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메인 데 란다미가 세계 최대 MMA 무대인 UFC에서 경쟁하고 있으나 그녀가 싸우는 모습은 타격을 선호하는 MMA 파이터를 넘어 완전한 킥복서에 가깝다. 네덜란드 출신의 정통 킥복서로 입식타격에서 46전 전승의 전적을 가지고 있는 데 란다미는 MMA에서도 마치 킥복싱을 하듯 싸운다.
그런 그녀의 서브미션승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4일(한국시간) 열린 UFC on ESPN 16에서 데 란다미는 그래플러인 줄리아나 페냐를 길로틴 초크로 무너트렸다. 3라운드에 페냐가 흐름을 바꾸기 위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자 준비했다는 듯, 그대로 목을 휘감았다. 페냐는 미처 탭을 치지도 못한 채 정신을 잃었다.
경기 후 데 란다미는 "경기 전 이미 코치들에게 길로틴 초크를 써먹겠다고 말했었다. 왜냐하면 상대는 나를 넘기기 위해 목을 내줄 것이기 때문이다. 초크로 잠재워버리거나 그게 아니면 KO로 쓰러트리길 원했다"며 "기술이 루즈하진 않았으나 정말 엉성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그녀는 내게 목을 내줬고 난 그녀를 끝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목을 제대로 조였을 때 난 심판에게 그녀가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아웃되는 것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데 란다미로선 의미가 큰 승리다. 그녀의 타격은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수준이 높은 반면 그래플링엔 큰 약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금까지의 모든 패배가 그래플링 때문에 당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테이크다운을 당한 데 란다미는 스탠딩에서의 모습과 크게 대조됐다.
이번 승리는 그래플링이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고 소리 높여 알리는 계기가 될 듯하다.
"나 스스로도 놀랐다. 조금 엉성하긴 했지만 모든 게 완성된 기술의 일부다. 난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따냈다. 재밌는 것은 지난 경기에서 상대가 날 넘어트려 지루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끝냈다"는 데 란다미는 "난 킥복서다. 나와 맞서는 모두가 나를 그라운드로 데려가려 한다. 날 넘어트리려 하면 초크로 끝내버리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끝으로 데 란다미는 "누구와도 붙겠다. 싸우려 하는 모든 상대들과 재밌는 싸움을 하고 싶다.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다"며 "난 여전히 랭킹 1위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다. 승자는 챔피언을 상대하기 전 나와 맞서야 한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도록 누네스를 그냥 둬라. 나와 싸우자"고 강조했다.
UFC on ESPN 16의 메인이벤트는 같은 여성부 밴텀급의 홀리 홈 대 이레네 알다나의 대결이었다. 위 발언은 먼저 경기를 끝낸 데 란다미가 이 경기의 승자와 싸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