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최승우 "패배와 부상으로 성장"

한국인 페더급 파이터 '스팅' 최승우는 최근 불운한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10월 알렉스 카세레스와의 경기에서 냉정하지 못한 운영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서브미션에 패했다. 지난 3월에는 경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부상을 입어 출전을 취소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시련이 약이 됐다. 패배 이후 주짓수를 집중적으로 수련하면서 그래플링을 보강했고, 취소됐던 터커 루츠와의 대결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더 성장했다고 믿는다. 그때 준비한 훈련이 이번 경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최승우는 내달 12일(한국시간) UFC 275에서 재기전을 갖는다. 호주 출신의 조시 쿨리바오와 맞붙는 그는 국내 미디어들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패배와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부상을 입으면서 상대, 일정, 장소까지 다 바뀌었다.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선수가 가장 많이 성장할 때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부상으로 무산은 됐지만 그 경기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이 이번 경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장소가 바뀐 건 좋지만 상대는 개의치 않는다. 주어진 상대에 집중할 뿐이다.

- 직전 경기에서 드러낸 단점을 보완했는가?
사실 그라운드나 레슬링 준비에 대한 지적을 받았는데,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그래플링 준비를 하지 않아서 진 게 아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 이후 주짓수에 더 집중하면서 많이 보완했다. 설령 당장 그래플링이 경기에서 나오지 않더라도 1년, 3년을 바라보고 계속 보완할 생각이다.

- 상대인 쿨리바오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특별히 강점이 눈에 띄진 않지만 스텝을 잘 밟으면서 잘 맞지 않는 편인 것 같다. 모든 선수를 존경하지만 타격이나 레슬링, 그라운드,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내가 앞선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 쿨리바오도 본인처럼 자국 단체에서 챔피언을 지낸 뒤 UFC에 입성했다. 혹시 그런 선수들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나?
그런 건 없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생각이 바뀐 건 지금까진 항상 상대를 적으로 봤지만 이젠 한 명의 동료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마음을 가지니까 에너지도 바뀌고 훈련도 잘 되는 것 같다.

- 본인이 타격에서 상대보다 우위에 있는 점은?
까다로운 스타일이긴 한데 난 좋은 리치를 가지고 있고 스피드, 파워, 타이밍에서도 앞선다고 본다. 지난 경기에선 직선 공격 밖에 없었지만 이번엔 헤드 무빙, 스텝 같은 걸 준비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모든 경기를 이겨서 랭킹에 다가서고 싶다.

- UFC에서 진출한 뒤 처음으로 서브미션승이 없는 선수와 맞붙는다. 이 점이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가?
상대가 타격가라고는 하나 타격만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플링과 그라운드도 고루 준비한다.

- 직전 경기에서 우세한 가운데 패했는데, 멘탈적으로 힘들진 않았나?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많이 배웠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이 계속 떠올랐다. '저 상황에서 조금만 더 침착했으면' 하는 생각이 자꾸만 맴돌았다. 한 달 정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훌훌 털어냈다. 마음을 잡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안정을 찾았다.

- 3월 경기가 무산됐을 때와 지금의 컨디션 차이는?
지금이 더 좋다. 체력이나 움직임 등 모든 부분이 좋다. 그때 상태가 좋았기에 그것을 유지하고 더 좋아지기 위해 노력했다.

- 강경호와 동반 출전하는데, 교감이 있었나? 
강경호 선수와는 방송에 함께 출연하고 훈련도 해봐서 친분은 있지만 연락은 따로 하지 않는다. 함께 출전하는 것만으로 든든하다.

- 지난달 정찬성의 경기를 어떻게 봤나?
오랜 만에 가슴 떨리는 경기였다. 손에 땀이 나고 울컥 거리는 마음으로 봤다. 타이틀전을 두 번 한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박수 받아야 한다. 충분히 자랑스럽다. 

- 다양한 단체가 존재한다. 작은 단체에서 최강자로 활동할 수 있는데 강자들이 모인 UFC에 간 것을 후회하진 않나?
그런 미련은 1%도 없다. MMA를 시작한 게 UFC에서 경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단체에 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이곳에서 멋지게 활동하다가 은퇴하는 게 나의 또 다른 목표다. 

-  ROAD TO UFC라는 등용문에 많은 국내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런 이벤트가 열리는 자체만으로 선수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다. 다 우승해서 UFC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 국내엔 충분히 UFC에서 경쟁할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고 나보다 잘 하는 선수도 있다. 다만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 UFC에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언을 한다면?
사실 내가 UFC에는 먼저 왔지만, 나보다 운동을 먼저 한 분들이 많다. 조언할 부분은 없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 팬들에게 메시지 부탁한다.
지난 경기가 무산돼서 아쉬웠지만 실력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번에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 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항상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