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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s

부상 해방…더 강해진 이정영

분명 이전과 달랐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신감을 내보였던 그였지만 정식 데뷔를 앞둔 지금은 경기에 대해 보다 진지해진 모습이 눈에 띈다.

사실 겉으로 내비쳤던 것과 달리 이정영은 Road to UFC 내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릎 부상을 안은 채 제대로 훈련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모험을 걸었다.

그의 모험은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1차전인 목표를 달성한 그는 무릎 수술과 재활로 긴 시간을 보냈다. 힘든 시기였지만, 고난의 시간이 있었기에 맘껏 훈련할 수 있는 지금의 몸상태가 유독 고맙게 느껴지고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자신도 있다.

무릎 부상, 훈련, 이자와의 재대결, 상대인 불레이크 빌더 등에 대해 이정영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그의 데뷔전은 오는 2월 4일(한국시간) 펼쳐진다(이하 일문일답).

- Road to UFC 시즌 1 우승 후 무릎 수술을 받고 오랜 기간 쉬었다. 이제 무릎 부상은 잘 회복됐는가?

너무 잘 회복되고 있다. 스파링과 그라운드 훈련도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돼서 많은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을 하고 있다. 레슬링 및 그라운드 부분도 그렇고 또 킥 등 좀 다양한 공격 옵션을 위해서 많이 준비하고 있다. 스파링도 이제 실전 스파링을 위주로 한다. 확실히 스파링 안 할 때와는 다르다. 좋은 느낌을 많이 받고 있어서 분명히 이번 경기 때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외국에서 훈련하고 싶다는 희망을 여러 차례 표명했는데, 이번에는 어디서 캠프를 준비하게 되나?

이번에는 일단 1월 초 미국에 간다. 일단은 스파링 파트너를 한번 고용해보려고 하고 있다. 지금 그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일단 이번 경기는 어쩔 수 없이 12월 한 달은  한국에서 원래 훈련하던 대구에서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그리고 한 달은 미국에 가서 상대 블레이크 빌더랑 비슷한 사이즈의 스파링 파트너를 구해서 막바지 훈련으로 스파링과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할 것 같다. 다음부터는 진짜 미국에 가서 훈련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진짜 어쩔 수 없이 무릎 때문에 지금 당장 미국 가는 거는 솔직히 조금 리스크가 있다. 아무래도 100% 부상 위험이 없을 때 가서 캠프를 하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이번 데뷔전만큼은 이렇게 될 것 같다.

- 오랫동안 바라던 UFC 데뷔전에 나서게 된 기분이 어떤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받은 첫 수술이었다. 그래서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운동을 하면서, 해쳐나가고 하는 스타일인데 다쳐서 운동을 못 하니 그 시간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래도 다행히 지난 경기로부터 딱 1년 만인 2월에 데뷔전이 잡혔다. 병원에서 딱 1년 지나서 복귀하는 게 좋다고 추천을 해줬다. 더 무릎이 더 단단해지고,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정말 잘 됐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이제 최대한 많은 경기를 가질 생각이다. 큰 부상만 없다면 무조건 경기를 많이 뛸 거다. 데뷔전인 이번 경기만큼은 진짜 방심하지 않고 철저하게 임하겠다. 자신감은 아직 가지고 있는데 이제 절대 상대를 쉽게 보거나 이런 생각은 없다. 그만큼 신중하게 준비를 잘해서 경기를 잘 치르도록 하겠다.

- 상대 블레이크 빌더는 어떤 상대라고 생각하고, 어떤 경기가 될 거라 예상하는가?

상대의 스타일을 봤을 때 이번 경기는 절대 재미없는 경기가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끈한 경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일단은 상대 주먹을 가장 조심하고 있다. 내가 스트레이트성 공격이 많다 보니까 그 부분에 맞춰서 머리를 빼면서 카운터를 친다든지 그런 준비를 해올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빌더가 내 힘을 빼기 위한 레슬링을 준비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다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갈 생각이다. 분명히 지루한 경기는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화끈한 경기로 찾아뵙겠다. 그리고 상대 선수가 나보다 UFC에서 경기한 경험은 많지만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UFC가 좋은 상대를 붙여준 것 같아서 너무 만족하고 있다.

- Road FC에서부터 RTU 준결승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다 이자 전에서 판정까지 갔다. 무릎 부상 문제가 해결된 지금이라면 다시 압도적인 피니시 행진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그 부분은 이자가 잘했다. 이제 나는 이자를 일단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언젠가 한 번 다시 붙었으면 하는 희망은 있다. 이자도 잘하고, 나도 더 잘해서 위에서 붙으면 오히려 더 괜찮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내가 먼저 UFC에 데뷔하는 입장이라 내가 이겨버리면 굳이 이자를 다시 부를 이유도 없다. 이자도 앞으로 올라와야 되는 입장이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붙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는 붙었으면 좋겠다.

- 챔피언 볼카노프스키까지 가는 계획에서 댄 이게를 가장 앞서 언급했다. 댄 이게를 고른 이유는 무엇인가? 데뷔전에서 승리하면 댄 이게를 콜아웃할 생각인가?

일단 랭커 중에는 댄 이게가 제일 상대하기가 무난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얘기한 거고 이번에는 일단 이번 경기를 이기는 데만 집중하고, 누구를 콜 할 생각은 없다. 이번 경기에 모든 포커스를 맞춰 멋진 경기를 펼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그동안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내가 더 나은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데 다리 때문에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운동을 해도 의욕도 안 살고, 이래서 우울증이 오는구나 싶을 정도의 감정을 느꼈다. 이제는 다 회복되기 때문에 특별하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 영어 인터뷰 후 이불킥을 했다고 얘기했다. 영어 선생님과 공부를 하는 모습이 SNS에 보이던데 이번에도 영어 인터뷰를 시도해볼 건가?

듣는 거는 이제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아직 말은 선뜻 안 나오는데 듣는 건 뭐라 하는지 대충 이해가 된다. 조금씩 노력하니까 성장하는구나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당분간 영어 인터뷰는 없을 거다. 한 2~3년 뒤쯤에 진짜 영어가 더 능숙해졌을 때 간단한 멘트 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경기에 임하는 각오와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1년 만에 경기를 하게 됐는데 너무 충분한 기간이었던 것 같고, 이것 또한 하늘이 도와줬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앞선 경기에서 또 실망을 안겨드린 부분도 스스로 인정을 하고 있기에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서 계속해서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분명히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1년 만에 다시 코리안 타이거가 돌아왔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겠다. 2월 4일 꼭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