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8일. 뉴질랜드 출신의 댄 후커는 UFC 데뷔전을 고국에서 치르는 행운을 잡았다. UFC의 커리어를 페더급으로 시작했던 그는 옥타곤 첫 경기를 1라운드 TKO승으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MMA라는 스포츠가 크게 대중화된 국가가 아니고, UFC에 소속된 파이터 역시 마크 헌트를 제외하고 거의 전무했던 만큼 후커의 등장을 자국 팬들이 크게 기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자면 그는 한 명의 평범한 신예에 불과했다. 당시 후커가 쌓은 10승 4패의 전적으로 UFC에 데뷔하는 신예는 차고 넘친다. 심지어 중소단체에서 전승을 기록하는 등 훨훨 날다가도 옥타곤에서 고꾸라지는 신예들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다.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역시나 옥타곤은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후커는 2016년까지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며 제자리에 머물렀다. 2년간 그가 쌓은 전적은 3승 3패였다.
그러다 2017년 고국에서 두 번째 치른 UFC 경기는 그의 커리어에 큰 전환점이 됐다. 페더급에서 성적이 지지부진하자 UFC 입성 전에 몸담았던 라이트헤비급 복귀를 택한 그는 홈에서 또 다시 빛났다. 로스 피어슨을 2라운드 KO로 잡아냈다.
그때부터 그는 다른 선수가 됐다. 최고의 기대주로 기대를 모으던 마크 디아키세를 서브미션으로 굴복시키더니 수준 높은 두 명의 그래플러 짐 밀러와 길버트 번즈도 KO시켰다. 불과 1년 만에 피니시로만 4승을 거둬들인 그는 라이트급의 기대주로 부상했다.
물론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12월 라이트급의 오랜 강호 에드손 바르보자를 만나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KO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매우 좋은 기회였지만 상위권 도약이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하지만 비가 온 뒤 땅이 굳는 법. 그는 더 탄탄해진 모습으로 옥타곤으로 돌아왔고 2019년 제임스 빅과 알 아이아퀸타를 격파내면서 다시 기대를 받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는 라이트급 랭킹 7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그는 뉴질랜드에서 다시 한 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세 번째 UFC 이벤트, 오는 23일 펼쳐지는 UFC FIGHT NIGHT 168에 출전해 6위 폴 펠더와 대결한다. UFC에서의 첫 메인이벤트를 고국에서 갖는다.
상대인 펠더는 2014년 UFC에 데뷔해 큰 기복 없이 꾸준히 경쟁하다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다. 올해 제임스 빅과 에드손 바르보자를 연파하며 톱10에 진입했다. 총 전적은 17승 4패다.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나란히 2014년 UFC에 입성해 옥타곤에서만 9승 4패씩을 기록 중이다. 랭킹도 6위와 7위로 맞닿아 있으며, 동일한 선수와 대결한 경험도 눈에 띈다. 후커에겐 의미가 적지 않은 경기다. 한 명의 신예로서 UFC 데뷔전을 치른 그가 약 6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UFC의 메인이벤트에 선다. 이 경기를 이기면 라이트급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타이틀 경쟁 구도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