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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마흔까지 뛰겠다"

강경호 "테세이라 보면서 정신 번쩍…마흔까지 싸우겠다"

스무 살의 나이에 격투기에 데뷔해 장기간 한국을 대표하는 경량급 파이터로 경쟁한 강경호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많은 선수들이 그러하듯, 강경호도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 지를 고민할 시기를 맞았다.

최근 그는 선수생활이 오래 남지 않은 것 같았고, 나이가 있는 만큼 경기 수를 줄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치를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은퇴를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혈기왕성했던 이전과는 운동을 대하는 자세에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버 테세이라의 활약을 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국 나이로 43세인 그가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다. 강경호는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아직 젊고 마흔까지 뛸 수 있겠다는 마음을 새겼다.

이번 주말 하니 야히아를 상대로 UFC 4연승에 도전하는 강경호가 국내 언론과의 온라인 기자회견에 임해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이하 일문일답).     

- 경기가 연기돼서 경기 준비에 여유가 생겼다. 어떻게 지냈나?
전에 경기를 준비하면서 부상이 있었던 터라 회복을 했고, 준비가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했다.

-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전략은 비슷한 것 같다. 다만 한 번 미뤄졌다 보니 마음가짐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 전보다 조금 더 날카롭고 터프한 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싸워 볼 생각이다.

- 경기가 미뤄지면서 생긴 시간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상대는 잘 모르겠고 난 갈증을 많이 느낀다.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그런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 야히아와의 맞대결 재추진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고 들었다. 다른 선수도 가능했을 텐데, 야히아를 원했던 이유가 뭔가?
감량 문제도 있고 부상 회복도 해야 했기에 바로 경기를 할 수 없었다. 어차피 시간이 생긴 만큼 야히아에 맞춰 준비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야히아는 오랫동안 존경했던 선수였던 만큼 꼭 붙어보고 싶었다.

- 정상급 그래플러인 야히아를 상대로 그라운드에서도 뭔가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그래플링은 자신 있고 항상 사용해왔다. 상대가 그래플링에 능하기 때문에 붙었을 때 어떻게 될지 궁금하고, 내 그래플링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그래플러도 선수마다 스타일이 있다. 당신과 야히아의 스타일과 그에 따른 상성이 어떨 것 같나?
우리 둘 모두 톱포지션을 선호하며 가드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일단 레슬링은 내가 확실히 앞선다고 본다. 야히아는 하위에서 서브미션을 걸거나 탈출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압박하기에 편한 스타일인 것 같다. 톱에서 눌러놓고 파운딩을 하면서 내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번 경기에 남다른 각오를 나타내는 것 같다. 이번 경기가 어떤 이유에서 의미가 남다른가?
아직까지 한국에서 4연승을 거둔 선수가 없다(*편집자 주: 한국인 4연승은 김동현이 달성한 바 있다). 그것을 이루는 것에 의미가 있고 개인적으로 이번이 UFC 10번째 경기인 만큼 의미가 있다. 또 결혼하고 첫 번째 경기다. 가족을 위해 더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

- 최근 선수생활이 오래 남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것 같다. 15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당장 선수생활을 그만 두는 것은 아닌데,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경기를 준비하면서 고질적인 부상도 있고 예전만큼 자주 뛰긴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얼마 전 글로버 테세이라가 챔피언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너무 배부른 생각을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어린 것 같다. 마흔까지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웃음).

- 19년 12월 이후 이번이 복귀전인데, 링러스트의 우려는 없는가?
예전에 군대를 다녀오느라 3년 넘게 경기를 못 뛴 적이 있는데, 그때 경험을 보면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 부담은 없다. 1년 넘게 안 뛰었지만 최근에 경기한 것처럼 긴장감이 있다.

- 몸 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
경기 2주 전부터 매일 체중을 적어뒀던 데이터가 있다. 그것을 경기 때마다 확인하며 매일 맞추려 하고 있다.

- 하니 야히아는 아직까지 KO승이 없다. 39번을 싸워 27승을 거뒀고 그 중 21승을 서브미션으로 따냈다. 야히아의 전력을 면밀히 분석한 입장에서 그의 타격을 평가한다면?
확실히 타격가는 아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을 통한 본인만의 패턴이 있다. KO승 없는 전적에 비해 실력이 괜찮고, 오래 경쟁한 베테랑이기 때문에 방심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야히아의 움직임에 맞춘 전략을 세웠고 충분히 KO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속임수 타격 같은 패턴에 안 말리고 잘 풀어야 할 것 같다.

- 예전에 맞붙어보고 싶은 선수로 유라이어 페이버와 말론 베라를 꼽은 바 있다. 그 생각은 여전한가?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예전부터 말론 베라와 싸우고 싶었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직 말론 베라를 콜아웃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웃음). 이긴 뒤 생각해보겠다.

- 나이가 들수록 감량이 힘들어진다. 혹시 페더급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을 한 적은 없나?
평체가 많이 나가지만 감량은 생각보다 수월하다. 아직 체급 상향은 생각해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