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인 UFC 파이터의 마지막은 맏형 김동현이 장식한다. 3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207에 출전해 11위 타렉 사피딘과 대결한다.
경기를 갖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서울 대회를 준비하던 중 허리 부상을 입은 김동현은 한동안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이후에는 상대와 자신의 부상으로 두 번이나 경기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훈련도 이전과 차이가 있었다. 지금까진 경기 3개월 전부터 늘 양성훈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하나씩 만들어갔지만, 올해의 경우 같은 비슷한 시기에 동료들의 경기가 집중돼 있는 탓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그러나 문제는 없다고 자신한다. "이보다 안 좋은 환경에서도 충분히 훈련을 했었기에 불만은 없다"는 김동현은 "어차피 경기 준비는 계속 해왔다. 지난 달, 지지난 달에만 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해온 훈련이 축적되고 그것이 경기에서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미국에 일찍 와서 감독님과 집중해서 하고 있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함서희, 김동현B, 최두호의 경기를 위해 한동안 해외에서 지낸 양 감독은 UFC 206이 열린 다음날 캐나다에서 라스베이거스로 날아왔고, 김동현도 양 감독의 일정에 맞췄다.
김동현은 이번 경기를 두고 "일상의 연속이자 생활의 일부"라고 말한다. 선수로 활동한 지 12년이 넘었고, UFC에서만 16전을 뛰며 같은 과정을 충분히 겪은 그였다. 경기 전이면 실전 같은 스파링을 매일 10회 이상 소화한다.
그런 경험 덕에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가진 기술을 다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없진 않다. 12승이면 웬만한 선수를 만나도 절대 두렵지 않을 경험이다.
김동현은 "나보다 기술적인 수준이 높거나 잘 한다면 이겨도 좋다. 하지만 난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고 자신 또한 있기에 안 진다"며 "연습할 정도의 기량만 나와 준다면 문조건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준비한 것을 실천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혈기왕성할 땐 선수로서의 실적이 전부다. 그러나 많이 싸우고 성장하면서 김동현이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그는 승리를 통해 40세 이후를 하나씩 준비하려 한다.
"지난 1년 동안 난 실업자였다. 나와 가족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기면 이번 겨울이 따듯할 것이고, 내가 이루려는 목표 역시 3년은 앞당겨질 수 있다.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는 게 김동현의 말이다.
한편 이번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아만다 누네스-론다 로우지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매치, 코메인이벤트는 도미닉 크루즈-코디 가브란트의 밴텀급 타이틀매치다. 김동현은 언더카드 5경기에 배치됐다. SPOTV가 이번 대회를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