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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우시, 드디어 빛 보나

베닐 다리우시처럼 꾸준한 파이터도 드물다. 그는 2014년 UFC에 데뷔해 큰 부진 없이 꾸준히 활약했다. 라이트급 랭킹에 합류한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다른 시선으로 보면, 일정 위치까지 도달한 상태에서 더 오르지 못한 채 정체돼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부진은 없었으나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에서 미끄러지며 고개를 숙였다.

다리우시는 2014년 1월 6승 무패의 전적으로 UFC에 입성했다. 데뷔전 승리 뒤 두 번째 경기에서 패하긴 했으나 5연승의 상승세로 수면 위로 부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6년 마이클 키에사에게 패하면서 상승세가 멈췄다.

곧바로 다시 일어섰다. 당시 만만치 않은 경쟁자였던 제임스 빅과 라시드 마고메도프를 차례로 눌렀다. 한 번 미끄러지긴 했으나 역시 물건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가 찾아왔다. 라이트급 톱10에서 경쟁하던 에드손 바르보자를 만난 것이다. 당시 다리우시는 압박 전술로 에드보자를 공략하며 승리 기대감을 높였으나 2라운드 들어 바로보자의 노림수였던 플라잉니킥에 쓰러지고 말았다. 

복귀전에서는 에반 던햄과 무승부를, 다음 경기에선 신예였던 알렉산더 에르난데스에게 KO패했다. 그 시기가 다리우시의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비가 온 뒤 땅이 굳었다. 8개 월 뒤 다시 옥타곤으로 돌아온 다리우시는 티아고 모이세스를 꺾더니 신바람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드류 도버, 프랭크 카마초, 스캇 홀츠맨 등을 피니시 시키며 6연승을 내달렸다. 2021년 2월에는 카를로스 페레이라를 꺾고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불과 3개월 뒤 토니 퍼거슨을 꺾더니 지난해엔 신성으로 평가받던 마테우스 감롯에게 한 수 가르쳐주며 8연승을 질주했다. 

감롯과의 대결 전 부상으로 인해 이슬람 마카체프와의 대결이 무산 된 게 아쉽지만, 그는 더 높은 곳에서 마카체프와 맞서려 한다.

다리우시는 이번 주말 열리는 UFC 289에서 전 챔피언이자 랭킹 1위인 찰스 올리베이라와 맞붙는다. 이 경기의 승자가 현 챔피언 마카체프의 2차 방어전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어려운 상대다. 올리베이라는 UFC 최고의 피니셔로 마이클 챈들러, 더스틴 포이리에, 저스틴 게이치를 차례로 완파하며 11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자넌햐 10월 마카체프에게 패했던 그는 다리우시를 꺾고 마카체프의 타이틀을 빼앗겠다는 각오다.

다리우시로선 절대 놓칠 수 없다. 좋은 기량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기가 부족한 그로선 자신의 손으로 확실한 명분을 만들 필요가 있다. 만약 또 진다면 상승세를 타다가 번번이 미끄러지며 도약하지 못하는 만년 기대주로 굳어질 수 있다. 

피니시 능력에선 올리베이라가 앞서지만 경기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능력 만큼은 다리우시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만큼 해 볼만 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UFC 289는 오는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다. 아만다 누네스 대 이레네 알다나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매치가 메인이벤트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