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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는 내 영웅"…전설과의 대결에 들뜬 존 턱

 


대결이 확정된 두 선수가 느끼는 만족감은 서로 다르다. 보통 상대보다 랭킹이 낮거나 인지도가 낮은 선수들, 또는 상대 선수와의 대결을 바라왔던 선수일수록 좋은 기회로 다가온다. 경기 자체나 승리를 통해 얻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어제 1차 발표된 UFC FIGHT NIGHT 111의 대진을 이런 부분에 비추어 보면 어떤 선수가 미소를 짓고 있을지 상상이 간다.

안드레이 알롭스키와 대결하는 헤비급 신인 마르신 티뷰라가 먼저 떠오른다. 알롭스키가 최근 부진하다지만 인지도만큼은 티뷰라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 전 챔피언에 세계적인 격투 스타로 활동한 그였다. 단순히 랭킹만 보더라도 그렇다. 13위인 티뷰라 입장에서 8위와의 경기를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출전이 확정된 10명 중 대진에 가장 큰 만족감을 나타낸 선수는 괌 출신의 라이트급 파이터 존 턱이었다. 존 턱은 고미 타카노리와의 대결에 한껏 들뜬 듯한 출전 소감을 밝혔다.

"전설적인 파이터 고미와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난 항상 최고의 파이터나 고미와 같은 전설과의 대결을 꿈꿔왔다. 그와의 경기를 생각할 때마다 전율이 흐른다. 고미와 나는 폭발적인 경기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될 것이다. 이번 대진을 통해 전보다 많은 동기를 부여 받았고 새로운 삶을 얻었기 때문에 그 어떤 경기보다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보통 상대에 대해 얘기할 때, 경기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자신의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많은데, 존 턱의 말은 진실이다.

존 턱은 2015년 인터뷰에서 "난 고미를 매우 좋아해온 그의 오랜 팬이다. 정말 한번 붙어보고 싶다. 고미 역시 방태현과 붙은 적이 있지 않나. 방태현을 이긴 선수끼리 싸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제 고미도 나이가 있는 만큼 언제 은퇴 할지 모른다. 그 전에 한번 겨뤘으면 한다. 그는 전설이며 내겐 영웅이다"고 말했었다.

고미는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 파이터였다. 최전성기였던 2000년대 중반 프라이드FC라는 메이저 단체의 라이트급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당시 고미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0연승을 올리며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UFC에서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를 걷고 있다. 2010년 UFC와 계약한 고미는 현재까지 4승 7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최근 세 경기는 무기력했다. 마일스 주리, 조 로존, 짐 밀러와의 대결에서 전부 1라운드 TKO패했다. 한 때 세계 최강의 타격가였던 그가 그래플러들에게 타격으로 무너졌다.

존 턱이 고미와의 대결에 큰 만족을 드러내는 이유는, 이겼을 때 취할 수 있는 이득보다 개인적인 로망을 성취하는 것에 있다. 특정 선수의 팬으로서 그를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면, 대결함에 있어 현재 상대의 모습은 큰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한편 2012년 UFC에 데뷔한 존 턱은 현재까지 3승 4패를 기록 중이다. 3승 2패로 무난한 행보를 보이다가 지난해 2패를 추가했는데, 두 번 모두 2;1 판정으로 패했다. 두 선수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UFC FIGHT NIGHT 111은 6월 17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