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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비데즈, 만년 2인자 꼬리표 뗀다

과거 WEC 시절 조셉 베나비데즈의 최대 숙적은 도미닉 크루즈였다. 그는 WEC에서 두 번의 패배를 겪었는데, 2패를 전부 크루즈에게 허용했다. 2009년 1차전은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이었고, 2010년 2차전은 밴텀급 타이틀전이었다.

이후 WEC가 UFC로 흡수되면서 베나비데즈는 자연스럽게 활동한 무대를 옮겼다. 그리고 2012년 플라이급이 신설되자 도전을 결심했다. 크루즈와의 인연을 끝내면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UFC 플라이급에는 더 막강한 적이 기다리고 있었다. 플라이급을 장기간 집권했던 드미트리우스 존슨. 베나비데즈는 UFC에서 존슨을 번번이 넘지 못하며 이번에도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2인자라는 꼬리표가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존슨과의 첫 대결은 2012년 플라이급의 초대 챔피언을 가리는 토너먼트의 결승이었는데, 그 경기에서 베나비데즈는 아쉽게 2:1로 판정패했다. 이듬해 2차전은 처참했다. 1라운드 약 2분 만에 KO패했다. 커리어에서의 첫 KO패였다.     

이후 그는 여러 경쟁자들을 이겨내며 2위 자리를 지켜나갔음에도 존슨에게 다시 도전할 명분을 갖기 어려웠다. 존슨은 항상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방어전 횟수를 늘려나갔고, 2017년 UFC 역사상 최초로 11차 방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리고 2018년 큰 사건이 발생한다. 존슨과 베나비데즈에게 패한 바 있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레슬러 헨리 세후도가 존슨과의 2차전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존슨은 UFC에서의 활동을 끝내고 타 단체로 이적했다.

베나비데즈에겐 챔피언에 오를 희망이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하필 그는 세후도가 챔피언에 오르기 2개월 전 서지오 페티스에게 발목을 잡혔다. 그 패배가 아니었다면 세후도의 첫 방어전 상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저력 있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알렉스 페레즈와 더스틴 오티즈에 이어 주시에르 포미가를 차례로 꺾으며 마침내 타이틀 도전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상대는 세후도가 아닌 데이브손 피구이레도다. 베나비데즈가 페티스에게 패하고 다시 일어서던 사이 세후도가 밴텀급 타이틀마저 거머쥐면서 플라이급 타이틀을 반납했고, 존슨과 피구이레도가 플라이급 정상의 자리를 놓고 대결하게 된 것이다. 

베나비데즈로선 존슨에게 설욕하며 챔피언 벨트를 두르거나 세후도를 다시 한 번 꺾으며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존슨과의 2차전에서 패한 지 약 6년 3개월 만에 얻은 천금같은 기회다.    

상대인 피구이레도는 브라질 출신으로 2017년 11승 무패의 전적으로 UFC에 데뷔해 연승을 이어나가며 신성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주시에르 포미가에게 첫 패를 당했지만 알렉산드레 판토자와 팀 엘리엇을 차례로 누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경량급임에도 피니시율이 높고 타격과 그라운드에 고루 능하다.

1984년생, 한국 나이로 37세인 베나비데즈에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기회다. 14년간의 프로 파이터 인생에서 세 차례 타이틀에 도전해 고개를 숙였지만, 이번 네 번째 기회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