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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죽을 고비 뒤 MMA서 생존…벤 로스웰의 파란만장 인생

 


UFC 헤비급 파이터 벤 로스웰은 현재의 우람한 모습과 달리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순탄하게 성장한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두 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정신적인 아픔도 겪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지금의 모습에 감사해 한다.

첫 위기는 6살 시절 찾아왔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로스웰은 너무도 충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로스웰의 희미한 목소리에 황급히 달려온 그의 모친은 아들을 모습을 보고 "당장 죽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실제 죽음 가까이 이르렀다. 긴급히 호송된 로스웰은 척수막염 진단을 받았으며, 11일간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당시 담당 의사는 그의 가족들에게 '이 병이 완치될 가능성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했다.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로스웰은 그런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기적적으로 쾌유해 퇴원했다. 한동안 병마와 싸우느라 몸은 매우 야위었지만 모든 게 감사했다.

로스웰이 몸집이 커진 시기가 그때부터였다. 손자의 마른 모습을 안타깝게 본 그의 할머니가 많은 음식을 먹였다. 더군다나 운동을 하지 않고 게으르게 생활하며 결국 비만의 몸이 됐다. 어린 나이에 뚱뚱해진 로스웰은 학교에서 놀림의 대상이 되며 왕따가 되기에 이르렀다. 그때부터 폐쇄적이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등 삐딱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10대가 된 그는 운동을 하면서 점차 날씬한 몸이 되고 있었지만 그의 성격은 이미 크게 엇나간 상태였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를 더 이상 무시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오만하고 심술궂은 행동을 보이곤 했다.

그리고 1999년 어느 날. 3주 전 아마추어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종합격투기 선수를 진로로 택할까 상상하던 무렵, 당시 17세였던 로스웰은 친구의 자동차에 탔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집까지는 거리가 3km 정도였고,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둘은 집 앞에 도착해 우회전을 한 뒤 자동차를 주차장에 넣으려 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장소는 병원이었다.

우회전을 하던 자동차를 음주운전 트럭이 그대로 덮친 큰 사고였다. 당시 트럭은 일반 도로를 170km로 달리다가 가로수를 쓰러트린 뒤 로스웰이 타고 있던 자동차를 박고 도주했다. 둘은 구조용 헬기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혼수상태에 있었던 로스웰은 그 사이 아무런 기억이 없다.

그 사고로 로스웰은 머리를 크게 다쳤으며 갈비뼈가 11개 골절되는 중상을 당했다. 하지만 그것은 다행이었고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 자동차에 같이 타고 있는 친구 제라드는 세상을 떠났다.

친구를 잃은 슬픔은 컸다. 로스웰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멍한 상태로 의욕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학교에서는 좀비처럼 돌아다니다가 아무렇지 않은 일에 혼자 크게 웃는 등 우울증의 증상도 보였다. 마음이 원래대로 돌아가기까지는 약 반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사고 9개월 후, 재판이 거의 마무리 되던 때에 로스웰은 사고가 났던 차량을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폐차장에서 자신이 예전에 이용하던 자동차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의 마음속에서 뭔가가 강하게 요동쳤다. 그것은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였다.

로스웰은 그 순간을 돌이키며 "내가 살아있는 것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길을 걷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제대로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본인이 얼마나 행운아인 지는 스스로의 마음에 달렸다"고 했다.

로스웰의 본격적인 종합격투기 도전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종합격투기에 완전히 몰두했고, 10대의 나이에도 큰 체구와 빠른 성장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갔다.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데뷔하던 2001년에만 5승 1패의 전적을 쌓았고, 2002년에는 무려 10번의 경기에 나서 8승 2패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13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UFC 선수 중 중소단체 전적이 로스웰 만큼 많은 선수도 드물다.

UFC에는 2009년 입성했다. 데뷔전에서 당시 초신성 케인 벨라스케즈를 만나 패하는 등 시작부터 결코 쉽지 않았다. 길버트 아이블을 꺾었으나 이번엔 마크 헌트에게 승리를 내줬다. 약 4년간 승리와 패배를 반복한 로스웰이었다.

그러나 2013년부터 달라졌다. 브랜든 베라를 물리치더니 알리스타 오브레임을 KO시켰고 맷 미트리온과 조쉬 바넷을 서브미션으로 굴복시켰다. 그것에 대해 그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옥타곤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스위치가 켜지고 난 몬스터가 된다"고 말한다.

로스웰은 오는 11일 UFC FIGHT NIGHT 자그레브 대회에서 전 챔피언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맞붙는다. 최근 인상적인 4연승으로 랭킹은 어느덧 4위, 이번에 산토스를 넘는다면 타이틀에 바짝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