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 스트로급은 한동안 요안나 예드제칙의 독주로 전개돼왔다. 예드제칙은 지난해 3월, TUF 20에서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이 된 카를라 에스파르자를 압도적인 기량으로 물리치며 챔피언에 오른 뒤 해가 지나가기 전 2차 방어까지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시카 페네와 발레리 레투르노가 도전했지만 예드제칙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올해 역시 독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예드제칙 앞에 강력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으며, 또 기존의 강자들 역시 정상 목전까지 치고 올라와 호시탐탐 타이틀 도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1강 체제로 진행되던 여성부 스트로급의 상위권 경쟁이 갑자기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우선 오는 4월 17일 열리는 'UFC on FOX 누르마고메도프 vs. 퍼거슨' 대회에서 3위 로즈 나마주나스 대 4위 테시아 토레스의 대결이 펼쳐진다.
나마주나스는 초대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토너먼트나 다름없었던 TUF 20의 준우승자로, 결승에서 패한 뒤 안젤라 힐과 패이지 밴젠트를 차례로 꺾으며 다시 도전할 명분을 쌓아왔다. 토레스의 경우 인빅타FC에서 활동하다가 2014년 UFC로 넘어와 3연승을 기록 중인 다크호스로 7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의 현재 랭킹과 이러한 최근 실적을 고려하면 이 경기의 승자가 바로 타이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의 성격을 띠는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초대 챔피언으로 현재 2위에 올라있는 카를라 에스파르자는 휴지기를 끝내고 타이틀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건다. 나마주나스 대 토레스의 경기 일주일 뒤에 열리는 UFC 197에 출전, 줄리아나 리마를 상대로 1년 1개월 만에 복귀전을 갖는다.
상대의 랭킹이 14위로 비교적 낮은 편이긴 하지만 에스파르자의 현재 위치가 높은 만큼 이길 경우 타이틀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에스파르자의 경우 랭킹 자체는 타이틀에 도전할 명분은 되지만 타이틀을 내준 직후인 만큼 무엇보다 승수 그 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나마주나스 대 토레스 대결의 승자가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에 나선다면, 현재 랭킹이나 경기를 치른 시기를 고려할 때 그 상대는 에스파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 과정에서 타이틀 도전 기회를 잡은 선수가 현 챔피언 예드제칙과 맞붙는 보장은 없다. 예드제칙은 현재 클라우디아 가델라와 TUF 코치로서 경쟁 중이며, 7월 9일 열리는 피날레 무대에서 맞붙게 된다.
가델라는 지금까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예드제칙이 가장 벅차했던 상대였다. 예드제칙은 2014년 말 UFC 두 번째 경기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무패를 기록 중이던 가델라를 만나 매우 힘겹게 승리한 바 있다. 당시 공식 기록은 2:1 판정승이었다.
노바 유니오 소속의 가델라는 그 패배로 총 전적 13승 1패가 됐다. 당시 가델라가 보여준 기량이 인상적이었고 이후 경기에서 제시카 아길라를 무난히 꺾은 만큼 그녀를 향한 기대치는 높다. 2차전에서는 가델라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한편 현 챔피언 예드제칙은 경쟁자들의 이러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2체급 석권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UFC가 여성부 스트로급과 밴텀급 사이에 위치할 플라이급 도입 계획을 밝히자 이를 노리고 있는 것. UFC 역사에서 두 체급의 벨트를 손에 넣었던 선수는 있었지만, 그것을 동시 가진 선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