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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킴보 슬라이스 1974-2016

 


격투기 팬이라면 누구나 KO 타격가를 사랑한다. 월요일 밤, 42세로 타계한 킴보 슬라이스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도 당연하다.
케빈 퍼거슨이란 이름으로 바하마에서 태어나 오랜 세월 플로리다에서 거주했던 킴보 슬라이스는 독특한 방법으로 격투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킴보가 격투기에서 활동을 시작한 후, 팬들은 킴보 슬라이스가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의 경기를 계속 해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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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보는 유튜브를 뜨겁게 달군 스트리트 파이트 동영상 시리즈를 통해 국제적 유명인사로 거듭났다. 킴보가 정식 프로스포츠인 복싱과 MMA로 옮겨온 후엔 과거보다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파이팅 스타일이라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었다. 킴보가 보인 진중한 태도와 소리없이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인기의 비결이었다. 킴보는 타인을 자신의 밑에 두고 내려보는 성격의 인물이 아니었다. 킴보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RIP Kimbo pic.twitter.com/Q4kZ4xhff8
— Dana White (@danawhite) June 7, 2016

2009년 UFC 데뷔전(상대 알렉산더 휴스턴)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시점에서 킴보는 “나는 신에 대한 두려움을 간직한 사람이다.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재단하는 건 상관없다. 나는 매일 주님과 구세주 예수님에게 기도를 올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어머니가 나를 기르셨다. 나도 자식이 있다. 나는 K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윈 딕시, 퍼블릭스에 다니면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TV에 출연하면 사람들은 ‘그때 그 친구네?’하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부분에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좋다. TV에서 보던 그 친구,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그 친구, 인터넷에서 보던 그 친구가 같은 장소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 어깨를 두드리면서 ‘잘 지내고 있지?’하고 말을 걸어도 괜찮다.”라고 킴보는 말했다.
*윈 딕시: 식료품점, 퍼블릭스: 슈퍼마켓 체인

킴보는 엘리트XC에서 4경기를 치르며 인터넷 화제의 인물에서 메인스트림 MMA 스타로 발돋움 했다. 그 이후 킴보는 TUF 시즌 10에 출연하면서 UFC로 진출했다. 미국의 안방 극장에 TUF를 통해 등장한 킴보의 인기는 하늘높이 치솟았다. TUF 10 대회에서 로이 넬슨과 치른 경기는 시리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킴보는 ‘언제든 준비된 싸움꾼’이라는 위협적인 이미지와 동시에 인간적 따듯함을 보여줬다.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배우는 것들이다. 어떤 부모님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선생님에게는 배웠을 것이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고.”라고 킴보는 설명했다. “내 실제 성격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상과는 정반대다. 사람들은 나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나를 판단한다. 하지만 TUF 합숙소라고 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상상하며 연기하지 않는다. 여러분이 TV에서 보는 모습은 평소 내 모습이다. 카메라의 유무가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나는 정직한 사람이다. 내 아이들, 친구들은 내 성격을 안다. TUF 합숙소에 들어가서 24시간 내내 카메라가 따라다니고 있으니 팬들은 내가 어떤 사람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가식이 없다. 길거리에서건 합숙소에서건 똑같이 행동한다. 팬들은 그 부분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가식이란 없다.”

The ATT Family and South Florida community lost a legend today. RIP Kimbo. pic.twitter.com/sjs8ctyJMd
— American Top Team (@AmericanTopTeam) June 7, 2016

킴보에게 가식은 없었다. 실제 보이는 그대로의 사람이었으며, 이 성격은 파이팅 스타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킴보는 아메리칸 탑 팀과 바스 루튼의 지도 하에 수준급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캄보는 싸움꾼이었다. 오로지 KO만을 노리는 그런 싸움꾼말이다. 이로 인해 MMA의 스포츠적 순수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항상 솔직하고 이를 그대로 링 위에서 펼쳐내는 선수보다 더 순수한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거다. 카메라는 계속 돌리는 거다. 그리고 TV에선 자리를 뜨지 않는 거지. 누군가는 KO를 당하는 장면이 연출될테니까. 내 상대를 쓰러뜨리든지, 내가 쓰러지던지 둘 중 하나다. 이것도 MMA의 묘미 중 하나다. 맞는 것도 두렵지 않다. 실신 KO를 당하고 몇 분 있다가 깨어나는 것도 무섭지 않다. 한 잠 잘 자고 일어나면 악수를 하면서 ‘좋은 경기였네 친구. 나도 자네 팬이야’라고 말하는 거지. 나는 싸우기 위해  경기에 나선다. 팬들이 내게서 기대하는 부분도 이런 것이다. 항상 KO를 노린다”
킴보 슬라이스는 이런 선수였다. 킴보는 UFC 데뷔전에서 알렉산터 휴스턴을 쓰러뜨렸으며, 6개월이 지난 후 2010년 UFC 마지막 경기에서 맷 미트리온에게 패했다. 킴보는 이후 MMA 경기에 단 두 차례 더 출전했다. 지난 2월 최근 경기에서 다다 5000을 상대했었다. 이후 4개월간 활발하게 활동을 펼쳤다. 킴보와의 갑작스런 이별은 팀 메이트, 팬,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가족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킴보는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