을 땐 날씨나 음식이 잘 맞아 컨디션이 좋았다. 펀치 감각이 살아있었다"고 설명했다.
방태현은 현재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 한 방 위주의 경기 스타일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이미 느꼈다. 이에 스타일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경기에서도 변화된 스타일이 몸에 익어 보이진 않았으나 그는 이번 경기에서 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단순했다. 결국 펀치로 승부를 보려 하겠지만, 이번에는 그래플링도 좀 섞어가면서 지능적인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내려오고 싶다. 이전의 철권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목표는 생존, 1라운드에 경기를 끝내고 싶다. 한국 대회에서 반드시 살아남고 싶다"는 게 방태현의 말이다.
한편 상대인 레오 쿤츠가 한국계인 것에 대해서는 "예전에 태극기를 달고 있기에 왜 저러지 했는데, 최근 기사를 보고 알았다. 처음엔 마음이 조금 약해지는 느낌도 들었지만, 이젠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선수 대 선수의 대결이다. 서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