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강경호 "45세까지 경쟁"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고질적인 부상도 있다 보니 경기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게 느껴졌다. 앞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돼 매 경기가 소중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는 글로버 테세이라가 마흔을 훌쩍 넘겨 챔피언이 되는 것을 보며 정신이 번뜩 들었다.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니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마흔까지는 경쟁을 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내달 UFC 275에서 옥타곤 7승에 도전하는 그는 26일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45세까지 뛰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최근 타 단체에서 아오키 신야를 꺾는 추성훈이 귀감이 됐다. 1975년생인 추성훈은 한국 나이로 마흔 아홉이다.

강경호는 이날 인터뷰에서 앞으로 남은 선수생활, 이번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전략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이하 강경호 인터뷰 전문).

- 2014년 1월 싱가포르에서 경기를 했다. 다시 싱가포르를 가는 기분은?
내게 싱가포르는 굉장히 의미 있는 장소다. 그곳에서 UFC 첫 승을 거뒀다. 또 가까워서 부담도 적다. 저번에 서브미션으로 승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 지난 패배가 아쉬웠다. 배우거나 느낌 점이 있다면?
그라운드 상황에서 기술이 부족했다. 힘과 탄력을 활용한 나만의 기술이 있는데, 그런 게 수준 높은 선수들에겐 안 통하고 디테일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헤어스타일이 바뀌었다. 이유가 있다면?
운동할 때 불편하다. 머리를 계속 만져야 하고 그라운드 훈련을 할 땐 머리가 끼기도 한다. 지난 경기에서 머리를 따고 하는데, 경기 전날 한 시간 정도 하는 것도 참 번거로웠다. 또 머리 때문인지 상대 선수의 기술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목이 잘 빠지지 않았다. 

- 상대인 바트거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타격을 주특기로 하는 선수고 힘이 좋아서 경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리치에서 내가 유리하고 타이밍을 노릴 부분도 보인다. MMA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라운드 등 모든 상황을 생각한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오랜만에 피 튀길 것 같다. 상대의 공격적인 성향에 빼지 않고 맞불을 놓겠다.

- 이번에 배당이 언더독이더라.
그런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준비한 것을 잘 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다.

- 볼카노프스키가 오르테가의 길로틴 초크에서 탈출한 것을 두고 삭발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얘기가 있다. 혹시 삭발을 생각해본 적 있나?
한 번도 삭발 생각은 안 해봤다. 머리가 뒤와 옆에만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 볼카노프스키는 오르테가의 길로틴을 고려해서 삭발을 하지 않았을까(웃음).

- 상대가 바뀌었다. 준비하는 방법이 바뀌진 않았나?
개인운동을 하다가 상대를 분석하려는 시기에 바뀌어서 큰 변화는 없었다.

- 연승을 하다가 미끄러져서 많이 안타까웠다.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지난 경기에선 욕심을 부리다가 망친 경향이 있다. 당연히 이길 것이고, 피니시까지 하려 했다. 이번에도 피니시를 생각하지만 반드시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싸우겠다. 이기는 것에 목표를 두겠다.

-박준용도 연패가 부담이 되다 보니 전략적으로 싸웠는데, 같은 방향성을 두고 있는 건가?
승리에 집착하다보면 운영이나 포인트를 고려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화끈한 승리도 좋지만 또 지면 연패가 되기에 운영을 생각하려 한다.

- 멘탈관리도 했나?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3연승 뒤 패하는 식이었다. 4연승 도전에서 미끄러졌다. 한 번 지고 나면 다음 경기는 굉장히 집중하는 편이다. 상황에 의매 멘탈이 강해지는 것 같다. 

- 87년생으로 선수 치고 적지 않은 나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언제까지 활동할 계획인가?
경기를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벅차다는 생각이 들면 은퇴를 고려할 텐데 오히려 체력적으로 더 괜찮아진 것 같다. 아직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또 최근 추성훈 선수가 멋진 경기를 하지 않았나. 마흔 다섯까진 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 동갑인 정찬성이 챔피언 등극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느끼는 바가 있을 것 같다.
나이가 같다보니 공감이 많이 됐다. 나도 한계를 느끼면 그런 생각이 들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느끼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할 것 같다.

- 추성훈이나 김동현처럼 연예쪽 진출도 생각하나?
엔터테인먼트 소속사에 있다 보니 방송 쪽은 열려있다. 다만 선수로서 더 커리어를 더 쌓아야 길이 잘 열릴 것 같다. 목표는 올해 랭킹에 진입하는 것이다. 

- 팬들에게 메시지 부탁한다.
오랜만에 복귀하는데 지난 경기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절치부심해서 이기는 경기, 팬들이 흥분될 수 있는 화끈한 경기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