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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이기고도 진 기분…부산에선 더 강해진 모습으로"

UFC에서 5승을 달성한 세 번째 한국인 파이터는 강경호였다. 그는 지난 주말 UFC 241에서 브랜든 데이비스를 꺾고 김동현, 정찬성에 이어 옥타곤에서 다섯 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2012년 UFC와 계약한 이래 8경기 만에 이룬 의미 있는 성과였다.

그러나 이전에 거둔 다른 승리와 달리 기쁨을 크게 느낄 수 없다. 경기에서 데이비스의 카프킥에 고전하며 힘겹게 이겼고, 다리 타박상 통증이 심해 거동도 불편한 상태다.

강경호는 이번 경기의 아쉬움을 오는 12월 예정된 부산 대회에서 보상받겠다는 각오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올해 2승을 거둔 만큼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홈에서 치르는 경기인 만큼 좋은 기량을 펼칠 자신이 있다.      

19일 밤 한국으로 돌아온 강경호와 이번 데이비스와의 경기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부산 대회의 각오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이하 일문일답).  

- 수고 많았다. 경기 총평 부탁한다.
압박하며 잽 거리에서 공격하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상대가 카프킥을 준비했다. 근거리 공격은 카프킥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계속 맞으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웠다. 카프킥에 대한 대처를 잘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그것 때문에 작전대로 잘 싸우지 못했다. 다행히 태클이 통해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풀 수 있었다.

- 방어나 회피가 제대로 잘 되지 않은 이유는?
몇 대 맞은 뒤 뒤로 빠지기가 좀 그래서 계속 잽으로 공략했는데, 카프킥도 계속 들어왔다. 로킥은 멀리서 때리는 터라 피하거나 무릎으로 방어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지금까지 로킥에 큰 데미지를 받은 적이 없다. 하지만 카프킥은 근거리 공격이라 그게 좀 어렵다. 

- 전력 파악을 충분히 했을 텐데,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나?
근거리에서 카프킥을 많이 차는 것을 알았다.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와의 경기에서도 처음에 몇 대 때렸다. 자빗은 빠졌는데, 난 오히려 카운터를 노렸다. 그가 카프킥을 이렇게 많이 할 줄은 몰랐다. 1라운드에 카운터가 터져 기회가 왔는데,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 통증이 심해 보였다. 현재 다리는 어떤 상태인가.
너무 아프고 걷기 어려워서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이동할 땐 목발을 사용한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너무 힘들었다. 즐기지도 못하고 있는 터라 이기고도 진 기분이다(웃음). 내일 병원을 갈 예정이다. 내가 경기가 끝난 뒤 부축을 받으면서 나간 반면 상대는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나가니 약이 올랐다(웃음). 

- 그라운드 상위를 점하고도 브레이크 선언이 되는 등 공격이 효과적이지 못했다.
데이비스는 깔렸을 때 밀치고 일어나는 기술이 좋다. 파운딩 등 공격을 위해 압박을 풀면 등을 내주면서 탈출한다. 그래서 포지션 유지에 힘을 쓰다가 스탠딩이 선언됐다. 두 번째 사이드를 잡았을 땐 파운딩을 하려고 오른팔 그립을 빼니 역시나 그 방식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그런 움직임이 좋아서 강하게 공격하지 못했다. 

- 3라운드에 들어설 때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어떤 생각으로 임했나?
2라운드 때 경기가 판정으로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에 데미지도 있고 상대도 쉽게 포기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2라운드는 어느 정도 내준다는 생각으로 했다. 밀리면서도 3라운드를 생각하며 기를 모았다. 2라운드 후반 되니까 고통이 심해졌다. 누가 봐도 그게 보일 정도였는데, 선수가 티를 낸다면 진짜 아픈 것이다. 3라운드에 더 맞으면 절뚝거릴 것 같았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넘겨야 하는 생각만 했다. 어떻게든 넘겨서 라운드를 따내야 했다.

- 경기에서 어떤 점을 느끼고 배웠나?
카프킥이 아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처음엔 괜찮아서 대줬는데,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다음엔 그런 것도 고려를 해서 연습해야 할 것 같다. 데이비스는 타격이나 방어형 레슬링이 좋은 선수다. 레슬링은 통했지만 파운딩이나 엘보 등 그런 쪽으로 새 무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 UFC 5승 달성, 연승 재가동 등 가치가 있는 일전이었다. 이번 승리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한국인 선수 중 세 번째로 UFC 5승을 달성해서 기분이 좋다. 또 12월 열리는 부산대회를 위한 초석을 다진 것 같다. 이번 승리로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부산에서 잘 해서 이번 아쉬움을 보상받고 싶다.  

- 말했듯이 이제 부산 대회를 바라본다.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열심히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항상 10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가서 경기를 하곤 했는데, 부산에서 한다니 신기하다. 홈경기인 만큼 많은 지인 분들이 올 것이다. 기분이 좋고 동기부여가 잘 된다.

- 부산에서의 경기는 커리어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일전이 될 것 같다. 메인카드나 좋은 상대 등 바라는 것이 있는가?
난 국내 선수 중 최근 활동이 가장 왕성하다. 연승을 하고 있는 만큼 UFC에서도 나를 활용해 흥미로운 카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 희망이라면 유라이어 페이버와 싸우고 싶다. 그는 미국에서 인기가 많고 한국에도 잘 알려진 선수다. 개인적으로 옛날부터 그를 존경했다. 대회 흥행은 물론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페이버가 아니라도 이름 있는 선수와 붙길 원한다. 멋진 경기를 펼칠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 부탁한다.
회복하는 대로 훈련에 복귀할 생각이다.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더 노력해서 한 단계 성장한 강경호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