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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19세 女파이터 전찬미 "내 꿈은 최연소 UFC 챔피언"

 


만으로 19세. 여성에게 있어 21세는 인생에 있어 가장 꽃다운 나이로, 대학교 새내기 딱지를 갓 떼어내거나 첫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게 보통 이 나이 여성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격투기에 매진해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여성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13번째로 UFC와 계약한 여성파이터 전찬미. 그녀는 소녀 감성 충만한 사춘기 시절에도, 여성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21세의 지금도 오로지 격투기 밖에 모른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경험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전찬미는 그만큼 남들보다 일찍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무에타이를 처음 접했고, 중1 시절 프로 격투가로 사각의 링에 올라 1년 뒤 챔피언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때 이미 UFC 챔피언의 꿈을 가슴에 새겼다. 지금까지 입식타격 14승 2패, 종합격투기 5승 무패의 전적을 쌓았다.

사춘기 시절 집과 체육관만 오갔던 전찬미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해 속상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UFC 입성해 세계 최연소 챔피언을 꿈꾼다.

오는 6월 11일(한국시간)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111에서 데뷔하는 전찬미. 그녀와 운동을 시작한 계기부터 UFC 진출, 데뷔전, 여성 파이터의 고충, 꿈 등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이하 일문일답).

-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격투기를 처음 접한 시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아버님께서 스스로 몸을 보호하라며 동네에 있는 무에타이 체육관에 데려가셨다. 중1 때부터 입식타격 선수로 뛰었고 중2때 성인부 챔피언에 올랐다."

- 어린 나이에 격투기를 배우는 것도 흔치 않은데, 선수는 또 다른 차원이다. 어떻게 선수로 활동하게 됐는가?
"사실 난 꿈이 없었다. 하지만 매일 운동을 하고 스승님인 김대환 선수를 보면서 꿈을 가질 수 있었다. 운동을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스승님은 항상 "넌 UFC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 종합격투기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입식타격가가 많은데, 본인은 전향하자마자 결과가 좋았다.
"두 달간 주짓수를 연습하고 종합격투기 첫 경기에 나섰던 기억이 난다. 타격 베이스가 확실한 상태다 보니 자신감이 있었다. 레슬링과 주짓수만 조금 하면 되기에 크게 걱정할 게 없었다. 입식타격은 추후 종합격투기를 바라보고 한 것이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점차 UFC와 가까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춘기 시절은 물론 여성으로서 꽃다운 21세의 나이에도 격투기에 매진하고 있다. 다른 여성들의 삶이 부럽진 않았나?
"솔직히 그런 점이 힘들었다. 중학교 때부터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없었다. 친구들은 학교가 끝나면 다 함께 떡볶이를 먹으러 가거나 놀러 다니는데, 난 곧장 체육관을 가야했다. 학교와 체육관의 무한 반복이었다. 그러다 고1 때 쇄골을 다쳐 2년간 쉬었는데, 의욕이 강해진 계기가 됐다. 고3 때 학교생활이 내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자퇴를 생각했을 정도다. 이젠 365일 운동만 할 수 있고, 기량이 느는 내 모습에 기분이 좋다. 과거엔 친구들이 부럽고 안정적인 직장도 좋아 보였으나, 이젠 친구들이 날 부러워하지 않을까. 난 21세의 나이에 꿈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 여성으로서 운동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여성 파트너가 없다는 게 힘들었지만 그 덕에 강해질 수 있었다. 내가 여자이기에 파트너가 조절해서 해야 한다는 약한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훈련의 효과를 경기에서 제대로 느꼈다. 평소에 남자 선수들과 부딪치다가 막상 링에 올라가면 오히려 경기가 쉽게 느껴졌다. 근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느낌을 받았다."

- 당초 인빅타FC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었기에 의아해 하는 팬들이 있을 것 같다.
"사실 아시아권의 단체도 고민했는데, 인빅타FC를 택한 것은 UFC 진출의 문이 열려있기 때문이었다. 인빅타FC에서 인정받은 뒤 UFC에 입성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그런데 갑자기 UFC에서 제안이 와서 많이 놀랐다. 준비할 시간은 짧았지만 항상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 UFC로부터 계약 제안을 받은 순간 어떤 기분이었나?
"어안이 벙벙했다고 할까. 스승님이 아침에 전화로 큰일 났다고 해서 차 사고라도 난 줄 알았는데, UFC에서 연락이 왔다는 말에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나도 울고 집에 오빠와 여동생도 껴안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 부모님도 직장에서 울음을 터트리셨다고 한다."

- 당신에게 UFC란 무엇인가? UFC 데뷔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UFC는 내 꿈을 그리게 해 준 단체고, 이번 데뷔전은 꿈을 펼칠 수 있는 첫 번째 경기다. 그래서 나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UFC 진출의 꿈을 가진 내겐 너무나 소중한 기회다. 다른 경기와 절대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최연소 여성 UFC 파이터로 기록된다. 어린 나이에 UFC에 입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만약 한 번이라도 졌으면 어려웠을 것 같다. 입식타격이 갖춰진 상태에서 매 경기 화끈하게 KO로 이기다 보니 기회가 빨리 온 것 같다. UFC 관계자도 그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고 들었다."

- 21세의 나이와 이제 종합격투기에서 5전을 치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가 기대된다. 100%의 전찬미가 있다면 지금은 몇%인 것 같나?
"현재 70% 정도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30%가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하다."

- 의욕이 넘치는 것 같다. UFC에서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동안 나의 모든 면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사람들에겐 타격가인 내가 계속 KO로 이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을 것이다. 힘들게 훈련하는 만큼 이번에도 1라운드 KO승으로 보답하겠다."

- 스트로급에서 경쟁한다. 그동안 UFC를 봐오면서 눈여겨본 선수가 있나?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으나, 인기가 많은 페이지 밴잰트나 함서희 선수를 이겼던 조앤 칼더우드를 눈여겨보고 있다. 타이틀까지 빨리 가려면 이름 있는 선수를 잡아야 한다."

- 목표가 무엇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당연히 챔피언이다. 원래 내 롤 모델이 요안나 예드제칙인데, 이젠 경쟁 상대일 뿐이다. 3경기 정도 화끈하게 이기면 타이틀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수준 차이가 있지만, 내 실력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그때쯤 되면 예드제칙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 이번 상대인 알드리치에 대한 파악은 충분히 했는가?
"영상을 많이 보진 못했으나 사우스포의 장점이 있는 선수다. 근성도 좋다. 그러나 기술은 내가 앞선다고 본다. 내 스탠딩이 더 단단하다. 타격으로 이길 생각이다."

- UFC와 계약했지만 아직은 당신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전찬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도 좋았지만, 옥타곤에서 화끈하게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모두 반할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로 활동한지 8년이 됐다. 내 꿈은 남자친구이자 스승님인 김대환 ALL FC 챔피언과 나란히 UFC의 3체급 챔피언 되는 것이다. UFC 최연소 여성 파이터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번에 알드리치를 1라운드 KO로 쓰러트리고, 최연소 챔피언의 역사를 쓰겠다."

사진: ALL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