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하는 선수에게 있어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데뷔전이나 타이틀전은 물론 연패 뒤 경기나 연승 뒤 경기 역시 이겨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에겐 다가오는 복귀전이 지금까지 치른 다른 어떤 경기보다 각별하게 다가온다. 경기 자체의 비중만 본다면, 2013년 8월 치른 조제 알도와의 페더급 타이틀매치가 가장 크지만 이번 경기는 그의 격투 인생 후반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는 2월 5일(한국시간) UFC FIGHT NIGHT 104에서 정찬성은 데니스 버뮤데즈와 메인이벤트를 장식한다.
정찬성은 "지금으로선 다른 어떤 경기보다 이 경기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가 걸려있다. 복무하면서 생각하고 실천했던 것들을 시험할 기회고,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또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고 새 스폰서에도 내 가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절대 내줄 수 없는 경기다. 정찬성은 입대 전 5~6위권에서 활동했었지만, 공백이 길었던 탓에 당시 랭킹의 효력이 사라진 상태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경기로 인해 모든 것을 다시 평가받는다. 이긴다면 당시 랭킹의 효력이 상당 부분 살아난다.
현재 정찬성의 위치는 랭킹엔 없지만 '한 번에 부상할 가능성을 가진 상태'로 볼 수 있다. 랭킹 8위의 버뮤데즈에게 승리한다면 곧바로 톱10에 합류할 수 있다. 3~4년 전 머물던 톱5까진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곧바로 타이틀전을 위한 경쟁이 가능하다.
정찬성은 그 점에서 이번 경기를 기회로 생각한다. "버뮤데즈를 이긴다면, 다음엔 더 높은 랭커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선수는 리카르도 라마스다. 예전에 한 차례 싸울 뻔 했던 적도 있다. 라마스를 이긴다면 타이틀 도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반면 패할 경우 입지가 흔들린다. 과거만큼 경쟁력이 없다는 시선이 생기고, 경기를 치렀음에도 랭킹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타이틀 재도전까지도 많은 시간이 발생한다. 타이틀전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갖는 복귀전의 결과는 천당 아니면 지옥인 셈이다.
2경기 후 타이틀에 재도전하는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의 내용도 중요할 전망이다. 정찬성은 2013년 당시에도 랭킹은 리카르도 라마스 아래였으나 매 경기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도전자로 낙점됐었다. 중요한 것은 경기의 기대감이다.
정찬성은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내가 계획하고 원한대로 펼쳐진 경우는 없다. 난타전이나 트위스터, 단시간 KO승 등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열심히 싸웠을 뿐이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승리가 우선이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