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UFC 밴텀급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페트르 얀이 챔피언에 오르더니 1차 방어전에서 알저메인 스털링에게 벨트를 내줬다. 신성 코리 샌드하겐은 정상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상위권이 이들의 3강 구도로 형성됐다.
시기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밴텀급은 전혀 다른 파이터들이 상위권을 주름잡았다. TJ 딜라쇼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가 헨리 세후도가 그 자리를 빼앗은 상황이었다. 말론 모라에스, 코디 가브란트 그리고 페더급에서 내려온 조제 알도와 프랭키 에드가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조제 알도와 에드가, 가브란트는 냉정히 실력에서 밀려 최상위권에서 밀려난 경우이며, 세후도는 스스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하지만 딜라쇼는 다르다. 그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상태에서 자신의 실수로 2년 이상 옥타곤을 떠나있었다. 비난을 받을 수 있으나 실력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2년 6개월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딜라쇼가 옥타곤으로 돌아온다. 이번 주말 열리는 UFC on ESPN 27에서 랭킹 2위 코리 샌드하겐과 맞붙는다. 이기면 사실상 단번에 2위 자리를 꿰참과 동시에 타이틀 탈환의 기회가 생긴다.
그의 경쟁력이 여전할지, 그리고 그 경쟁력이 세대교체가 되면서 새로운 강호들로 구성된 지금도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상대가 만만치 않다. 샌드하겐은 밴텀급의 신성으로 2018년 UFC에 데뷔해 7승 1패를 기록 중이다. 5연승 뒤 스털링을 만나 한 차례 미끄러졌지만 이후 더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말론 모라에스를 스피닝 휠킥으로, 프랭키 에드가를 플라잉 니킥으로 잡아내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180cm에서 뿜어지는 킥이 168cm의 딜라쇼로선 위협적으로 느껴질 만하다.
딜라쇼는 2014년 챔피언에 등극했다. UFC 173에서 헤난 바라오를 꺾었는데, 사실 경기 전만 해도 그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는 매우 드물었다. 당시 바라오는 32경기에서 무패를 기록 중일 정도로 대단한 위용을 과시했다.
그런 바라오를 5라운드에 피니시한 결과, 그해 올해의 이변에 선정됐다. 그 경기가 놀라웠던 이유는 경기 내용이 '사고'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딜라쇼는 벼락같은 오른손 펀치로 1라운드에 바라오에게 다운을 빼앗았고, 남은 4라운드 동안 풋워크, 킥, 펀치, 몸의 움직임으로 바라오를 압도했다. 흠잡을 곳이 없었다.
딜라쇼는 그렇게 주목을 받으며 챔피언에 올랐고, 2차 방어전에서 바라오를 다시 한 번 무찔렀다. 3차 방어전에서 접전 끝에 도미닉 크루즈에게 타이틀을 넘겨줬지만, 이듬해 크루즈를 꺾고 벨트를 가진 가브란트를 쓰러트리고 정상에 복귀했다.
두 차례 챔피언에 오른 딜라쇼는 세 번째 정상 등극을 바라본다. 어쩌면 이번 한 경기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모르나 밴텀급이 흥미로워지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