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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우, 패배를 통해 정상

한국인 페더급 파이터 '스팅' 최승우의 약점은 그래플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패배했던 경기를 보자면 상대의 레슬링 공격이나 그라운드에서 밀려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조시 쿨리바오와의 경기는 달랐다. 그는 쿨리바오의 유연한 스탠딩 타격전에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끌려 다녔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타격에서만큼은 자신감이 있었던 최승우에겐 좌절이 클 만한 경기였다.

최승우는 그 경기가 좋은 경험이 됐다고 돌아본다. 패배 직후에는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한계를 느꼈다는 점에서 미련이 적었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을 버텨내고 끝까지 싸웠다는 점에서 자신감도 챙겼다. 

오는 11월 13일(한국시간) 열리는 UFC 281에서 최승우는 연패 탈출에 나서며, 이번에는 미국의 명문팀에 트레이닝캠프를 꾸릴 예정이다. 출국을 앞두고 있는 최승우에게 지난 패배와 이번 경기 준비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었다(이하 일문일답).

- 킬 클리프 FC(구 샌포드 MMA)에서 어떻게 훈련하게 된 것인가.
원래 지난 경기를 미국에서 준비하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경기 후 잔부상이 좀 있었고, 이번에는 미국에서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어떤 이유로 킬 클리프 FC를 선택했는가.
후보지를 몇 곳 뽑았었는데 그 중 킬 클리프 FC가 잘 맞을 것 같았다. 선수들도 많고, 훌륭한 헨리 후프트 코치도 있어서 캠프까지 준비해보려고 한다. 미국에서 몇 군데 체육관을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고민이 됐었지만 다행히 내 매니지먼트사인 루비에서 킬 클리프 FC와 잘 연결해줬다. 전지훈련을 가기 위해 돈을 모았고, 주위에서 도와준 분도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도 해결이 됐다.

- 일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아직 확실하진 않은데 9월 1일에 출국할 것 같다. 두 달 반 정도의 일정이다. (2연패로)벼랑 끝에 서 있는데 잘 준비해서 이기고 오겠다.
 
- 마이클 트리자노와의 경기는 어떻게 정해졌는가.
7월 말에 제안을 받았다. 여러 가지 고민할 게 있어서 딱 일주일 생각하고 8월 5일에 수락했다.

- 코너를 후프트 코치가 직접 봐주는 건가.
그렇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은데 아마 헨리 후프트가 뉴욕에 같이 가서 코너까지 봐줄 것 같다. 그리고 킬 클리프 FC 쪽에서 코치 한 명이 붙고, 한국에서 내 스트렝스 앤 컨디셔닝 코치 한 명이 같이 가서 통역과 훈련을 도와주기로 했다.

- 컨디셔닝 코치님은 어떤 분인가.
내 몸 상태를 봐주고, 스트렝스 앤 컨디셔닝을 지도해주는 분으로, 피트인피트니스 운영하고 있는 신정우 코치님이다. 이번에 두 달 반 동안 같이 가서 케어해주고, 통역도 해주면서 함께해 주시기로 하셨다.

- 트리자노를 파이터로서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약간 터프한 선수인 것 같다. 타격도 좋고, 체력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딱히 그래플링 운영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난 항상 대비를 하고 있다. 미국에 가서 전략을 잘 짜고 그거에 맞춰 훈련을 하려고 한다.

- 스파링 파트너로는 혹시 어떤 선수를 생각하고 있는가.
그 부분까지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 후프트 코치와 얘기하면서 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더스틴 포이리에와 마이클 챈들러가 지금 같은 대회에서 싸운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챈들러가 또 킬 클리프 FC 소속이다.
맞다. 

- 그렇게 된다면 같이 훈련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 3연승을 달리면서 랭킹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가 알렉스 카세레스와 조시 쿨리바오에게 패했다. 부담은 없는가?
전에도 2연패를 했었는데 그때와는 좀 다른 느낌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쿨리바오와의 경기에선 타격에서 내가 좀 많이 밀려서 졌다. 오히려 내 스스로 어느 정도 한계를 느꼈다는 점에서 더 미련이 없었다. 다른 경기 때보다 타격도 많이 허용했고, 다운도 당했지만 그걸 이겨내고 끝까지 싸웠다. 이런 경험이 부담으로 느끼기보다는 다음 경기에서 더 자신감 있게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타격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껴보고, 두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어쨌든 끝까지 버텨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더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자신 있다. 그래서 부담감은 사실 많이 없다.

- 이전까지는 대부분 상대의 그래플링에 의해 패배했는데 처음으로 주특기인 타격에서 밀린 것에 따른 심경의 변화 같은 게 있는지.
확실히 있긴 있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UFC에서 다운도 처음 당하고, 스탠딩 타격전에서 실력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이런 경험을 빨리 해보는 게 오히려 나한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경기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을 경험해보고 보완할 수 있었다. 카세레스와의 경기 때도 많이 배웠지만, 이번 경기로 인해 배운 게 더 많았기 때문에 예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 처음으로 만 30세 이후에 경기를 하게 되는데 혹시 30대의 최승우는 20대의 최승우와 어떻게 달라질 것 같은가. 
30대 전후로 비교하기보다는 쿨리바오 전 이후로 느낀 게 많다. 이제 진짜 마음가짐도 더 강해졌기 때문에 그 경기 후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침착하며 냉정하고, 타격과 그라운드 모든 면에서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조금 더 스마트하게 싸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 마지막으로 경기에 임하는 각오나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있으면 한마디 부탁한다.
2연패를 했음에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패배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이렇게 응원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분들 덕에 힘이 났다. 요즘에도 응원 메시지 보내고, 길 가다가도 알아봐주는 분들을 위해서 내가 진짜 더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2연패 중이지만 다시 3연승, 4연승을 해서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주변에 가족을 비롯해 나를 도와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상황을 잘 이겨내고 다시 연승을 하는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