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최승우의 셀프 마케팅

이번 주말 UFC 3연승에 도전하는 페더급 파이터 최승우가 달라진 헤어스타일로 이목을 끌었다. 염색은 누구나 하는 흔한 헤어 연출이지만, 묵묵한 스타일에 '멋' 내기에 관심이 적은 최승우로선 나름대로 큰 변화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이 방법을 택했다. 선수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셀프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그는 일단 튀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파이터들이 흔히 하는 트래시토크도 있지만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탓에 머리의 색부터 바꿨다.   

경기에서도 퍼포먼스를 우선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전에는 생존이 가장 우선이었지만, 3연승에 도전하는 지금은 흥미로운 경기는 물론 KO도 노려본다는 생각이다. 멋지게 이기면 싸우고 싶은 선수를 불러낼 준비도 돼있다(이하는 기자회견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두고 스타일이 바뀌었다. 머리 염색도 하고. 이유가 있는가?
"이젠 나도 셀프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가치를 높이려면 조금이라도 어필하고 팬들에게 최승우라는 파이터를 각인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았다. 영어로 트래시토크 같은 게 안 되니 이렇게라도 해봤다."

- 머리 염색도 했고 생각이 예전에 비해 좀 바뀐 것 같다. 마인드를 변화시킨 요인이 따로 있나?
"아무래도 자리가 나를 바꾼다는 생각이 든다. 전부터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다. 하지만 전에는 이기기 바빴고 재계약을 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지금은 재계약을 하고 3연승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이제부턴 경기력은 물론 그 외적으로 눈에 띌 수 있고, 팬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되는 게 중요할 것 같았다."  

- 경기 전이나 경기 후 따로 준비한 것도 있는가?
"전에는 누구와 싸워도 좋다고 했는데, 이젠 멋지게 이기면 싸우고 싶은 선수를 지목할 생각이다."

- 정찬성은 후배들이 승패보다 퍼포먼스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필살기라든지 생각하고 있는 퍼포먼스가 있는가?
"당연히 자신 있는 타격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MMA 경기인 만큼 상대 전략에 맞춰서 어떤 영역이든지 빼지 않고 싸우는 전략을 준비했다."

- 2연승을 판정으로 이겼고, 이번엔 피니시를 원할 텐데 KO나 서브미션의 해법이 있는가?
"당연히 KO를 생각하고 있다. 이전 상대는 정면에서 같이 싸우지 않는 까다로운 스타일이었지만, 이번 줄리안 에로사는 상성이 괜찮은 것 같다. 그래서 충분히 KO가 나올 상황이 생길 것 같다. 노려볼 것이다."

- 타격가 출신으로 본인도 KO를 바라고 사람들도 그걸 기대하지만, 피니시의 방법이 KO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브미션으도 이길 준비가 돼있는지도 궁금하다. 또 선호하는 서브미션 기술이 있는지도 알고 싶다.
"당연히 서브미션도 똑같이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브미션보다 타격으로 끝내려는 마음이 크다. 서브미션은 타격전을 하다가 엉키거나 그라운드로 갈 때 하려 한다. 클린치에서 방어만이 아닌 공격도 연습했다. 체형이 길다 보니 평소 다스 초크나 아나콘다 초크를 많이 연습하고 있다. 트라이앵글 초크도 괜찮다."

- 레슬링 실력이 확실히 UFC 활동 초기보다 향상된 것 같다.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과 도움이 된 훈련법이 있다면?
"이번에 동행한 (조)병옥이 형이 도움을 주셨다. 지난 유셉 잘랄과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레슬링에서 잘 안 되는 부분의 반복 연습을 통해 방어의 확률을 높이면서 기량이 나아진 것 같다. 옆에서 피드백을 받고 그걸 훈련으로 보완하다 보니 그때 이후로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   

- 단 시간에 많이 성장했고 여전히 성장 중이며,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2019년 4월 UFC에 데뷔할 때와 지금 기량이나 정신적인 부분에 어떤 차이가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가.
"데뷔할 때는 꿈의 무대라 즐기는 마음이 컸는데, 한 번 지고 두 번 지니까 퇴출의 기로에 놓이기도 하고 재계약도 신경을 써야 했다. 이제 마음은 조금 편해졌는데 모든 경기가 간절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는 것은 변함없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 그만큼 보여줘야 하는 만큼 부담이 될 것 같다. 입식에서 MMA로 넘어와 달라진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나아졌고 무엇보다 레슬링이나 그라운드의 경우 내가 부족한 부분인 만큼 남들보다 두세 배 노력했다. 그 부분은 내게 항상 숙제지만, 지난 경기를 준비하면서 많이 늘었고 아직 성장할 여지도 많은 것 같다.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 멘탈도 좋아져 이전보다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잘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에 'NO CLINCH'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의미가 있는가?
"'키보드 워리어' (김)승연이 형이 만들어서 보내줬다. 상대와 페이스오프할 때 입으려 했다. 나 역시 클린치 하지 말고 타격으로 싸우자는 생각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규정상 입을 수 없어 평소에라도 입으려 한다." 

- 정찬성 선수와 훈련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같은 대회에 나가는 기분이 어떤가.
"같은 날 같은 옥타곤에 선다는 것만으로 든든하다. 물론 형의 경기를 보면 항상 동기부여를 받고 힘을 얻는데, 이번엔 같은 대회에서 먼저 출전하니까 이겨서 좋은 기운을 전해주고 싶다."

- 몇 시간 전 메인카드 배정이 확정됐다. 알고 있나?
"MMA 커뮤니티에서 그것을 보고 처음엔 이게 진짜인가 했는데, 다른 사이트를 보니 내가 메인카드에 올라가있더라. 그래서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처음엔 메인카드 경기가 뒤에 배치되므로 시차를 적응하기가 조금 낫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앞 경기에 배정될수록 한국시간으로 이른 새벽에 뛰는 셈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시청하기에 이것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 가슴이 뛰었다. 멋진 경기를 만들고 KO로 이기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 촉박하게 미국으로 넘어갔다. 앞으로 일찍 넘어갈 생각도 있나?
"후원이 절실하다. 도와주시면 당연히 전지훈련도 하고 일찍 미국에 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