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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스타일 변화 예고

한국인 여성 UFC 파이터 김지연의 스타일은 복싱이다. 그녀는 과거 복싱 동양 챔피언에 오른 경험이 있다. 복싱이 그녀의 MMA에 기반이 되는 것을 넘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복싱을 잘 하는 것은 그녀의 장점이지만, 반대로 단점이 되기도 했다. MMA라는 종목에서 복싱에 많은 비중을 둬 공격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런 김지연이 변화를 예고했다. 김지연은 지난해부터 장기간 미국에 머물면서 선수로서 성장하고 있다. UFC P&I 센터에서 운동, 영양, 컨디션, 회복 등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고 세계적인 코치로부터 기술 지도를 받는다.

본인이 기술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레슬링 실력의 향상이다. 그녀는 레슬링에 많은 시간을 투자면서 실력이 늘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틈이 나면 공격형 레슬링을 선보일 준비도 돼있다. 그녀의 올해 목표 역시 반쪽짜리가 아닌 진짜 MMA를 하는 파이터로 성장하는 것이다(이하 일문일답).  

- 올해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경기를 갖는다.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없나?
원래는 1월 22일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연기됐다. 부담이 좀 더 많아지긴 했다. 하지만 부담을 좀 내려놓고 그동안 연습했던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경기를 잘 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연기됐다고 들었다. 감량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은 없나?
3개월 정도 여기에서 훈련하고 경기가 임박했을 때 상대의 확진으로 못 뛰게 된 상황이었다. 그 전에는 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체력을 회복하기 힘들었다. 감량하느라 먹지를 못하다 보니 면역력 회복이 잘 되지 않았다. 3개월간 그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이제 경기만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연기되다 보니 심적으로 좀 힘들었다. 한 달을 더 쏟아 부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여기 코치님들이 내 상황을 이해해주고 좋은 얘기들을 해주신 덕에 마음을 잡고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다행히 그 1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웠다. 나에겐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경기간의 텀의 짧은 편인 것 같다. 이유가 있는가?
일단 저번에 캠프를 현지에서 하고 앞으로도 이곳에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상황이었다. 또 확정된 경기 없이 마음이 풀어지기보다는 계속해서 파이터로서의 삶을 살면 좋을 것 같아 1개월 정도 쉬고 바로 준비했다. 지난 경기는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감이 왔을 때 부상이 없다면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국내에서 유일한 여성 UFC 파이터다. 선입견이나 훈련 환경 등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국내에선 MMA 인기가 높지 않다 보니 선입견이 없지 않다. 이곳에서 훈련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곳에선 선수들을 다들 존중해주고 여성 파이터들도 많다. 일반인들도 MMA를 많이 수련한다. 이런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MMA를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국내에도 인기가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낀다.

- 계속 미국에서 훈련 중인데, 어떤 변화가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가?
UFC 소속 선수는 PI센터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운동, 영양, 컨디션 등에서 케어를 받으면서 배울 수 있다. 또 선수들의 열린 마인드를 배울 수 있고, 운동뿐 아니라 회복의 중요성도 배우며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한국에선 정해진 부분만 했다면 여기에선 열린 마인드로 다양하게 하다 보니 성장하고 있다. 스파링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 직전 경기에서 치열한 경기 끝에 승리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보너스를 받았다. 물론 승리를 돈으로 살 수 없지만, 그 보너스가 선수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난 이기고 싶었다. 패배했기에 보너스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이기려고 준비했고 이겼다는 생각도 들었다. 보너스는 미국 계좌로 받았다. 다시 캠프를 꾸리려고. 그 전에도 받은 대전료를 전부 들고 미국으로 왔었다. 이전 경기 전에 6개월간 머무르며 재활 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발전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땐 실력을 100%를 다 발휘하지 못했다. 기술이 몸에 스며드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다시 캠프를 하면서 몸에 더 채워진 느낌을 받는다. 보너스를 받는 것도 좋지만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경기가 아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 지금까지 타격 위주의 경기를 했다. 이번엔 어떻게 흘러갈 것 같은가?
상대는 거칠게 싸우는 타격가다. KO 펀치도 가지고 있다. 나도 복싱 스타일의 타격가지만 거친 싸움보단 영리하게 풀어갈 생각이다. 빈틈이 있을 땐 공격형 레슬링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레슬링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실력이 늘었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다. 레슬링이 재밌게 느껴질 정도다. 이전과는 좀 다른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 2022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일단 부상 없이 많이 싸우고 싶다. 그리고 반쪽짜리 선수가 아니라 운영을 활용한 진짜 MMA를 하는 똑똑한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 경기를 시청할 국내 팬들에게 메시지 부탁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곳에서 너무 오래 있다 보니 지치고 힘든 부분이 많았다. 다들 잘 챙겨주지만 연말과 새해를 여기에서 보내면서 생각도 많아지고 그럴수록 훈련에 매진했다. 내 경기에 대해 이곳에서는 반응이 좋지만 국내에선 연패중이고 실력이 안 좋다는 의견이 있어 속상했다. 그런 것을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진 않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나도 성장하고 잘하고 싶고 또 우리나라 격투기가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데 국내에서 반응이 좋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